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7)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1327회] 아버지의 죽음,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해요

Buddhastudy 2017. 10. 11. 21:09


저희 부모님이 부부간의 정이 남달랐고 아빠가 갑작스럽게 엄청 건강하셨는데 말기암 진단을 받고 작년 2월 말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엄마가 아직까지 많이 힘들어하시는데 제가 아무 도움도 못 드리는 것 같아서 지금 마음이 엄청 쓰이거든요. 집안의 장녀에요. 그리고 엄마가 많이 감성적이세요. 한번 힘들면 계속 밑으로 빠지는 스타일이라서 제가 엄청 신경이 쓰이는데 딸로서 어떻게 뭘 해드려야 하는지...//

 

해줄게 아무것도 없어요. 해줄게 없다니까. 없다니까.

잘 들으세요. 조언해 드릴게 잘 들으세요. 아무것도 없어요.

자기도 이게 만 원짜리 시계인데, 만원주고 산건데, 이것도 한 10년 차다가 없어지면 섭섭해요? 안 섭섭해요? 그런데 맨날 한 이불 밑에서 같이 살던 몇 십 년 살던 남편이 돌아가셨는데, 안 섭섭할 수가 없어요. 그것은 이해가 되잖아. 그죠? 그래서 좀 울도록 놔 주세요. 그냥.

 

너무 안 섭섭해 하면, 아버지가 이렇게 보면 저게 나 죽어서 좋으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엄마가 아마 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렇게 연기를 하는지도 모르지. 자기가 속심을 모르잖아. 보통 보면 초상집에서는 울고 화장실가서는 웃고 그런다잖아. 그래서

 

어머니가 슬퍼서 슬플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고,

그것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고,

어머니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지,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엄마 울고, 엄마 운다고 나도 울고, 나온다고 우리 아들도 울고, 전염이야. 이래서 세상을 다 슬픔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아버지 돌아가시면 엄마가 거기서 딱 끝을 내고, 엄마가 빙긋이 웃으면서 아이고, 시집 한 번 더 갈 가능성이 열렸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자기한테 이게 전염이 안 오잖아. 그지? 어머니가 우시더라도 내일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의 슬픔이 자식한테 전염이 안 된다. 이런 것은 나쁜 게 아니고 어리석다. 그래. 어리석다.

 

그러니까 엄마의 어리석음에 자기도 따라 어리석을 필요는 없다. 엄마의 어리석음은 엄마의 몫이고, 나는 지혜로워서 그 구덩이에 같이 떨어질 필요가 없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기도 하고, 이게 아까처럼 저렇게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 조금 심하면 병원에 가서 약간의 치료를 받으면 좋아요. 여러분들이 애인하고 헤어지든, 남편이 죽든, 시험에 떨어지든, 이런 것도 다 우리 몸으로 치면 감기증상수준의 정신적인 병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치료가 되어서 회복이 되는데, 그것을 계기로 해서 폐렴이 되고 이런 사람도 가끔 생기잖아. 그죠?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해서 중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어요. 그러면 아까 저기 어떤 학부형 질문처럼 학교 선생님이 반장이 잘못해서 우리아들이 그렇게 되었다.” 이런 얘기하잖아요. 저것도 다 몰라서 그래요. 그게

 

자기가 갖고 있는 병이

그런 계기를 통해서 확산된 거지,

그 사람이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는 모르니까,

아이고 멀쩡한 아들이 사춘기가 되어서,

멀쩡한 친구하고 잘못 사귀었다.

멀쩡한 애를 선생님이 야단을 쳐서 그렇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다 무지, 몰라서 그런 거요.

책임전가 하는 거지.

 

그러니까 그 아이 속에 엄마의 우울함이 그 속에 내재해 있다가 그런 계기를 통해서 발병을 했다. 이렇게는 말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봐서, 어느 정도까지 통속적으로 놔둬야 될 상황이면 그냥 혼자 좀 슬퍼하도록 그냥 두시면 되요.

 

우리가 3일 동안 내버려두잖아. 3일장 하는 이유는 뭐다? “3일간 미쳐서 울어도 된다. 놔두자.” 이런 거고, 좀 유명한 사람은 “5일이고, 7일이고, 많은 사람 슬프게 두자.” 이 얘기요. 그러나 장례 끝나면 생글생글 웃어야 돼. 또 울고 울고 하니까 그러면 “49재 지낼 때까지는 울어라.” 이렇게 놔두는 거요. 그러나 그 이상 울면 그것은 정신질환에 속하는 거요. 병에 속한다. 이 말이오.

 

남편이 죽었다고 따라 죽는 거

이것을 세상에서는 열녀다 이러지만

그것은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심리적으로는.

 

그러니까 어머니가 조금 심하다 싶으면 병원에 데리고 가서 하면 되고, 여기 데려오면 내가 조금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죠. 그런 병은. 아시겠어요?

 

그런 병은

자기가 슬퍼함으로 해서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남편에게도 피해를 주는지를 자각하면

정신을 차리게 되죠.

 

그러니까 우선은 그 일에 자기까지 전염을 시키지 마라. 그런데 본인이 아니니까 그것은 어머니가 오면 또 어머니는 치료가 달라요. 그런데 본인은 전염된 병이고, 아시겠어요?

 

어머니는 어리석어서 생긴 병이고,

 

자기는 그 병이

어리석은 어머니에 대한 애착 집착 때문에 전이된 거요.

자기는 어머니 일이니까 내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다만 할 일이 있다면 그 문제는 논의 하지 마. “아버지 죽어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것은 말 자체를 하지 말고, 그냥 엄마, 밥 먹으러 가자.” 이렇게 밥을 한 끼 먹든지, “엄마 영화 보자. 재미있지?” 이런 얘기만 하지,

 

아버지 얘기는 안하는 게 좋아.

엄마가 꺼내더라도

조금 들어주다가 그다음에 외면을 해야 돼.

? 그 얘기를 하면 슬픔이 시작이 되니까.

그 얘기 꺼내면 또 그 영화를 틀어야 되니까.

그래서 그 영화는 가능하면 꺼버리면 좋아.

 

그걸 주제로 어머니하고 대화할 때는 가능하면 안 삼는 게 좋다. 왜냐하면 슬픔이란 그 영화를 또 틀어서, 그 비디오를 또 보고 또 보고 하는 것 하고 똑같은 증상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