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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세상에서 가장 ‘멀쩡한’ 미라 ㄷㄷ - 톨룬드 맨의 비밀

Buddhastudy 2022. 10. 17. 20:10

 

 

 

195058일 덴마크 실케보르 지역의 한 습지에서

태아처럼 누워있는 굉장히 이상한 형태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키는 161cm, 나이는 40세 정도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이었죠.

 

시체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들은

이것이 최근 사망한 사람의 시체 일 것이라 추측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시신이 걸치고 있는 것들은 조금 이상한 형태였습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에 양가죽과 양털로 이루어진 뾰족 모자와

가죽 벨트만 차고 있었으며

목에는 동물의 가죽으로 된 올가미가 감겨 있었죠.

 

시체가 현대의 인간이 아님을 알아차린 학자들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실시한 결과

놀랍게도 이 시신은

기원전 400년 즈음에 사망한 남성의 시체로 밝혀졌습니다.

2400년 이상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 미라였던 것이죠.(철기시대 인간)

 

이 시체는 톨룬드 맨 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 덴마크의 실케보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발견 당시는 보존 기술이 부족하여

현재 전시된 미라는 머리 부분만 진짜죠.

 

이 톨룬드 맨에는 어떤 비밀들이 숨어있는 걸까요?

먼저 학자들은 톨룬드 맨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기 시작했습니다.

톨룬드 맨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타살인지에 대한 논쟁이 꽤나 치열했는데

부검결과 혀과 팽창되어 있고

목 앞부분에만 올가미 자국이 남은 것을 토대로

톨룬드 맨은 교수형에 처해진 것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또한 톨룬드 맨의 눈과 입이 닫혀있고

몸의 형태가 잘 정돈되어 있는 점을 보아

톨룬드 맨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제물로 바쳐진 인간이라 추적되고 있죠.

 

그런데 이러한 죽음의 원인 보다도 주목받은 것은

놀랍도록 온전한 시신의 보존 상태였습니다.

얼굴의 주름과 머리카락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지문도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피부의 보존 상태가 뛰어났죠.

 

냉동이나 인공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시체가

어떻게 24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썩지 않고 잘 보존된 걸까요?

 

이것은 실캐보르의 습지를 뒤덮고 있는 물이끼류 덕분이었습니다.

물이끼류는 세포벽에서 살균과 방부제 기능을 하는 페놀 화합물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물이끼가 번성하는 습지 내부에는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식물들의 사체가 쌓이며

산성도가 높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습지 내부로 생물의 시체가 들어오면

산성 환경에 의해 식초에 담긴 피클처럼 시체가 절여지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부패균들의 작용을 막아서

시체가 썩지 않고 보존되는 천연 저장고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거기다 습지 내부의 화학 성분들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피부와 머리카락, 손톱 등이 가죽처럼 변하여

톨룬드 맨은 2004년이 넘는시간 동안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톨룬드 맨이 너무나 온전한 상태여서 특히 유명하지만

사실 톨룬드 맨 외에도

북유럽의 습지에서는 1000구가 넘는 미라가 발견되어 연구되어 왔죠.

 

이러한 습지 환경에서 잘 보존된 채로 발견되는 시체들을

습지미라라 부릅니다.

 

습지미라들은 내부 장기들도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어서

시신들의 질병이나 영양상태, 마지막 식사까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톨룬드 맨의 위장을 분석한 연구원은

그가 마지막으로 먹은 식단의 레시피를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음식물들이 온전히 남아 있었다고 말했죠.

 

그의 마지막 식사는 지방이 많이 포함된 생선과

여러 곡물과 씨앗으로 만든 죽이었으며

오염된 물이나 덜 익은 고기를 섭취하여

여러 기생충에 감염된 상태라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이처럼 잘 보존된 생물의 사체는 과거에 대한 단서들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를 이용해 과거의 사회나

사람들의 생활환경 등을 알아내어 왔죠.

 

그리고 이렇게 온전하게 보존된 사체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발견됩니다.

이 영상의 올라가는 날짜 바로 2주 전에도(2022.06.26.)

캐나다의 영구 동토층에서 멸종된 동물인 매머드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었고

공룡 미라도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잘 보존된 사체의 DNA를 이용하여

멸종된 종들을 복원하려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이 완전하지 않고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머지않아 멸종된 과거의 생물들을 되살려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과 과학의 너무나 신비롭죠?

이번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