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04. 어머니에게 못되게 군 친할머니가 밉습니다

Buddhastudy 2023. 4. 25. 19:54

 

 

 

친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는 30대 여자입니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저희 어머니한테 많이 못되게 구셨습니다.

어머니도 몸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할머니 병수발을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안쓰럽긴 하지만 미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미워하세요, 그냥. ㅎㅎ

미운 걸 어떡해요. ㅎㅎ

 

그러나 다른 사람보고 뭐라고는 하지 마라.

자기가 미워하고 싶으면 미워하는 거지.

 

할머니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할머니는 옛날 사람이잖아요.

옛날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았어요.

그렇게 안 살은 사람이 소수이고

다수가 그렇게 살았습니다.

 

지금부터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서도 보면

우리 어머니가 내가 보기엔 참 좋으신 분인데

우리 누님한테 하는 거 보면 정말 아동학대에 해당이 됩니다.

딸아이라고 학교도 안 보내고, 늘 일만 시키고

또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두들겨 패고 그랬거든요.

 

그게 우리 집만 그러냐?

안 그런 집이 드물고 대다수가 그렇단 말이에요.

 

또 며느리가 시집오면 어떠냐?

또 그런 갈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 시집살이가 힘들다고 하잖아요.

옛날 사람인 걸 어떡해요.

 

옛날에는 그렇게 사는 게 일상인 줄 알고 살은 거예요.

할머니도 또 그렇게 살았고 시집가서 또 그렇게 살았고.

여러분들 세대에 와서 보면 이해가 잘 안되죠.

 

그런데 왜 어머니는 그러면

할머니한테 그런 고생을 하고도 잘 돌봐줘라그럴까?

그 어머니는 옛날 그 시대, 대다수가 그렇게 사는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자기가 볼 때는 바보같이 보이지만

그게 인생이에요.

 

본인이 할머니가 얄밉다,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할머니 성격이 만약에 조금 급하고 좀 모질다, 그러면

나이가 들면 그 성격이 더 나타날까요? 덜 나타날까요?

또 자기가 아프면 더 심해질까요? 덜 나타날까요?

 

우리도 짜증이 더 나타나잖아, 그죠?

급하면 더 나타나고.

그런데 이 세상에서 급하다 급하다 해도

죽는 거보다 급한 게 없지 않습니까?

 

늙으면 그런 성질이 더 나타나요.

또 치매가 걸리면 막 자기를 돌봐준 사람을 의심하고 욕하고 그래요.

그게 인생이에요.

 

 

그럴 때 기분이 좀 나쁜 거는 뭐 이해가 되죠.

누가 당해도 다

자기가 돌봐주는데 욕을 하거나 그러면 기분이 나쁘지만

정상적인 사람은 순간적으로는 기분이 나쁘지만

돌아서서 돌아보면

그래, 성질이 그런 걸 어떡하냐? 그렇게 살은 걸 어떡하냐?”

이렇게 해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꽁해서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그것은 정신적으로는 좀 정신질환 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집착이라 그래서

한을 품는다, 이런 거는 일종의 정신질환에 속한다.

 

자연스러운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은

욕을 하면 기분이 나쁘지만 며칠 지나면 괜찮아져요.

그런데 그게 마음에서 꽁해서

네가 그랬지하고 앙심을 품는다 그러잖아요.

그것은 다 옛날에는 한이 맺혔다그래서 한풀이하고 그러잖아요.

요즘은 정신분적학적으로 볼 땐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자기도 그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기도 그런 성향이 있는 거예요.

오히려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내가 싫으면 안하면 돼요.

그러나 우리가 옛날식으로 살 필요는 없잖아.

지나간 걸 이해하고 지금 할머니를 어떻게 바꾸고 어머니를 어떻게 바꾸겠어요.

지금 나도 안 바뀌는데.

 

그러니까 어느 정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살면

자기는 그것을 좀 덜 닮는다, 이렇게 말할 수 있고요

그걸 거부하고 외면하면

자기가 실제로는 더 닮게 되어 있습니다.

이 원리 자체가.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한집에 살려면

삶이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기독교 믿는 사람을 보면 사는 방식이 다르잖아요.

기독교도 어느 교파보면 아무리 아파도 수혈을 안하는 종파도 있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 배타적인 종파도 있지 않습니까?

또 무슬림도 보면 이해 안되는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사람은 다양하다는 거예요.

자라는 환경에 따라서.

 

할머니는 그런 특정한 종교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자기가 태어나서 보고듣고느낀 거로 이 삶의 행동양식,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행동을 하거든요.

 

그것을 이해하는 마음까지 낼 수 있으면

그게 옳다가 아니라

, 저런 환경에서 자라서 저렇게 되었구나

그것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 본인이 할머니하고 살아도 별로 괴롭지가 않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어때요?

