LGScienceLand_과학송

사람에게도 이런 기관이… 진화의 흔적 – 흔적기관 (2020. 10. 22)

Buddhastudy 2021. 5. 10. 19:29

 

 

원래 잘 쓰던 기관도

환경이 바뀌어 쓰지 않게 되면

그 기능이 녹슬고 사라집니다.

 

이런 기관을 흔적기관이라 합니다.

고양이의 경우,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에 귀가 계속 움직입니다.

이렇게 귀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을 이개근(동이근)이라 합니다.

 

사람은 이족보행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져

상대적으로 소리에 덜 민감해졌습니다.

따라서 귀를 움직이는 일이 줄어들었고

귀를 움직이는 근육도 퇴화되어 흔적기관이 되었습니다.

 

개가 사람을 보고 반갑게 꼬리를 흔듭니다.

꼬리를 흔들 수 있는 건 근육과 이를 지탱하는 꼬리뼈가 있기 때문입니다.

꼬리는 빠르게 달리고 방향을 바꿀 때 균형을 잡아주며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침팬지도 고릴라도 꼬리가 없습니다.

사람의 조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꼬리뼈는 엉덩이 살 안에 흔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꼬리뼈는 중요한 여러 근육과 힘줄 인대가 연결되어 있어

나름의 역할을 합니다.

또 앉아 있을 때 체중의 상당 부분을 받치는 역할도 하고요.

 

입을 반쯤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고양이는

정말 사랑스럽지요.

이 표정을 플레멘 반응이라고 합니다.

천장에 있는 야콥슨 기관을 통해

다른 고양이의 페로몬 냄새를 맡을 때 짓는 표정이에요.

 

고양이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입천장과 코 사이에 야콥슨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짝짓기 상대를 고릅니다.

생쥐도 기린도 모두 이 기관을 통해 상대를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야콥슨 기관은 퇴화되어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신경도 연결되지 않았는데요

이족보행을 하고 눈이 발달하면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페로몬 향수는 사실은 그닥 쓸모가 없습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체 부위가 바로 사랑니인데요

인류라 식물을 익혀 먹지 못할 때는

소나 말처럼 식물의 세포벽을 최대한 갈아 먹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때에는 어금니의 개수가 많은 것이 유리하였고

지금보다 치아의 개수가 8개나 많았습니다.

 

과거 인류는 턱관절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그러나 불을 발견하고 익혀먹게 되면서

어금니의 역할이 줄었지요.

그래서 제일 끝부분 어금니부터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즉 사랑니도 지금 퇴화중인 겁니다.

입속의 흔적기관이지요.

 

사람에게는 그 외에도 흔적기관들이 더 있습니다.

맹장의 충수도, 피부의 잔털도 흔적기관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몸에서 진화의 증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