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대행스님 법문

대행 스님 법문_ 우주를 삼키는 큰 도둑이 되려면

Buddhastudy 2022. 9. 13. 19:27

 

 

 

첫째, 되려고 해도 아니 되고

다 집어삼키려고 해도 아니 되고

또 나하고 같이한다 해도 아니 되고

또 아니 한다 해도 아니 돼.

 

그런 사심은 다 버리고

오직 한마음이, 두 마음이 아니라

일체 닥치는 대로 다 집어삼킬 수 있는 재주가 있다면

그대로 여여하게 그대로 발을 떼어놓고 다니다 보면

날아도 다니겠지, 날개가 생겨서.

 

그리고 또 구석구석이 자기가 없어야 그것이 일치되는 거지,

자기가 있다면, 배울 수 있는 자기 못난 놈이 있다면 아니 되지.

못난 놈도 없고 잘난 놈도 없어야 되겠지.

 

그 못난 놈이 있다면

어떻게 그게 거기에 해당이 되는가, 둘 아니게.

 

모두가 내가 없어야

벌레 하나라도 버리지 않을 수 있고

내가 있다면 벌레 하나뿐만 아니라

모두 미운 건 다 버려야 하고

나쁜 건 다 버려야 하고 이렇지 않은가.

좋은 것만 차지하고.

 

그러나 좋은 것을 차지할 때는

나쁜 것도 또 생기게 되고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다 이 소리죠.

 

그러니 모든 일체를 벌레 하나까지도 다스릴 수가 없게 되지.

그러니 못난 놈까지 버려.

배워야 하겠다는 그놈을 버려.

그냥 버리라는 게 아냐.

 

죽어야 죽은 세상을 보지,

어떻게 살아서 죽은 세상을 다 알 수 있겠나.

안 그런가?

 

(질문자: . 그렇습니다.)

 

그래서 진짜 욕심이라는 건 욕심을 내지 않고 욕심이...,

욕심이라는 건 말뿐이야.

진짜 자비한 사람은

욕심도 없고, 욕심 아닌 것도 없고,

다가오는 거 겁내지도 않고, 다가오는 거 탐내지도 않고 ㅎㅎ

그냥 허공과 같아.

 

그러니까 그 허공 같은 마음이라야

내가 찰나찰나 나투어 화하고 또 응해주고,

내 아니 되는 생명이 없이 되지.

 

첫째는 벌써 내 몸 안의 생명들을

나하고 둘 아니게 조복을 받지 못해. 첫째 말이야.

내 안에 있는 생명들을

나하고 둘 아니게 조복을 받아야

상대 모든 거하고도 둘 아니게 되고

역대 조사들 부처님하고도 둘 아닌 자리가

한자리가 돼버려.

 

내가 대천세계니, 삼천대천세계니

온통 우주 천지를 다 집어삼키고 싶어도

그건 엉뚱한 생각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러한 생각을 다 놓고

요만한 거 하나를 조복 받을 수 있어야

그만한 것도 조복 받을 수 있다 이 소리야.

 

집을 짓더라도 기초가 되지 않았으면

그 집이 무너지게 돼 있어.

알았죠?

 

(질문자: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명심하겠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버리는 사이 없이 버려라.

 

내가 이런 말을 지난 번에 했어요.

우리가 사는 것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실 때

공했느니라. 색이 공이고 공이 색인데 그냥 여여하니라.”

 

이런 말씀 그 한마디에

이 세상 돌아가는 걸 다 아셨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이 세상에 이 발자국 떼어놓고 다니는 것도

한 발 떼어놓으면 한 발 없어지죠?

보면 본 것이 없어지죠? 들으면 들은 게 없어지죠?

온통 없어지는 거뿐 이야.

 

보이는 거뿐이고 없어지는 거뿐이니

보는 것대로 없어지고

듣는 것대로 없어지고

움죽거리는 대로 없어지니

어디 붙들 게 있어서 내가 있단 말이오?

 

하도 이것저것 너무나 할 게 많고 한 게 많아서

아예 했다는 말도 못하고

한 놈도 없어지고 말아버렸어.

지금 현실이 그러해요.

 

현실이 그러한 거를

한 생각에 백짓장이 벗어나질 못해서 그런 것 뿐이에요.

 

세상에 내 생명을 죽고 사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다 버렸다면

뭐이 겁나는 게 있겠소?

 

하늘이 무너진대도 겁나는 게 없을 거고

나를 마구니가 와서 다 집어간대도 겁날 일이 없고

칼이나 총이나 가지고 와서 죽인다 하더라도 겁날 일이 없고

아무것도 겁날 일이 없을 때, 그냥 여여할 때

그때 육조 스님도 이렇게 말을 했다고 내가 말을 했죠.

내 불성이 있는 줄 어찌 알았으리까.

내 불성이 여여한 줄 어찌 알았으리까.

내 불성이 갖추어 있음을 어찌 알았으리까.

내 불성이 만법을 들이고 내는 걸 어찌 알았으리까.”

한 말씀 말입니다.

 

그러니 나를 세워서 그렇게 해보겠다는 생각이라든가...,

젖줄은 그대로 당신한테 주어져 있으니까 찾을 뿐이지

뭘 욕심내고 그럴 것도 없어요.

 

그런 엄청난 생각에서 잠기면, 망상에 휘몰아치면

외려 들뜬 미친 사람이 되니까

절대로 안정하고 진짜로 믿어요.

내 뿌리를 진짜로 믿어요.

그 뿌리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 그냥....

불성이 바로 뿌리니까.

 

옛날에 어느 조사님들이 죽 앉으셨는데

어느 학인이 한번 들어와서..., 그 변재가 유명하더랍니다.

선지의 변재가 말입니다.

 

그러니까 여보게, 자네 차나 마실 줄 아나?” 하고

차나 마실 줄 알걸랑은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했더랍니다.

 

그 차 마실 줄 아는 사람이라야만 되는데

차도 마실 줄 모르는 사람이

그 변재를 늘어놓으니 너무 어이가 없었던 거죠.

 

그러니 변재를 가지고, 말을 가지고

법을 실천할 수는 없다.

즉 말하자면 공법을 실천할 수는 없다, 이 소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