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7)

우리가 쓰는 문장,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Buddhastudy 2018. 11. 12. 05:28


읽어보면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 더 이상 고칠 문장은 안 보이는데...

 

자소서를 쓰든 페이스북에 글을 쓰든

우리가 쓰는 문장은 자꾸 읽을수록 어색해 보인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20년간 교정을 하면서 문장을 다듬어온 김정선씨는 이렇게 말한다.

글을 고칠 때 적의를 보이는 것들만 없애도 문장이 확연히 좋아집니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란

적의

그리고 의존명사 과 접미사 을 의미하는데요

제가 교정, 교열 일을 막 배우던 무렵 선배들이 공식처럼 외우라고 한 비법이죠.

 

적의를 보이는 것들은 문장에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안 써도 상관없는 자리에도 굳이 습관처럼 쓰는 경우가 많죠.

 

1.

사회현상

경제문제

정치세력

 

가령 다음과 같은 표현처럼 을 쓰는 경우 은 사족입니다. ‘-을 빼주세요.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분장이 훨씬 깔끔해집니다.

 

2.

조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화해가 우선이다.

문제 해결은 그 다음일이다.

 

를 빼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문장이 더 좋아지죠.

부모와 화해하는 일이 우선이다.

문제 해결은 그 다음 일이다.

 

빼도 상관없는 걸 억지로 넣는 건 읽는 사람

 

3.

의존 명사 적은 특히 중독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은 어린 시절부터였다.

나는 이 도시가 내 고향인 처럼 생각되었다.

 

은 문장에서 꼭 그럴 수밖에 없을 때만 쓰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나는 이 도시가 내 고향처럼 여겨졌다.

 

특히 앞 일을 예상하거나 다짐할 때 을 많이 쓰게 되는데

이럴 땐 것이라고것이라는

‘-리라고’ ‘-겠다고로 바꾸어 쓰면 문장이 부드러워집니다.

 

4.

다음은 의존명사 입니다.

수많은 무리이 열을 지어 행진해갔다.

이 열리자 그는 관람자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주로 번역 문장이 을 많이 씁니다.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 ‘-은 조금만 남용해도 문장을 어색하게 만듭니다.

 

수많은 무리가 열을 지어 행진해갔다.

문이 열리자 그는 관람객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훨씬 낫지 않나요?

특히 관형사 모든이 수식되는 명사는 을 쓰지 않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문장을 씀에 있어 습관적으로 적게 되는 적의를 보이는 것들

물론 쓰고 안 쓰고는 쓰는 사람의 몫이지만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중독처럼 습관적으로 쓰는 거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써온 문장에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좋은 문장은 더하는 게 아니라

빼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