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8)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1364회] 상대를 어느 수준까지 이해해줘야 하죠?

Buddhastudy 2018. 2. 19. 20:05


저는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잘 못하는 성격입니다. 얼마 전에 전역을 했는데 군 생활 도중에 후임이 저한테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었는지 그러면 안 되는데 저한테 짜증을 내면서 말을 하더라고요.

 

군대는 엄격한 신분 사회인데 거기서 그런 식으로 말해 버리니까 저도 그때 정말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화내고 싶었는데 그냥 꾹 참고 그럴 수도 있겠다.” 그때도 좋게 말하고 좋게 끝냈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서도 얘가 계속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저한테 대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런 일이 반복되니까 내가 그때 화를 내야 할 때 안 내서 그런 건가? 난 걔 기분을 생각해서 그렇게 해 준 건데, 이럴 바에야 화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지 나도 화내면 화낼 수 있는데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그때 한 행동이 잘한가 싶기도 하고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상대방을 이해하면 화낼 것도 없고 참을 것도 없다지만, 이렇게 상대가 어떤 집단의 규칙을 위반하거나 도덕적으로 봤을 때 좀 아니다 하는 행동을 했을 때는 그거를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상대를 이해한다는 수준이 어디까지 이해해 줘야 하는지 또 이런 일로 인해서 상대와 트러블이 생기면 어떤 식으로 갈등을 풀어 나가는 게 좋은 방법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상대를 어느 정도로 이해하느냐? 하는 데는 정해진 게 없어요. 선택이에요. 상대를 내가 하나도 이해 안하면 내가 100% 이해 안하면 100% 괴롭고, 50% 이해하면 50% 만큼 괴롭고, 100% 이해하면 하나도 안 괴롭고 그런 거지 뭐. 자기가 선택하는 거라는 거야. 왜냐하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느냐하는 것은 원리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돈을 내가 얼마나 빌려야 됩니까?” 이런 얘기하고 똑같아. “얼마 필요 하니?” “100만원.” “그럼 앞으로 월 10만원씩 갚아야 된다.” “아이고 그거 너무 부담되는 되요.” “너는 얼마나 갚을 수 있는데?” “5만원” “그럼 50만원만 빌려라.” “100만원 필요한데 50만원 갖고 어떻게 합니까?” 이런 얘기하고 똑같단 말이오.

 

100만원 돈은 필요하고 갚을 능력은 50만원 밖에 없다. 이런 것을 가지고 우리가 고민을 하잖아요. 그러면 100만원 필요하지만 50만원 밖에 갚을 능력이 없으면 50만원 빌려야 되고, 100만원 빌렸으면 갚을 능력이 5만원 밖에 안 되더라도 그럼 다른 노력을 더해서 10만원씩 갚아야 되고, 거기에 무슨 다른 길이 없다. 여러분들은 자꾸 여기에 다른 길이 있을 것 같단 말이오. 이 두 개를 다.

 

돈은 빌리고 안 갚고 싶고,

많이 빌리고 적게 갚고 싶은

이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길이

하나님 믿으면 될까? 부처님 믿으면 될까?

자꾸 이런 생각을 하는 거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부처님 하느님은 멀어서 줄이 안 닿으니까, 순실이 줄이라고 잡아야 되는 거요.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요. 그래서 거기에 있는 사람도 다 그래서 그래. 이 사람 말 시키는 게 부당하다. 그러면 안하면 되는데 뭐. 그럼 잘리잖아. 잘리면 되지. 그런데 장관은 하고 싶고, 수석은 하고 싶고, 그러면 시키는 말 들어야 된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말을 들으니까 좋아졌는데 끝에 가서 망신을 사는 거고, 그것을 안 들으면 그때 잘려서 나오는 거지. 길게 되어보면 그때 잘려 나오는 게 더 낫지. 지금은 다 망신이잖아. 그지? 그러나 사람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는 거요.

 

그러니까 이럴 때 어떤 게 잘했나? 못했나가 아니라,

이렇게 내가 이익에 눈이 어두워서 거기 붙어있었으면

이런 과보를 받아야 되는 거요. 기꺼이.

국민의 손가락질도 받고 감옥도 좀 가고 이렇게. 예를 든다면.

 

아무리 군대에 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군대에 있어보면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 사람이 있고, 위에서 시켜도 안하는 사람이 있잖아. 요번에 다 이런 것은 다 우리 군대 문화 때문에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 그러다 보니 저런 일이 생겼잖아. 다 자기는 억울한 거요. 자기는.

 

그러니까 수석은 누가 시켜서 했다? 대통령이 시켜서 했고, 또 그 밑에 재벌은 누가 시켜서 했다? 수석이 시켜서 했고. 그 재벌 중에도 그 밑에 있는 실무자는 회장이 시켜서 했고, 다 억울한 거요. 다 피해자라고 그래. 전부다 피해자라고 그래. 가해자 한명도 없어.

 

그런데 그건 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야 되는데, 아니라고 말하면 당장 불이익이 오니까, 그 이익에 연연하다가 이런 일이 되는 거요. 그러니까 우리는 아니면 이익을 좀 포기해야 되는 거요. 때로는 직장을 포기하든지, 지위를 포기하든지.

 

, 정의를 실현하려면

적절한 손실을 감수해야 된다.

 

나라를 독립시키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되고,

 

민주화를 해야 되려면

감옥 갈 각오를 해야 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면

약간의 손해 볼 각오를 해야 되는 거요.

 

그런데 그것을 안 하려 그러잖아.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또 세상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러잖아. 누가 하는데, 그런 것을. 그래서 자기는 안하고 누가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우리들의 여망이 전지전능한 분을 만들어서 그 분이 해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자기가 군대에서 그 후배는 똑똑한 사람이잖아. 선배라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를 한다는 거고, 자기는 신세대니까 아무리 선배라도 아무리 상관이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된다.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자기는 신세대라 하지만 구세대의 유물을 받아서 군대에서는 옳고 그른 게 어디 있노?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이 생각하니까 저항하는 게 모양이 싫은 거 아니야. 한 대 때려버리지 그랬어. 그러면 자기 감옥 가는 거지.

 

그래도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그냥 자기가 좀 과거의 관습으로는 좀 안 맞아서 기분이 좀 나쁘지만,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화가 덜 나는 거고, 그런데 진짜 괘씸해서 때리고 싶은데 감옥 갈까 겁이 나서 안 때리고 나오면, 마음이 괘씸한 게 안 사라지고 가슴에 계속 남지. 요즘 새로운 신세대면 아니면 아니라고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 괴로움이 없어지는 거지. 어디까지는 없어. 자기가 선택해서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