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879. 장애 아이의 장기이식 수술

Buddhastudy 2023. 1. 31. 19:38

 

 

 

일찍 나온 아이를 여러 가지 의료적인 어려움이 있었어도 씩씩하게 잘 키워내고 있는 딸이 있습니다

복수가 많이 차 있었고 간경화 말기 증상

남은 치료는 이제 간 이식밖에 없고

아이의 컨디션상 이식을 한다 하여도 좋겠느냐라는 식으로 약간 부정적인 의견

남편은 그런 의견 때문인지 이식을 하는 거에 대해서 약간 좀 갈팡질팡하고

시댁 어른들도 죽을 때까지 이 아이를 계속 돌봐야 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

엄마로서 그거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렵고

뇌 병변 지적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가 몇 살이에요?

18.

 

어떤 장애가 있어요?

현재 그 간 경화 말고 통상적으로 어떤 장애가 있어요?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있습니까?

 

부모가 데리고 있어요?

전문가 시설에서 보살피고 있어요?

 

학교 교육은 못 받을 정도고?

일반 학교에?

 

그러면 간 이식은 어머니 간으로 할 수 있는 거예요?

다른 사람 간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럼 여기서 남을 원망하는 것이

시댁을 원망하거나 남편을 원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거 다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의사가 그러면 안타깝지마는

이 아이의 다른 건강 상태로 봐서 간 이식했을 때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그러니까 오히려 고통스럽게 하지 말고

사는 데까지 살고 받아들이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을 낼 수 있잖아요.

 

의견을 내는 거를 가지고

우리가 대화를 해서 이걸 받아들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그리고 두 번째, 자기는 거기 반대한다면

일단 최선을 다해서 해보면 되잖아요.

남편 얘기도 하지 말고 딴 사람 얘기하지 말고 딱 결정하세요.

내 간으로 해 주십시오.”

 

그래서 성공하면 다행이고 실패하면 현대의학을 할 수 있는 만큼 한 거 아니에요.

더 이상 방법이 없잖아요.

그럼 받아들여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럴 때 마음을 유산할 수도 있었고

또 옛날 같으면 조산하게 되면 죽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이만큼 18세까지 산 것만 해도 참 감사하다

요즘 태어났으니까 여기까지 살았지

옛날에 태어났으면 태어나자마자 죽었을 거 아니에요, 그죠?

뱃속에서 죽었든지.

 

마음을 이렇게 가져야 해.

그래서 지금까지 사는 것만 해도 참 다행이다.

근데 엄마가 내가 한번 해보겠다는데 그거야 뭐

 

근데 이 아이가 간 이식을 한다 해도

다시 말하면 부모가 걱정하듯이

자기 늙어 죽은 뒤에까지 이 아이가 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그러니까 한 30살까지 산다든지 만살까지 산다든지

이런 장애가 있을 때는

교통사고가 나서 장애 있는 게 아닌 이런 경우는

수명이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지체부자유아 시설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사는 데까지 살도록 도와야 하잖아요.

 

그리고 첫째,

장애가 있다고 차별해서 팽개쳐서 이렇게 일찍 죽게 만드는 건 잘못된 거예요.

그러나 병이 나서

의사의 소견에 따라서 그대로 명을 다하게 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좀 안타까울 뿐이지.

 

두 번째,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더 살게 하고 싶다

그래서 실패 성공에 관계없이

나는 한 달을 살아도 1년을 살아도 하겠다.

그러면 자기는 기꺼이 선택해서 수술을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다음에 명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자기가 살아가면 되는 거예요.

 

이 문제를 가지고

남편이나 부모를 원망한다는 것은

제가 볼 때는 너무 자기 마음 중심이다.

자기가 지금 너무 이 문제에 긴장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의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자기를 후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망하는 거나 다름없다.

 

아이에게 너무 빠져서

남편하고 시부모하고 원수 되는 길은

지혜로운 관계는 아니다

 

어머니 의견 알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아이니까 제가 최선을 다해서

실상 실패도 저는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겠습니다.

