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8)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2016출가콘서트 (2) 무소유

Buddhastudy 2018. 7. 25. 19:38


스님, 무소유라는 개념을 어떻게 설명을 해드려야 할까?//

 

 

학문의 원래 뜻은 무소유에요.

그러니까 소유가 없다.

 

이 물병은 누구의 것인가?’ 할 때,

이건 나의 것이다.’ 나의 것, 할 때 소유잖아. 내 소유다.

 

그런데 사실은 이 물병은

내 소유도 아니고, 너 소유도 아니고,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이런 의미에요.

 

그러니까 천하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저 태양도, 저 별도, 저 달도 누구의 것도 아니듯이

이 공기가 누구의 것도 아니듯이

천한 만물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하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는 게 무소유에요.

 

그런데 무소유는 내가 아무것도 안 가지고 있다.

이렇게 약간의 언어적 오해가 있습니다.

 

내가 이것을 가졌냐? 안 가졌냐가 아니라,

이게 본질적으로 내게 아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누구든지 필요에 의해서 쓸 수 있는 거다. 이런 얘기죠.

 

그리고 우리가 법당에 만약에 방석이 100개 있는데,

거기 다 자기 방석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내꺼다.” 이렇게 이름을 붙여 놓으면

신도가 500명이 있으면 100개의 방석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러니까 방석이 남아 있어도, 법당에 온 신도는 방석이 없어서 바닥에 앉아야 되고.

그러니까 방석은 남아 있는데, 역시 방석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거죠.

 

그런데 무소유가 되면 어떠냐?

방석은 누구의 것도 아니기에 누가 써도 좋기 때문에

이 법당에 50명이 오면 50명이 쓰고, 또 두고 가면

다음에 100명이 오면 100명이 쓰고,

그래서 방석이 100개지만, 500명이 아무런 불편 없이 쓸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무소유야 말로 경제적으로 훨씬 효율적이에요.

그런데 현대 사회는 이 소유개념이 너무 강하니까,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생기죠.

 

수없는 건물과 집과 물건들이 쌓여서 재고가 남는데

정작 사람은 그 물건을 쓸 수도 없고, 잘 집도 없고, 쓸 공간도 없는 이런 현상은

소유개념이 지나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요.

 

그래서 무소유는

무슨 비자본주의적이고, 비경제적인 개념이 아니라

이거야 말로 자연의 원리이고,

삶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그런 개념이다.

 

그래서 잘못 알아들으면

빨가벗고 옷도 안 입고 다니는 게 무소유다.’ 이렇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작든 크든

그것이 내거라고 고집 할만 건 아무것도 없다.’ 하는 개념이

무소유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