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846. 매일 고객의 불만을 들어야 하는 감정 노동이 심합니다

Buddhastudy 2022. 9. 27. 19:54

 

 

 

3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데 번아웃이 온 것 같습니다

고객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불만을 듣는 것도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것도 매우 스트레스받고 몸도 마음도 많이 망가졌습니다//

 

 

다른 직장으로 갈 데는 있습니까?

 

...

 

요즘 일자리가 없다는데 자기는 어떻게 재주도 좋으네, 갈 데가 많다니.

 

...

 

ㅎㅎ

나이가 한 60 됐습니까? ㅎㅎ

지금 있는 직장은 정규직입니까?

월급은 괜찮아요?

자기가 지금 이직을 해서 커피점을 가든 어디를 가면

안정성과 월급, 일의 강도, 이런 걸 볼 때

이거보다 훨씬 다 좋아요?

 

...

 

그 정도, 어디든지 직장을 갈 수도 있고

안정성 면에서도 이 직장이나 그 직장이나 별 차이가 없다면 옮겨도 괜찮죠 뭐.

그런데 안 옮기고 망설이는 이유가, 여기 미련이 있는 이유가 있으니 질문을 할 거 아니오?

 

...

 

현재 이 직장에 있는데 제일 어려움이 어떤 거예요?

 

(같은 게 되풀이되고, 고객의 불만이 계속되고,

출근할 때마다 불만만 들어야 하고

감정 노동을 너무 심하게 하고

고객 위주로만 되어있고 직원 위주는 아니기 때문에

똑같은 시스템이 반복되어 같은 욕을 반복적으로 듣는게 힘들다)

 

으흠.

이직을 하면 뭐가 문제냐? 이직을 하면 되지그러니까

낯선 사람 만나는 게 제일 어렵다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 말은

같은 사람을 만나는게 낫지 낯선 사람 만나는 게 싫다는 거 아니오.

그런데 지금 금방 얘기는 또

일은 같은 일은 싫고, 매일 똑같은 일이어서 싫다 이러니까

진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네요.

 

어떤 거는 같은 일이라서 싫고,

어떤 거는 다른 일이라서 어렵다, 이렇게 표현을 하지 않습니까.

사람은 같은 사람이 좋고, 일은 매일매일 색달랐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또 그래요.

사람은 똑같은 사람만나기 지겹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일은 새로 배우기 어려우니 똑같은 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니 어떻게 고민을 다 맞춰요.

 

그러니까, 일관되게 뭐든지 똑같으면 지루하다든지 바뀌면 싫다든지 이러면 되지

자기는 요거는 요렇게 적용하고, 저거는 저렇게 적용하고.

이게 문제인데

제일 힘든게 첫째, 고객들의 불만 아니겠어요, 그죠?

 

그런데 자기 부서가 자기가 안정된 아까,

직장이 안정되고 월급도 받고, 연차도 내고, 정규직이고, 요런 직장이 주어지는데

왜 꼭 돈을 자기에게 돈도 많이 주고, 휴가도 주고, 직장도 안정되게 줄까?

고객들 불만 해소하라고 그 돈 주는 거 아니오.

 

만약에 고객들이 불만이 없으면 자기 자리가 없어질까? 계속 있을까?

그런 사람이 와서 계속 더 강한 항의를 해야 자기 회사에서의 위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 고객들 불만이 세면 셀수록 보통 사람이 와서 못견디니까 다 나가떨어질 거 아니오.

그러면 할 사람이 없는데 자기가 그걸 하면 자기가 회사 안에서 위상이 높아지죠.

그 사람 때문에 자기가 먹고 산단 말이오.

그 사람이 항의를 세게 할수록 자기는 직장이 더 안정된다, 이 말이오.

 

그 사람들이 와서 항의를 할 때

왜 항의를 하느냐, 맨날 똑같은 소리 들어야 하냐? 그러지 말고

와서 더 세게 얘기해라, 더 많이 와라,

그래야 내 직급도 올라가고, 월급도 올라가고 내가 밥벌이가 더 좋다.”

 

자기는 농사짓는 사람이 논 많다고 항의를 한다면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논이 많으면 일이 많으니까 힘들어해요.

그런데 농사짓는 사람은 힘이 들어도 논이 많을수록 좋잖아, 그죠?

그런 것처럼 자기가 앞으로 그 회사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안정되게 일자리가 확실히 보장되는 것은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이 끊임없이 있어줘야 자기 자리가 확실하고

그 불만이 셀수록 자기 자리가 ㅎㅎ 안정이 되고 또 월급도 많아지고 직급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게 엄격하게 이해관계를 이성적으로 따지면

그 사람 때문에 먹고 사는 거예요.

