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정토회)

즉문즉설_법륜스님***제35편 이것이 인생이다.

Buddhastudy 2011. 9. 7. 18:11

  방송 보기: 정토TV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없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직장생활을 시작하다보니 항상 마음에 번민이 큽니다. 이 길말고 제게 남들과 같은 좀 더 여유만 있었다면 제가 하고 싶은 일, 공부를 계속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 아이도 있고 집도 생기고 이러다보니 직장생활을 그만두면 주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 *
이게 인생이오. 이 사람 말한 게 이게 인생이오. 아시겠어요? 이 누가 설명했는지 참 인생을 아주 참 잘 설명했어요. 얘기 해줄게요. 어떤 수행자가 집도 버리고, 재산도 버리고, 명예도 버리고, 애욕도 버리고, 다 버리고 도를 이루기 위해서 출가를 해서 정진을 했어. 오직 깨닫기 위해서. 그런데 그 이렇게 공부해가지고는 몇 년 해보니까, 이 대중생활하고 이 스님들하고 같이 사니까 이래가지고는 도저히 못 깨달을 거 같애. 이게 내가 이 대중들하고 내가 가족을 떠나고, 누굴 떠날 때는 정말 정진만 하기 위해서 떠났지. 중이 돼서 대중들하고 같이 사니 소임도 맡아야지, 뭐도 해야지, 뭐도 해야지, 이게 공부가 안 돼는 거요.

그래가지고 이것도 다 버려버리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아무도 안 보는데서 내 맘대로 공부를 하겠다. 이래가지고 마을로부터 2~30리 떨어진 산골짜기에 혼자 들어갔어. 정진하러 들어갔는데, 우선 혼자 있으니까, 비가 오니까 어떻게 비를 맞고는 못살잖아. 그죠? 뭘 지어야 된다? 집을 지어야 되잖아. 그죠? 그러니까 대중생활 할 때보다 일이 더 많은 거요. 우선 산에 나무 해다가 천막지어야지. 그럼 또 뭐가 있어야 된다? 먹을 것도 있어야 되잖아 그죠? 먹을 거 산에서 못 구하잖아. 그러니까 마을까지 내려와서, 30리길을 걸어 내려와서, 또 먹을거를 얻어가, 30리 길을 걸어 올라가서, 며칠 있으면 또 떨어져, 또 내려와.

그러니까 이게 대중생활 할 때보다 이게 더 많은 거요. 공부는 할 시간 없고, 맨 집수리 하고, 식량 얻으러 내려갔다 올라왔다, 내려갔다 올라왔다, 집싶 떨어지니 또 짚신 삼아야지. 도저히 일이 안 돼. 이렇게 하는 동안에 몸을 무리해서 병이 났어. 그래가지고 의사한테 갔더니 영양실조상태라는 거요. 그 동안 제대로 못먹어서. 그래 몸이 아프니까 정진이 안 되는 거요.

그러니까 몸을 보호해야 정진이 되는 거요. 잘 먹고 잘입겠다는게 아니라, 몸이 허해 정진이 안되니까, 앉아 있으면 졸리고, 몸이 아프고 하니까. 그래서 이제 의사 처방이 뭐냐? 이 몸을 좀 보호하려면 우유를 하루에 한 컵씩 먹어야 된다. 그래 마을에 내려가 우유한 컵 얻어먹고 올라가고, 마을에 내려와 우유한 컵 얻어먹고 올라가니까. 이건 아무것도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 마을에 내려가 우유한 컵 먹고 올라가면 저녁이 되는 거요. 그 도저히 공부할 시간이 안나. 그래서 연구를 했어. 이거 너무 낭비다 이거야.

그래서 염소를 한 마리 먹이면 왔다갔다 안 해도 되지 않느냐 이거야. 아시겠어요? 그래가지고 염소를 몇 마리 가지고 올라왔어. 그래 놔 놓고 젖을 짜먹고 왔다갔다는 안하는데, 이놈의 염소를 또 먹일 풀을 맨 날 어디 도망가니까 또 찾아와야지, 또 매놔야지, 풀어줘야지. 겨울을 대비해 꼴을 베어 쌓아 놔야지. 공부할 여가가 없는 거요. 염소 때문에. 그래가 할 수 없이 염소를 봐 줄 목동을 하나 구한 거요. 그 염소를 봐줄 목동을 하나 구해 놓으니까, 이 목동이 공짜로 봐 줄 사람이 없잖아. 그죠? 그래서 이 봐줄 사람의 인건비를 구해야 되.

