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권율 미국 서바이버 우승자] CNN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

Buddhastudy 2019. 8. 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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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권율씨는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에서 최초로 우승한 동양계 미국인이 되었습니다.

권율씨는 한국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서바이버에 오디션을 봤을 당시 스탠포드와 예일로 부터 학위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얼마 전 권율씨를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법대를 나오셔서 변호사가 되셨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는 직업선택에 있어서 무언의 압박 같은 게 있는 건지요?

로스쿨에 진학하고, 의사와 같은 전문직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십니까?

 

, 상당한 압박을 받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사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굉장히 까다로운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 원하셔서 제가 법대에 진학한다고 말씀 드렸을 때 굉장히 실망하셨거든요.

 

정말인가요?

권율씨가 변호사가 되고 나서도 실망 하시던가요?

 

, 사실 저희 부모님은 미국과는 굉장히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 오신 분이거든요.

저희 부모님은 6.25전쟁의 여파 속에서 유년기를 보내셨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가난에서 벗어나 성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민 오셨을 때도, 저와 제 형이 항상 공부만 하기를 원하셨어요.

제 생각에 부모님은 저희가 미국에서 어찌됐든 인종차별을 당할 텐데, 어차피 차별당할 바에야 인맥에 의해 커리어가 좌우되는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객관적이고 정량화 된 결과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과학도나 공학자가 되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권율씨의 부모님, 혹은 아시아계 부모님 세대 분들께서는 성공의 기준을 무엇으로 보시나요?

 

부를 성공의 척도로 보시는 경향이 있으신 것 같고요, 또 대다수의 아시아권 문화에서는 사회적 지위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기피하는 직업은 어떤 게 있나요?

 

글쎄요, 저희 부모님이 저에게 항상 하셨던 말씀인데,

똑똑한 애들은 박사학위 받아서 교수를 하고, 멍청한 애들은 학교 때려치우고 정치인이 되거나 배우가 되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로스쿨에 진학해서 나중에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두 분 다 당황하셨고, 제가 리얼리티 예능 쇼에 나간다고 말씀드리니 아버지는 거의 까무러치셨어요.

 

지금은 서바이버에서 당당히 우승하셨는데, 아버지 마음이 조금 바뀌셨나요?

 

, 아버지는 처음에는 제가 지금껏 쌓아왔던 커리어와 학력을 다 내팽개치려고 하는 줄 아셨나 봐요.

아버지는 본인이 힘들게 이민 오셔서 저희에게 큰 기회를 줬더니 제가 이 모든 걸 그냥 화장실 물 내리듯 내팽개쳐 버리려는 줄 아셨던 거죠.

그런데 나중에 제가 티비에 나온 모습을 보시고는 생각이 바뀌셨어요.

저를 키우시면서 보지 못했던 저의 본모습을 아시게 되신 거죠.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와의 사이가 훨씬 더 가까워졌습니다.

 

권율씨가 자라오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다음 세대들도 따라야 한다고 보시나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권율씨 자식들도 변호사나 의사가 되기를 원하시나요?

 

글쎄요, 사실 저의 부모님도 그 당시로서는 저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신 거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제 자식들에게 이 시대를 사는데 있어서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는 더 이상 좋은 대학을 나오면 성공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요.

물론 미국에서 학업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훗날 내 인생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인맥에 의해 좌지우지 되거든요.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사실 이 점 때문에 미국내에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유리천장에 가로막힙니다.

대부분이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데에만 급급하고 다양한 인맥을 쌓는 걸 등한시 하거든요.

 

서바이버 출연하실 당시 미국내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물기 위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동양인에 대한 편견은 어떤 게 있습니까?

 

많은 분들이 동양인, 특히 동양남자의 경우 수학만 잘하고 대인관계는 서툴러 리더로서는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심한 경우는 그냥 영어 한 마디 못하는 무술인 이라고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많은 분들이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개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를 증명하고자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게 된 거구요,

리얼리티 쇼가 좋았던 점은 대본이 있는 프로그램과는 달리

제가 캐스팅 된 것도 어찌 보면 동양인의 편견에 부합하는 사람으로 저를 보시고 캐스팅하신 걸 텐데,

짜여진 대본이 없으니 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똑똑하고 체력도 좋으면서 논리 정연한 사람이다 라는 걸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정말 힘드셨겠습니다.

동양계 미국 아이로 태어났다는 사실 만으로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성장하신 거잖아요.

 

, 미국 사회에 만연한 동양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뿐 아니라 대다수의 아시아계 아이들은 부모님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자랍니다.

이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나는 똑똑해야 하고, 모두가 나를 똑똑하다고 여기는데, 학교 성적이 좋지 못하면 나는 어떻게 된 거지? 라구요.

 

권율씨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