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손해를 많이 보았습니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쉽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아서
남에게 호구를 당하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호구를 당했어요?
...
같이 계산해 주면 되죠. 질문자도 함께 먹었잖아요.
...
좀 사주면 되죠.
...
내가 먼저 족발을 먹자고 했으면 기분 나쁠 일이 아니었습니까?
상대가 먼저 권했다는 이유로 기분이 나쁜 것인데,
누가 먼저 먹자고 했느냐가 뭐가 그리 중요해요?
같이 어울려서 먹고 내가 한턱 내면 되는 거죠.
...
거절 못 하는 성격 때문에 생기는 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계산이 좀 안 맞을 뿐입니다.
거래를 해보니까 손해가 좀 있죠?
그러면 거래를 끊으면 되죠.
...
지인을 가지려면 투자를 좀 해야죠.
이 관계를 유지할지는 질문자의 선택에 달려있지
그 사람이 문제인 건 아니에요.
...
그래도 안 갖다 주는 것보다는 낫네요. 별일 아니에요.
친구 지간에 차를 빌려서 좀 긁었으면 보험처리를 하면 되죠.
그게 뭐 큰 걱정입니까.
질문자는 지금 친구 사이라고 하면서 이해관계를 너무 따지고 있어요.
이해관계를 따지는 거래가 하기 싫으면 거래를 끊으면 돼요.
그렇지 않고 친구관계라고 생각한다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아야 하고요.
만약 인간관계가 거래라고 생각한다면 손해나는 거래는 안 하는 게 낫죠.
바보도 아닌데 왜 자꾸 손해나는 거래를 하려고 합니까?
‘이 관계는 거래다’ 이렇게 생각하면 손해나는 거래는 끊는 게 낫습니다.
‘이 관계는 친구다’ 하고 생각하면 손익을 따지지 말아야 해요.
질문자는 그 두 개를 헷갈려하고 있어요.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손해는 또 안 보려고 하는 겁니다.
친구 관계라면 손해를 좀 보기도 하는 거예요.
...
얘기를 들어보니 질문자는 지금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어요.
장사를 하는데 계속 밑진다면 뭐 하러 장사를 해요?
그냥 문 닫는 게 낫죠.
...
그런 거래는 안 하면 되죠.
스님은 한 번도 질문자를 찾지 않았는데 질문자는 괴로우니까 스님을 찾아오잖아요.
그럴 때 스님이
‘당신은 왜 괴로울 때마다 나를 찾아옵니까?’ 이렇게 말하지 않잖아요.
지금 스님의 역할은 괴로운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돈도 안 내고 그냥 공짜로 물어도 아무런 불평 없이 대답을 잘해주잖아요.
저는 여러분이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제가 말한 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잘 알아요.
그래도 물으면 대답해 줍니다.
대답한 대로 하고 안 하고는 여러분들의 자유니까요.
그러니 ‘인간관계는 손익을 따지는 거래다’ 이렇게 생각하면
손해 나는 거래를 끊으면 돼요.
‘친구지간에는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손해를 너무 따지지 말아야 합니다.
...
질문자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많이 보는 게 아니라
약간 정신적인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
한번 손해를 봤으면 그다음부터는 안 빌려주면 되잖아요.
그런데 본인이 다시 빌려줘 놓고 왜 그래요?
...
질문자가 돈을 잘 빌려주니까 질문자를 찾는 거예요.
사람들이 왜 자꾸 스님에게 와서 물을까요?
물으면 대답을 해주니까 묻는 거예요.
물었는데 아무 대답도 안 해주면 사람들이 스님을 찾을까요?
그것처럼 질문자가 돈을 잘 빌려주거나 밥을 사주거나 커피를 사주니까
사람들이 찾는 거예요.
돈을 쓰기 때문에 질문자는 친구가 많은 거예요.
스님이 잘 들어주기 때문에 강연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처럼요.
여러 사람을 폭넓게 사귀고 싶으면 투자를 많이 해야 됩니다.
손해를 보기 싫으면 손해나는 관계는 끊으면 그만이에요.
그러다가 사람이 한 명도 안 남으면 혼자 살면 돼요.
대신에 손해를 안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
손해는 보기 싫고, 친구는 갖고 싶고, 이것은 질문자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윈윈하면 좋겠는데 상대가 윈윈 안 하는 걸 어떻게 해요?
질문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잘 빌려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면 잘 안 빌려주니까 자꾸 질문자를 찾게 되는 겁니다.
친구들끼리도 ‘내가 돈이 없는데 좀 빌려달라’ 하면
‘걔한테 얘기하면 빌려준다’ 이렇게 소문이 나서
자꾸 질문자를 찾아오는 거예요.
질문자가 잘 나서 그런 게 아니에요.
돈을 잘 빌려주니까 사람들이 찾는 겁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돈이 없다고 하든지,
밥을 사라고 하면 못 사준다고 하면 되잖아요.
오늘 밥값을 내라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먼저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먼저 가버리면 되잖아요.
그렇게 안 하는 것은 관계가 끊어질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는 하기 싫고, 관계는 맺고 싶은 겁니다.
그게 바로 욕심입니다.
별일 아니에요.
질문자가 친구를 사귀고 싶으니까 생기는 일입니다.
질문자가 뭐가 좋다고 사람들이 찾아오겠어요?
밥이라도 얻어먹는 재미로 만나는 겁니다.
돈이라도 빌리는 재미로 만나는 거예요.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자신이 굉장한 줄 아는데
돈을 쓰니까 사람들이 찾아오는 겁니다.
마당에 있는 닭에게 모이를 주면 닭이 쫙 몰려오잖아요.
연못에 가서 물고기 먹이를 주면 물고기가 몰려오잖아요.
내가 좋다고 몰려오는 거예요?
먹이를 먹으려고 몰려오는 거예요?
질문자는 사람들이
본인을 좋아해서 몰려오는 줄 알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물고기에게 먹이를 한 달간 주다가
어느 날은 먹이를 안 주어서 물고기가 안 왔다고 합시다.
그렇다고 해서 물고기를 욕하고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물고기에게 윈윈(win-win)하면 안 되냐고 하면서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주고받으면 좋지만
상대가 그렇게 안 하겠다는데 어떻게 할 겁니까?
내가 그를 사랑하니까 그도 나를 사랑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상대는 내가 안 좋다는 것을 어떻게 할 거예요?
인간관계를 폭넓게 가지려면 투자를 좀 해야 됩니다.
돈을 주든지, 봉사를 하든지, 저처럼 상담을 해주든지
뭘 베풀어야 사람이 모입니다.
베푸는 것이 싫으면 혼자 살면 돼요.
‘걔네들은 꼭 필요할 때만 전화한다’ 이렇게 말하는데,
전화라는 것이 원래 필요할 때 하는 겁니다.
왜 필요도 없는데 쓸데없이 전화를 합니까?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고 질문자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해요.
그러니 본인이 이제 결정을 하세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밥을 사줘야 합니다.
손해를 보기 싫으면
‘오늘 내가 시간이 안 된다’ 하고 안 나가면 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관계를 끊기 싫어서입니다.
관계가 더 우선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를 하는 거예요.
질문자가 헌신적인 사람이 아니잖아요.
잔머리를 굴리는 보통 사람이죠.
본인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잔머리를 그만 굴리세요.
관계를 맺으려면 투자를 좀 하고,
투자를 할 형편이 안 되면 관계를 줄이세요.
모두 질문자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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