그러니까 탁발 다니는 일이 전에는 지 먹을 것만 얻어오면 되는데, 이 사람 먹을 거까지 구해햐 되니까, 탁발 다니다 시간 다 보내고. 염소는 안보는 대신, 대신 탁발을 맨날 전에 보다 더 바쁘게 다녀야 되는 거요. 전에는 자기 혼자 먹을 거 위해서 다녔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

그래가지고 또 생각을 냈어. 차라리 이러느니 여자를 데려와서 같이 살면 이건 뭐를 안줘도 된다? 돈을 안줘도 되잖아. 그죠? 그래가 그 좋은 아이디어다 싶어 여자를 하나 데려와 가지고 같이 살았어. 그러니 월급은 안줘도 되. 공부할라고 했는데 애가 생겼어.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난 거요. 그래서 그 멀리 도망을 가가지고 그 깊은 산중에서 결국은 결혼해 애를 낳고, 하루하루 먹기 위해서 허겁지겁 사는 게 된 거요. 이게 인생이에요.

또 하나 얘기해 줄까? 어떤 사람이 설악산이 좋다 그래서 설악산 구경을 갔어. 그래서 등산화도 사고, 또 배낭도 사고, 침낭도 사고, 텐트도 사고. 그 등산 가려고 한 달을 준비를 해서 버스를 타고 산 입구에 내렸어. 그래서 그동안에 준비하고 가고 싶어 하던 시간도 휴가도 내고 했는데. 산에 올라가 기분이 좋았단 말이오. 산을 오르다 보니까 저 밑에, 길 밑에 낭떠러지에, 예쁜 꽃이 하나 피어있어. 너무너무 예뻐. ‘야~ 저걸 내가 꺾어야 되겠다.’ 싶어서 바랑을 벗어놓고는 언덕 밑에 살살 기어내려 가서 꽃을 꺾으러 갔어,

꽃을 딱 꺾다가 그냥 미끄러진 거요. 미끄러져가지고 옷이고 손이고 다 버렸어. 그러니까 씻어야 되잖아. 그죠? 씻으려고 그 밑의 계곡으로 내려갔어. 계곡으로 내려가니까 계곡이 조그마한데 가물어 가지고 물이 별로 없어. 그러니까 손 씻기 위해서는 웅덩이를 좀 파야 되. 그래서 돌을 뜯겨 내고, 웅덩이를 파가지고, 거기다 손을 좀 씻으려고 파는데, 돌을 뜯기고 웅덩이를 파니까, 이게 가뭄이 들어가지고 물이 쫄아 들면서 가재가 어때요? 바글바글 한 거요. 그 얼마나 잘됐어. 그죠?

와~ 가재다. 이래서 이놈도 잡고, 이 놈도 잡고, 옆에 보니 또 있고, 또 잡고, 이러다 보니 가재가 한바가지가 됐어. 가재를 잡았으니까 가재 잡을 거는 생각을 안했으니까, 된장이고 고추장이고 이런 걸 안 가져왔다. 아시겠어요? 그래 이걸 가지고 고 밑에 마을엘 내려갔어. 된장고추장을 얻으로. 그래 된장 고추장을 얻어가지고, 자 그렇게 됐어. 된장 고추장을 얻어가지고 밥을 해 먹으면서 야~ 생각도 못한 일 아니오. 그죠? 이 맛있는 거.

그러고 있는데 자동차가 하나 그 집, 된장 얻어먹은 집에 자동차가 하나 나가는 거요. 하나 타고 자리가 비었어. 그런데 서울 간다는 거요. 그래 떡~ 생각하니까 서울 가는데 올 때 표도 구하기 어려워서, 요즘처럼 이래 힘들어서, 주말에 말이오. 표구하기 어려워서 왔는데, 자가용이 공짜로 그냥 빈차로 올라간다니까, 아이고 웬 떡인가 하고 덜렁 탔어. 어떻게 되는 거요? 그럼.

