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8살에 만난 남편과 2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하고 아이 셋을 낳아 키웠습니다.
철없는 시절에 만난 남편은 생활력이 많이 부족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책임감이 생길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갔지만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지낸 지 20년 만에 가정을 등한시하고 술만 마시면 아무나 붙들고 싸움을 하고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남편과 이혼을 했습니다.
아이 셋은 오로지 제가 다 키워내며 그렇게 지낸 지 8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듬직하고 어른스럽고 부지런한 남자분을 새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듬직하고 생활력 강하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저에게 생활비를 주기는커녕 예전 남편보다 능력이 더 없습니다.
제가 조그마하게 운영하는 가게에서 나오는 돈으로 겨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 셋을 키우는 동안 쉬는 날 없이 일하며 지내왔는데
두 번째 남편도 전 남편과 같아진다면 왜 제가 이런 동거 생활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 나이가 들 텐데 앞으로도 기댈 곳 없이 내가 벌어서 살아야 하는 건지 답답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지금 살고 있는 남자분에 대한 믿음과 사랑도 없어지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 인생은 자기가 자립해서 살면 되지, 왜 남자한테 의지하려고 그래요?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질문자가 이상한 사람 같아요.
조선시대 여자인가요?
요즘처럼 좋은 세상에서
질문자가 자립해서 스스로 벌어서 살면 되잖아요.
누구나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직업도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사회적인 차별도 없는데,
왜 돈은 남자가 벌어야 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의지해서 살아야 합니까?
저는 질문자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자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자꾸 '남자 복이 없다' 이런 얘기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 말 자체가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 가게를 운영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살면 되잖아요.
아직 젊으니까 성적으로 남자가 필요하면 남자친구를 새로 사귀어서 살면 되죠.
남자가 돈이 있어서 같이 놀고 즐길 때
경비를 내어 줄 수 있으면 좋은 일이고,
못 내면 내 돈을 들여서라도 같이 놀면 되잖아요.
관점을 그렇게 가져야죠.
남자 하나 잘 잡아서 노후에 편안하게 지내겠다는 생각은
인생관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남자가 그렇게 하면 가장 좋죠.
그런데 남자가 지금 그렇게 못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못하는 걸 어떡해요?
...
남자 없이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게 훨씬 더 편하긴 하죠.
그러나 질문자가 가끔 남자가 좀 필요하다면
그 남자를 그냥 두는 게 질문자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아무런 해가 되는 건 없잖아요.
그 남자가 질문자의 돈을 훔쳐가거나 뺏아가거나 질문자를 때리거나 하면
당연히 헤어져야 되지만
현재로서는 이득은 안 되지만 별로 손해 되는 건 없잖아요.
그렇다면 이왕 해서 먹는 밥을 그냥 같이 먹으면 되고
나 혼자 자는 방에 그냥 같이 자면 되거든요.
나한테 별로 손해가 없고 남들이 보기에도 남자가 한 명 필요하고
잠자리에도 필요하고, 일할 때 짐꾼으로도 필요하다면
그 남자를 두는 게 낫잖아요.
질문자가 생각했을 때
남자가 없어도 어차피 돈은 질문자가 벌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리고 질문자는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남자가 필요할 때가 많잖아요?
그렇다고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나한테 큰 해를 안 끼치는 남자라면
한 명을 두는 것도 괜찮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마음이 편한 게 문제가 아니에요.
질문자는 어차피 '내가 돈을 버니 너도 돈을 벌어라' 하고 이해를 따지는 거잖아요.
그렇게 이해를 따져보니 경제적으로 도움은 안 되지만 손해는 없고
그 외에는 질문자한테 도움이 되는 것들이 좀 있잖아요.
그렇다면 그 정도의 인건비는 지급해야죠.
아르바이트생을 구해도 돈을 지불해야 되잖아요.
그렇다면 그 남자가 질문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있네요.
물론 지금 결혼한 것은 아니니까
이 남자보다 다른 남자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면 남자를 바꿔도 됩니다.
그런데 돈이 있는 남자면 질문자한테 돈값으로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게 많을까요, 적을까요?
아이 셋이나 있는 여자한테
돈도 많고 젊기도 하고 여자한테도 잘해주는 그런 남자가 생기기가 쉬울까요?
그런 남자는 아직 미혼인 젊은 여자도 얼마든지 사귈 수 있는데요.
그래요. 욕심이 많아요.
남자가 술을 먹고 행패를 피우거나,
전 남편처럼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걸 넘어서서 정신적으로도 너무 피해를 준다면
헤어질 만한 이유가 돼요.
하지만 현재 만나는 남자분은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안 되지만 특별히 손해 나는 건 없잖아요.
제비 한 마리를 키우려면 돈이 좀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별로 돈이 안 드는 제비여서 괜찮지 않아요?
경제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남자니까 떠나도 큰 염려가 없잖아요.
나한테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남자라면 떠날까 봐 겁이 나서
질문자가 그 남자한테 매달려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그 남자는 크게 도움이 안 되니까
떠나도 울고불고할 것은 아니잖아요.
또 같이 산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도움은 좀 안 되지만
가게도 가끔 봐주고, 같이 외출도 해주고, 아이들한테 아빠 노릇도 해주고
도움이 되잖아요.
왜 도움을 꼭 돈으로만 따집니까?
사랑이니 뭐니 해도 자기한테 이익이 되니까 같이 사는 겁니다.
그 남자를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따져보니 나한테 이익이 돼서 지금 같이 사는 거예요.
남자 복이 없는 게 아니라, 내 필요에 의해서 이 남자와 사는 것이니까
남자가 설령 떠난다 하더라도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같이 있어주는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사는 것이 좋아요.
이왕 같이 사는데 나한테 도움도 되고
같이 살아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사는 게 낫지
나랑 사는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살면 나만 괴롭잖아요.
요즘은 나이가 마흔이 넘어도 결혼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질문자는 18살에 결혼해서 아이를 셋이나 낳아서 키웠잖아요.
남자 구경도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두 사람이나 만나봤잖아요.
그 정도면 팔자가 좋은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이에요?
본인 스스로 돈을 벌어서 자립도 하고 있죠.
아이는 셋이나 있죠
남자도 둘이나 겪어봤죠
필요하면 남자를 바꿀 수도 있죠.
지금 질문자는 엄청나게 사주팔자가 좋은 사람이에요.
전생에 복도 많이 지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많이 받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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