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9) 105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27(목) '미스 황이라 불러주세요'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미스 황이라 불러주세요.” 그는 얼굴을 붉히며 직원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판사인 황윤석 판사의 일화. 그는 1953년, 검사시보로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감이란 존칭어에 얼굴 붉히는 25세 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26(수) '때 묻고 상처받은 구두가 휘장을 젖히고 들어선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천막에서 살며 가축을 키우는 사람” 그는 장막에서 거주하며 가축을 치는 자의 조상이 되었고 - 창세기 4장 20절 창세기 맨 앞에 등장하는 아담의 아들 카인의 후손들은 천막에서 살았습니다. 셈하기 어려운 아득한 시간부터 인류와 함께 기록..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25(화) '휘파람을 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청년은 휘파람 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우주로 나간 첫 번째 인간,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이야기입니다. “지구는 파랗다. 얼마나 멋진가. 얼마나 놀라운가” -유리 가가린/인류 첫 우주 비행사 1961년 그는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24(월) '엄근진. 지옥고. 피뽑탈'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의 멤버 수를 모두 더하면 몇 명인가?’ 한때는 젊은 감성 따라가겠노라고 저도 신경 좀 써서 이런 문제 정도는 맞히기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줄임말에는 도무지 적응이 안 돼서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심..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20(목) '한쪽 소매를 찢으며…'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블루엔젤’ 그리고 ‘연꽃’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별칭이 불었습니다. 푸른 혈관을 잘 찾아내서 아프지 않게 주사를 놓고, 한결 같은 성실함으로 환자를 보듬은 동양 출신의 간호사들. 낮선 땅 독일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간호업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9(수) '휴대폰 좀 빌려주십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최전방 GP,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는 그곳에서 벌어진 남북으로 갈린 젊은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경계하고, 가까워지고, 소통하고, 때로는 갈등하고.. 결국 어느 한순간의 반전에 의해서 비극으로 끝나고 마는 영화는 한국전쟁 이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7(월) '그걸 말이라고. 당연히 축구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알베르 카뮈' (1913~1960) 실존을 이야기한 작가 그러나 하마터면 우리는 그를 작가가 아닌 축구선수로 기억할 뻔했습니다. 그는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학교의 축구 대표선수로 활동했지만 가난과 결핵으로 선수의 꿈을 포기했다고 하지요. 그것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3(목) 움찔, 웅크림, 그리고 '오, 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가 첫 질문을 하려고 일어설 때면 카터는 ‘움찔’했고, 레이건은 ‘웅크렸’고 부시는 ‘오, 노!’라고 말하는 걸 느꼈다. -헬렌 토머스 <백악관의 첫째 줄> 미국 UPI통신 기자 헬렌 토머스(1920~2013) 그는 5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10..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1(화) '당신을 사랑하는 희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0여 년 전, 저는 이미 퇴임한 대통령을 2번이나 인터뷰했습니다. 마지막이 된 두 번째 인터뷰는 그의 동교동 자택 거실에서 있었지요. “이 거실에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인터뷰한 사람은 당신뿐” 이라고 그는 저를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10(월)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인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영화 <나 홀로 집에 1>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피 홀리데이!” -영화 <베트매니 리턴즈> 12월 25일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은 신앙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성..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6(목) '빈부를 갈라준 건 옥수수빵…'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점심때마다 학교에서는 옥수수빵이 나왔습니다. 한 반에 30명 정도가 그 옥수수빵을 받아먹었지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무상 배급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옥수수빵을 먹었다고 오해하시진 말길 바랍니다. 당시 한 반의 학생 수는 대략 1..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5(수) '신림동의 김지영, 봉천동의 김지영'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남주 작가 화제를 모았던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 씨는 김지영을 실제로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세상엔 수많은 김지영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1982년도에..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4(화) '서로의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으니…'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다 알려진 내용이니까 이 정도로는 스포일러가 되는 건 아니겠지요. 영화 ‘기생충’의 두 축은 반지하 좁은 집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가족과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을 누리고 사는 부유한 가족 봉준호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서로 만날 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6.3(월)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 뿌린 대로 거두리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저격수는 긴 총신을 들어서 상대편을 조준합니다. 반전의 의미를 담은 공익광고의 한 장면. 