그 사람들 없으면 내가 못 먹고 살아.

 

그러니까 회사가 고객불만이 없도록 해주는게 좋을까? 안 해 주는 게 좋을까?

ㅎㅎ 그게 너무 세면 자기도 힘드니까 적절하게

고객 불만을 자기가 들어주니만

이건 자기 보고 항의하는 게 아니라 회사 보고 항의하니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저 사람이 내 개인한테 하는 게 아니라, 회사 한테 하는 것을 내가 월급 받고 욕 좀 들어주고 월급 받기 위해서 나와 있으니까

그거 좀 들어주고 월급 받는 거니까.

또 회사 쪽은 어때요?

그런 사람들 내가 막아주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거 아니겠어요.

 

감정적으로 힘들다는 거 이해가 되는데

왜 그러냐 하면 의사 선생님 한번 보세요.

의사를 좋다 그러는데

예를 들어 항문을 보는 의사다 그러면

아침부터 출근해서 저녁까지 남의 항문만 봐야 하잖아.

산부인과 의사는 어때요?

내내 남의 특정한 부분만 봐야 하지.

그러면 이빈후과 의사는 어때요?

콧구멍 들여다보고, 입구멍 들여다보고 귓구멍 들여다보고 살아야 하잖아.

그게 나을까? 고객 좀 불만 들어주는 게 나을까?

매일 그것만 들여다보면

그래서 그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평생할까?

정말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는 그런 정신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돈이 많이 벌린다는 거예요.

돈이 많이 벌리면 힘들어도 힘들다고 생각 안 해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돈 벌면 나가 술먹고, 차 좋은 거 사고

소위 말해서 사회적으로 보면 약간의 쾌락을 추구하는 이유가

사실 힘들어서 그래요.

힘이 안 들면 뭣 때문에 술을 그렇게 많이 먹고 과실을 하고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스님도 자기가 볼 땐 좋아 보이지만

나한테 와서 얘기하는 사람은 내내 괴롭다는 사람만 찾아올 거 아니오. 그죠?

별거 아닌 거 가지고 와서 내가 볼 때,

누가 결혼하라 그랬나, 자기가 해 놓고 마누라 때문에 못 살겠다, 남편 때문에 못 살겠다.

자기가 애 낳아놓고 애 때문에 못 살겠다.

자기가 가게 열어놓고 가게가 안 되어 못 살겠다.

자기가 시험을 쳐놓고, 시험 떨어져서 못 살겠다.

자기가 누구 좋아해 놓고 그것 때문에 힘들다.

 

어떨때 보면 그걸 아침부터 저녁까지 똑같은 얘기를 하루종일 1년 내내 365

그러니까 스님이 한 1만 명 상담했다면 1만 명이 다 그런 얘기 아닐까?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별 거 아닌 거 갖고 힘들어하는 인간이 있어야

법륜스님이 알려질 거 아니오.

아무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어 스님한테 물을 게 없으면

법륜스님이 있을 필요가 없잖아.

 

그런데 나는 없어도 돼.

왜냐하면 농사일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 없으면 농사짓고.

 

여러분들이 이런 사람 없으면 의사가 환자 안 오면 좋아야 하는데

환자 안 오면 사업 안 된다고 난리이고, 환자가 많이 오면 힘들다고 난리잖아요.

환자가 많이 오면

내가 세상에 도움이 되어 좋다이렇게 생각하고

환자가 안 오면

할 일 없어 좋다이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한다, 이 말이오.

 

그래서 자기도 고객이 올 때

아이고, 또 손님 오신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 사러 오시는 사람이 고객이지만

민원처에 있는 사람은 누가 고객이다?

항의하러 온 사람이 고객이에요.

민원 부서는 항의 사람이 고객이라는 거예요.

물건 파는 데는 물건 사러온 사람이 고객이지만.

 

자기는 고객이 많다고 지금 이렇게 ㅎㅎ 하는 거는

내가 들을 때는 좀 바보 같다.

고객이 항의하는 사람 없으면 고객이 떨어지고

고객이 떨어지면 자기 밥그릇이 떨어지는데

왜 바보같은 소리를 할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거보다 더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옮기시라는 거예요.

그거는 관계없어요.

이 직장이 천직이다, 이건 아니에요.

 

그러나 이 직장에 있는 것에 좋음이 있다면

그것은 매일 항의하러 오는 그 사람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그 항의하러 오는 것을 고객이라고 생각하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잖아.

이 사람은 뭣 때문에 항의를 할까?

이 사람은 또 항의를 어떻게 할까?