그래 순간순간 잘했어. 아시겠어요? 순간순간 잘했단 말이오. 순간순간 잘했는데 결론은 거꾸로 됐어. 산에는 안가고 어디로 왔다? 서울로 왔어. 이게 인생이다. 이 말이오. 지금 우리가 순간순간 다 잘해. 순간순간 다 선택을 잘합니다. 그 순간은. 그런데 결과는 이렇게 되. 이걸 살필 줄 알아야 되. 그러니까 이 분의 질문은 이 사람만 그런 게 아니오. 이 사람 보기에 딴 사람은 다 잘하고 자기만 이렇게 좀 여유가 없어 이리 된 거 같은데. 그렇게 않아. 이게 모든 중생의 삶의 현실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돈만 있다면, 결혼하기 전에는 결혼만 한다면, 결혼하고는 결혼만 안했으면 스님 따라 갈 텐데. 자식만 없으면 될 텐데. 늙은 사람은 어때요? 내가 조금만 젊어도 어때요? 한 번 해 볼 텐데. 젊은 사람은 어때요? 애만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난데, 갓난애 안고 있는 사람은 그러고. 또 초등학교 다니는 사람은 어때요? 애가 중학교만 들어가도 괜찮을 텐데, 중학교 들어가면 애가 대학 시험만 걸리면 될 텐데. 대학시험 걸리면 또 어떻게 생각한다? 아이고 군대만 좀 갔다 오고 졸업만 해 버리면 괜찮을 텐데, 졸업하면 취직만 되면, 취직하며 결혼만 하면, 결혼하면 손자만 낳으면 손자 낳으면 손자 봐야 되.

그래 여기 나이든 보살 중에 손자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사람이 많아. 오늘도 내가 그래서 욕을 했어. 병신같이 지 새끼들 키운다고 인생 다 보내놓고, 남의 새끼까지 또 붙들고 앉아 있고, 그 부모가 자식을 낳아 부모 자식 간에 정이 맺어 져야 되는데, 거기에 할매가 끼어가지고, 부모자식 정을 때놓고 말이야. 내가 바보같은짓 한다고 욕을 해 놨더니. 우리 이모님 며느리가 법회에 왔나봐. 그래가지고 나중에 인사 세배를 하면서 하는 얘기가 ‘아이고, 어머니가 우리 애들 봐서 스님이 꼭 저보고 하는 소리 같애요.’ 그래.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오. 그러니까 나만 이런 게 아니에요. 인생은 다 이렇게 되는 게 삶이오. 그러니까 뭐 고견을 들을 것도 없어. 이래 살면 되. 아시겠어요? 설악산 가는 생각을 하지 마라. 집에 와서 ‘어, 내가 설악산 갈려고 나갔지.’ 이 생각만 잊어버리면 어때요? 잘 갔다 왔어. 아시겠어요? 서울에 공짜 타고 왔다. 이게 중요한 거요. 그러든지. 안 그러면 그냥 산속에 사는 수행자가 애 낳고 그냥 힘들게 사는 게 인생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든지. 안 그러면 처음부터 어느 한 순간에 멈추어야 되. 어느 한 순간에, 어느 한 순간, 그게 자꾸 언제부터 하면 안 돼. 지금! 딱 멈추면 되. 지금.

우리 절에 들어와 행자로 있다가 중간에 나간 사람들이 좀 있어. 나갈 때 다 어떠냐? “스님 제가 3년만 돈 벌어 부모 딱 하도록 해놓고, 뭐하도록 딱 해 놓고, 제가 들어올게요.” 하고 나갔어. 3년이 지나도 안 들어와. 5년 지나서 가봤어. “너 뭐하노? 3년 지났는데.” “아이고, 빚갚아 놓고 들어갈려고 그랬는데 빚이 안갚아져서.” 다 빚을 져서, 열에 아홉이 빚을 졌어. 벌어 놓는 건 고사하고 빚이 다 2, 3천만, 5천만 돼서 빚을 못갚아 못들어 오는거요. “야~ 빨리 들어오느라.” 이러니까, “스님, 빚갚아 줄래요.” 이래. 이게 인생이오.

이래 죽을 때까지 이 사람은 꼭 놀음하러간 사람이 갈 땐 뭐하러 간다? 돈 따러 갔는데, 나머진 내~ 노름판에 붙어 있는 이유가 뭐다? 본전하기 위해서. 본전만 하면 내 돈 다~. 이러면서 집 팔고, 논파는 거요. 본전 생각을 버려야 되. 이 본전생각이 제일 위험한 거요. 그러니까 뭐 어째서 내가 직장을 구했든, 결혼을 했든 이런 생각 하지 말고, ‘아이고, 마누라 있고, 집 있고, 뭐 직장 있겠다, 천하에 ??게 어딨노, 내 인생이 최고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면 되. 누가 질문했는지는 모르지만, 아시겠어요?

첫 생각을 버려. 그러든지 지금 이라도 어떻게 한다? 다 털고, 그냥 일어서면 되.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그냥 와 버리면 되. 첫 생각을 버리든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일어나든지. 이게 중요한 거요. 그런데 내가 충고하고 싶은 건 이 사람은 첫 생각을 버리는 게 좋겠네. 어차피 ‘안녕히 계십시오.’는 못할 수준이니까. 길은 두 개가 있어. 한 개만 있는 게 아니오. 이게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