그의 총구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향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뀝니다. 사진을 원기둥에 불였을 때, 그의 총구는 상대방이 아닌 자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9(수)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탈'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른 봄날, 햇빛이 이제 갓 돋아난 나뭇잎 위로 부서지던 날 소년은 면회를 위해서 구치소를 찾았습니다. 난생 처음 가본 감옥의 면회소 거기서 그가 본 것은 면회에도 이른바 급행료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밝은 햇빛 아래에서 벌어지던 어두..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7(월) '100년 전의 세상…100년 뒤의 사람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 무대 천정에서는 스르륵 하얀 천이 내려와서 말로만 듣던 활동사진이 그 위에 펼쳐졌습니다. 장충단과 남대문, 청량리와 같은 도시 풍경은 물론이고 달리는 전차와 자동차의 움직임 당시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3(목) '이게 다 노무현 때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대구광역시 동서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시내버스의 번호는 518번. 1998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대구전자공고와 2.28 중앙공원 앞을 돌아나갑니다. 우연히 붙여진 번호였지만 518번 그 번호는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른바 보수의 심장이라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2(수)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나는 내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 -김훈 <연필로 쓰기> 작가는 연필을 원고지에 꾹꾹 눌러가며 글을 썼습니다. 그는 손으로 쓰기를 고집했습니다. 생각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1(화) '장사꾼은 골목의 신뢰를 얻어야 성공한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아침 10시에 열고 밤 10시에 닫는 걸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어. 그게 우리 가게였어.” -박찬일 <노포의 장사법> 오래된 식당, 노포를 취재하던 박찬일 셰프는 심장이 두근거렸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이 얼마나 놀라운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20(월) '왼손으로 악수합시다. 그쪽이 내 심장과 더 가까우니까'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는 손에 통증을 자주 느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오래된 직업병’이었지요. 옛 대통령의 영애를 만났다는 반가움에 손을 덥석 잡아 위아래로 흔들었던 사람들. 견디다 못한 어느 날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뒤로 숨길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16(목) '음력 3월에는 백호살이 들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권력을 갖고 싶었던 자들의 치열한 암투와 배신을 그려낸 영화 ‘더 킹’에서 그 치열함과는 동떨어진 전혀 의외의 코믹한 장면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들이 역술인을 찾아가는 장면이지요. 그러나 정말 그저 코믹한 장면으로만 치부될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15(수) '오전에는 선진국 기사, 저녁에는 후진국 기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학교까지 타고 가는 버스를 제대로 올라타고 간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버스 문에 매달려 미아리 고개를 넘어갔지요. 만원 버스는 그렇게 우리들에겐 위험한 일상이었습니다. 가끔씩 센스 있는 기사분이 달리는 버스의 운전대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14(화) '늙은 군인의 노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노래 값은 막걸리 두 말이었습니다. 1976년의 겨울, 퇴역을 앞둔 나이 든 군인은 곡을 쓸 줄 안다는 젊은 군인을 찾아가서 노래를 한 곡 만들어 달라 부탁했습니다.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 년 -김민기 <늙은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8(수) '딜레마… 이러지도 저러지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딜레마 간단한 풀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복잡한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딜레마 (Dilemma) 두 조건 명제를 전제로 삼고 두 전제의 전건 혹은 후건의 부정을 결합한 선언 명제를 새로운 전제로 삼아 처음 두 전제의 후건 혹은 전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7(화) '인생은 타이밍이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2년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의 손학규 후보는 본인의 표현대로, ‘웃픈’ 내용의 포스터를 선보였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손학규가 결단하는 날엔 무언가가 터지는 웃픈 현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스스로를 ‘셀프 디스’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4.30(화) '미치코의 시대는 가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60년대 서울 명동 골목에는 일본 잡지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었습니다. 각종 여성 잡지들이 열을 맞춰 놓여있고 사람들은 들척들척 들었다 놨다 하다가 단골 구독하던 잡지를 하나 찾아내 사들고 돌아서곤 했지요. 생각해보면 광복을 맞은 지 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4.29(월) '박성태 기자가 세 개 다 하게 해주세요'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박성태 기자가 <비하인드 뉴스> 3개 다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굳이 다 읽어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난데없이 등장한 그 국민청원 글은 얼핏 장난같이 보였지만 만드는 입장에서야 장난으로만 받아들일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4.23(화) 'Holiday-Bee Gees'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가 실어증에 걸린 척을 했다. 난 직감으로 거짓이란 걸 알았지만 의사들은 틀림없다고 했다.” -심재륜, 전 대검 중수부장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보그룹 비리 수사를 지위했던 심재륜 변호사는 범죄가가 검사나 의사를 속이는 것은 그다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