사람마다 항의하는 방식도 다 틀릴 거 아니오.

욕도 다 틀릴 거 아니오.

이 사람은 어떤 욕을 할까?

노트에, , 이번엔 이런 욕을 하더라,

욕도 다양하네, 항의 방식도 다양하네.

어떤 사람은 빨리 안 해준다고 항의하고,

어떤 사람은 제대로 안 해준다고 항의하고

항의 종류도 다양하다.

 

욕하는 거, 항의 정류, 끈질긴 거, 두번세번 항의하는 사람

이런 자료를 5년 모아 고객상담에 대한 종류, 민원의 종류라는 책을 하나 내면

재미있지 않을까?

자기 엄청난 재산이라는 거예요. 그게.

그런데 왜 그걸 싫어할까?

내 생각에, 내가 볼 때는.

 

관점을 조금 바꾸어서, 거기 근무하고

또 좋은데 있으면 가고.

 

어쨌든 있는 동안은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걸 연구하는 거예요.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고객을 다 없애버리면 안 돼.

 

항의만 받고 너무 이기적으로 하면 안 되니까, 회사에 또 건의를 하는 거예요.

이런 통계가 있으니까 개선하세요. 이러지만

개선하고 안하고는 내가 할 수 없고 회사가 하는 거 아니오.

회사가 해주면 내가 조금 여유가 있어서 좋고

회사가 안 해주면 일자리가 확보해서 좋고

회사가 이걸 빨리빨리 민원을 해결해서 민원하는 사람이 적어지면

민원 부서에 일자리가 없어지겠죠.

그런데 회사가 늦게 처리할수록 민원이 많이 들어오면 팀장이 될 수 있어요.

민원이 많으면 자기가 승진할 기회가 온다니까.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보기에는 뚜렷한 다른 직장이 없으니까

직장에 자기하는 일에 약간 긍정적이고 재미를 느끼고 통계를 내고 자료수집을 하고

그래서 민원에 대한 사람의 심리를 연구한다든지 이러면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엑스트라 배우로 나가도 민원처리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역할을 하라면 잘할 거 아니오.

온갖 걸 다 경험했으니까.

이게 자산이 되는 거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요.

 

...

 

아니, 긍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안 생기지.

무슨 욕하는지, 욕할 때 막 적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생기겠어?

그 욕 말고 다른 욕은 없어요?” 하고 물어보라니까.

요번에 몇 번째 오셨어요?” 통계자료를 내려면 확인해야 하잖아.

며칠 지났는데 아직도 안 해줘요. 그 회사 나쁜놈들이네.

내가 이 회사 다니고 밥은 얻어먹지만 진짜 나쁜 회사네하고 맞장구쳐주면서

욕도 같이 해가면서 이렇게 하면.

그런데 왜 스트레스를 받겠어, 스트레스를 안 받지.

 

...

 

병은 나고 어떻게 치료하느냐 하는

스트레스는 받고 스트레스 해소하는 한 방법이고요

제가 말씀드린 거는 스트레스 안 받는 방법이에요.

 

그런 고객을 나를 도와주는 사람,

우리 사회 민원인을 귀찮은 존재, 이렇게 보지 말고

내 사업의 고객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 고객의 자료를 내가 열심히 모은다.

이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 자체를 안 받게 된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스트레스를 풀 일이 없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참을 일이 뭐가 있으며

참는다 하는 건 수행이 아니에요.

그건 윤리도덕이지.

참을 것이 없어야 해.

내가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서 그걸 하나의 자료수집용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다.

 

스님이 여러분들의 수많은 고민을 나한테 털어놓음으로써

내가 인생에 대해서 자료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잖아요.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의 자료, 결혼해서 힘든 사람의 자료, 애 못 낳는 사람의 자료

낳아서 힘든 사람의 자료

여러분들은 듣도 보도 못한 인간 삶이 있다는 것을

내가 제일 많이 아니까

내가 안 살아봐도 들으면 벌써 인생 박사가 될 수 있잖아요.

이게 바로 그들이 준 수많은 삶의 경험을 내가 공유받는다, 제공 받는다,

 

그래서 힘들다고 보면 남의 괴로운 얘기 듣는데 힘들다, 이렇게 보면 스트레스받는 일이지만

그들의 경험을 첫째, 들음으로써 내 인생이 풍부해지고

두 번째는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일을 얘기해 줌으로 해서 내 인생의 보람을 느끼는.

 

상담하고 나서 스트레스받아 가서 술 먹고, 풀고, 이럴 필요가 없다.

내가 찾아가서 물어야 하는데 찾아와서 물으니까

이것은 공짜잖아요.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생을 임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