1~ 2년 있다 돌아가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제 아이니까 제가 끝까지 한번 해보겠습니다이런 얘기고

 

시어머니도 무슨 손자가 싫어서 그러겠어요?

실패할 확률이 높고 이런 어려움이 계속 예상되니까

오히려 포기하고 너희들이라도 잘 살아라.

 

시어머니가 볼 땐, 남편은 자기 아들이잖아, 그죠?

모든 사람은 다 자기 아들이 중요한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약에 자기 친정엄마라 생각하면

자기 걱정하지 그 손자 걱정 안 합니다.

자기 간 내서 해준다 그러면 자기 걱정하지

너 꼭 그래야 되겠나?”

 

부모니까 자기 자식 걱정하는 거를 미워하면 어떻게 해요.

내가 내 자식 걱정하듯이

시어머니는 자기 아들 걱정하는 거예요.

그걸 섭섭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어머니 마음 알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식이니까 제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오히려 부드럽게 얘기하는 게 좋겠다.

 

즉 다시 말하지만 의사하고 다시 한번 상담해서

의사보고 그런 말 했다고 나무라고 이러면

의사가 바른말 안 하면 바보짓이에요.

의사에게 오히려 정확하게 얘기해 달라고.

 

저도 제가 아는 분의 자식이 자살해서 발견했는데

뇌사가 돼 버렸어요, 몸은 괜찮은데.

그 부모가 몸에 손을 대면 몸이 따뜻하니까 산소호흡기를 어떻게 되겠어요.

그리고 의사가 말해도, 그 부모한테 상태가 어떻다고 어떻게 말하겠어요.

 

그래서 제가 다른 의사를 통해서 그 병원으로 의사한테 전화해서

객관적인 상태가 어떠냐?”

이미 내사 상태라서 가망이 없습니다

산소호흡기를 한 달 달아놓냐, 1년 달아놓냐, 그것만 있지

가망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득을 했어요.

근데 부모는 그애 몸에 손을 대면 몸이 따뜻하니까 어떻게 손을 떼겠어요.

그러나 마음을 돌려서 산소호흡기를 떼고 바로 장례를 치렀거든요.

 

부모 마음을 이해하죠.

그러나 이것이 현실인 걸 어떡합니까? 현실인 걸.

그래도 부모가 이렇게 마음공부를 했기 때문에 뗄 수 있었거든요.

보통 사람이 못 뗍니다.

 

근데 이제 부인은 떼려고 그러죠, 남편이 그러면.

그러면 시부모하고 엄청난 갈등이 생기거든요.

시댁 가족들하고 이 부인하고 사이에서.

 

자기도 지금 자기 자식이다 보니 또 이런 문제가 생겨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기는 선택해야 합니다.

객관적 요소를 기꺼이

가슴 아프지만 받아들여서

아이가 사는 데까지 고통 안 받고 살다

하루를 살더라도 고통을 받고 살다가

가는 데까지 가는 게 낫냐

 

아니면 내가 간을 이식 해서라도

한 달을 살든 1년을 살든 조금 더 살도록 최선을 한번 해보는 게 낫겠냐?

이건 자기 선택이에요.

다른 사람 원망하지 말고.

 

그리고 아이하고도 얘기해 보는 것도 필요하고요.

이대로 두면 가망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냐?” 이렇게.

 

최근 제 친구가 죽게 됐다 해서

제가 병문안을 간 적이 있거든요.

죽기 전에 한번 보고 싶대요.

그래 갔더니 내 보고 싶다니 딴 게 아니에요.

 

이 병원에서는 간 이식밖에 없다.

남은 시간은 한 달도 안 된다.

여기는 더 이상 처치 방법이 없다.

근데 조사를 해보니 딸이 간 이식할 적격이라는 거야.

딸도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분이 와서 딸하고 이렇게 해서 수술해서 그분은 성공했어요.

그래서 요 동네 아직 살고 있어요.

근데 가끔가다가

술 먹나?” 이렇게 물어봤죠.

안 먹는다그래.

근데 농담으로 그래요.