미워하고 원망하고 본인이 괴롭고 번뇌가 생긴다.

그럴 때는 오히려 한 집에 안 사는 게 좋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자기가 할머니를 고치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집에서 나가면 되잖아요.

 

...

 

그거는 미워하면서 돕는 거보다는

안 돕고 안 미워하는 게 낫죠.

 

자기도 어머니 일을 도와드려야 하듯이

어머니도 그 어머니를 도와드리는데 그게 왜 나빠요?

 

저는 젊은이 보고

그걸 이해하라든지, 수용하라는 것은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꼭 좋은 삶도 아니니까.

그러나 그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그 시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았는데

지금의 잣대로 옛날 사람을 비판할 수는 없잖아요.

불교의 잣대로 기독교를 비판할 수 없고

기독교의 잣대로 불교를 비판할 수 없듯이

동양인의 잣대로 서양사람들 사는 거를 비판할 수 없듯이

서양인의 가치관으로 동양인의 삶을 비판할 수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나의 잣대로 할머니나 어머니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왜냐하면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삶의 방식이 달리 되어 있는데

그걸 자기식으로 모든 걸 보는 거거든요.

그것은 굉장히 배타적인 성격이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꼭 내가 교회에 갈 필요는 없어요.

싫으면 안 만나면 돼요.

무슬림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싫으면 안 만나면 돼요.

 

그런데 같이 살 수밖에 없다면

그것을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해요.

그것이 안 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전쟁이 일어나고 하는 원인이잖아요.

 

개인사이에 일어나니까 하나의 갈등, 집안의 갈등이 되지만

이게 집단화 되면 폭력적으로 갈등이 생기죠.

더 크게 되면 전쟁이 되는 거예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입장 차이가 다른 거예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다, 이렇게 보는 거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들어온 서방, 나토와 싸우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전쟁을 러시아는 나토와의 전쟁이라고 보는 거고

우크라이나는 우크라나와 러시아 전쟁이라고 보고

서방 사람들은 다 발을 빼서 우크라이나 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그러면서

돈 대고, 무기 대고 다 대잖아요.

 

우리나라의 6.25전쟁도

우리는 남북전쟁이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이것은 조미전쟁이라고 그래요.

북한과 미국과의 전쟁이다, 이렇게 평가가 서로 다르다.

누가 옳고 그른 그런 얘기가 아니라.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다.’

이렇게 말하지만

일본은 한국과 합법적으로 내각 사이에 합방의 협약을 맺고

한국을 원조 개발했다.

이렇게 설명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도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의견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여성을 속여서 강제로 데리고 가서 성노예로 삼았다.

이렇게 보는데

일본사람은 돈벌이 회사, 접대하는 회사에서 고용해서 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국가가 배상할 일은 아니다.

이렇게 아주 뚜렷한 견해 차이가 있잖아요.

이걸 어떻게 한꺼번에 조정하겠어요.

 

이 세상은 이렇게 다양한 거예요, 관점이.

왜곡하기도 합니다.

힘이 있으면 왜곡하죠.

 

그러니까 힘없는 사람은 이게 안 되니까

게릴라, 안 그러면 테러, 이런 이름으로 저항을 하잖아요.

 

그래서 안중근 의사도 우리가 볼 때는 독립운동, 애국자, 이렇게 되지만

일본사람이 볼 때는 자기들의 국무장관을 죽인 테러리스트, 이렇게 평가하잖아요.

 

무슬림도 미국은 테러리스트다 그러는데

무슬림들은 성전이라 그러잖아요. 성전.

성전을 하는 전사들이라 그러잖아요.

 

얘기가 너무 빗나갔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서로 다르다, 이거에요.

 

할머니가 살아 온 삶, 어머니가 살아 온 삶, 내가 살아 온 삶이

서로 다르다.

같은 한국말을 하고 있지만 세대 차이라 그러죠.

자란 환경이 많이 달라요.

그런데 그걸 내 잣대로 동일하게 모든 걸 볼 수는 없다.

 

그러니까 그렇게 사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것이 내가 싫으면 나가서 나는 거기에 관여 안하고 사는 건 자유에요.

그러나 거기에 밥을 얻어먹고, 거기에 살면서 자꾸 그걸 문제 삼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다.

 

...

 

, 그 집에서 나오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은데.

 

...

 

그러면 2년간은 미워하지 마세요.

항상 감사하게

내가 여기에 같이 살면서 감사하게

 

이왕지 사는데 감사하고 살아야지

이왕지 살면서 미워하고 살면 바보잖아요.

어차피 살려면 왜 미워하면서 삽니까?

그러면 스트레스만 받지.

그러려면 안 사는 게 낫지.

 

조금 현명하게 판단하는 게 필요하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