아니 딸 간까지 이식해 놓고 또 술 먹으면 진짜 사람 아니다

내가 이러죠

 

그런데 요행히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이러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최선을 다하지, 우리가 그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잖아, 그죠?

 

그러니까 의사가

이식하면 되겠다하면 이식을 하고

의사도 조금 곤란하다 하면, 이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는 게 낫고

그래도 가능성이 좀 있다면 자기가 의사한테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저는 한번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돼.

 

...

 

이거는 아무리 내 아들이고 내 딸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아시겠어요?

이건 누가 하는 일이다?

의사가 하는 일이에요.

그리고 의사가 다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에요.

현대의학의 기술만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사한테도 얘기할 때

꼭 성공해야 한다이런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어요.

최선을 다해서 해 주십시오

저는 그것이 10%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저는 기꺼이 해보고 싶습니다.

해서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해보겠습니다.” 이래도 되고.

 

아이도

엄마 그렇게 하지 말자

지금까지 해준 것만 해도 엄마 고마워

나 그냥 갈래

이런다면 아이의 뜻도 존중해 줘야 돼요.

 

저희 어머님은 말기 암이 발견돼서 수술하자니까

아니야, 난 그냥 갈래

삶이 너무 힘들었어.

등허리 펴고 누워보는 게 내 평생소원이었는데

죽으면 일어나지 않고 누워있어도 되지 않느냐?

그러니 나는 안 할 거야

입장이 아주 단호했어요.

 

자식으로서는 안타깝지만, 그 뜻을 존중해야지 어떡합니까?

그렇게 해서 사는 동안 좀 편안하게 계시다가 돌아가시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이게 인생이라는 거예요.

인생이 우리 뜻대로 다 되는 게 아니에요.

특히 나고 죽는 이거는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그죠?

그러니까 좀 담담하게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

 

, 살다 보면 이제 이런 인연 같은 경우가 이제 제일 어렵죠.

어렵다 어렵다 해도 부모 앞에 자식 죽는 거 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부모가 죽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부모가 죽는 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근데 부모 앞에 부모로서 자식이 죽는 거,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자기가 대신 죽고 싶을 그럴 정도로 어려운데

이것도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이렇게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얘기에요.

 

그리고 또 이것도 또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또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고

어차피 살 바에야 행복하게 사는 게 낫지 않느냐.

 

이런 경우라도 만약에 뭐 못 견뎌서 자살한다면

이제 그것은 뭐 사랑이 아니고 집착이다.

즉 일종의 병에 들어갑니다.

사로잡힘, 편집증.

 

우리는 어떤 일을 겪어도

지나 거기에 적응하고 또 살아가고

이게 인생이다.

 

그런 관점에서

당할 때는 지금 당할 때는 다 큰일 같은데

지나 놓고 되돌아보면 다 별일 아니에요.

 

그러니까 항상

지나 놓고 보면 별일 아닌 줄을 미리 알면

우리는 이 문제를 좀 더 담담하게 풀어나갈 수가 있다.

 

이 담담하게 푸는 게

무슨 뭐 냉정하거나 뭐 인간성이 없거나 사랑이 없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울고불고해야 그게 사랑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늘 나날이 삶의 과제가 생기고

우리는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

그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인생이란 게 그런 거예요.

 

밥을 먹여줘야 하고

옷을 입혀줘야 하고

나가서 일을 해야 하고

인간관계를 만나야 하고

만나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

싫다는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데 상대가 싫다는 사람도 있고

그저 나도 안 좋고 너도 안 좋은 사람도 있고.

 

그게 그냥 세상사에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거야.

그냥 인생사예요, 이게.

삶이란 건 이래.

 

그래서 사는 게 뭐 특별한 것도 아니고

사는 게 막 특별한 괴로움도 아니에요.

 

이 속에 우리가

제 뜻대로 안 된다고 울고불고

기뻐하고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몸부림치고 사는 것 뿐이에요.

 

그러니까 이왕지 사는 거

좀 괴롭지 않게 살려면

조금 인생을 담담하게 맞이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