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위계서열이 뚜렷하면서 업무 소통 방식이 불공정하여
부당한 일이 많은 직장에서
동료와의 관계를 잘 처리해 나가기 힘든 자리에 있습니다.
저 스스로만 바라보며 일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동료들과 소위 ‘칼의 대화’를 해야 하다 보니
마음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제가 먼저 사과를 하면 다음에 일 처리를 할 때
일방적으로 잘못한 사람으로 낙인 되기 일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회사를 얼마나 다녔어요?
10년이나 회사를 다닌 사람이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도대체 머리가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가령 어떤 직장을 한 달 다녀봤는데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 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묻는다면
경험 있는 사람이 알려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회사에서 10년이나 근무를 했는데
아직도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10년이나 결혼생활을 해 놓고
결혼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한다거나
애를 낳아 10살이 되도록 키워 놓고
애를 어떻게 키워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
그것은 자기가 자신을 욕하는 것과 같아요.
남들이 들었을 때
‘도대체 머리가 있는 사람인가?’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누구나 어떤 일이나 상황 속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요령이 생기잖아요.
‘저 사람은 토론을 하면 좀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대화하기를 좋아하는구나’
‘저 사람은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파악해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과는 같이 얘기를 좀 나눠주고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가능하면 말을 적게 하고
토론만 하면 자꾸 성질내는 사람하고는 가능하면 토론을 안 하면 됩니다.
그게 뭐가 어려워요?
산에 나무를 심어도 몇 번 심어 보면
‘이 나무는 어떻게 심어야 되겠구나’ 하고 알 수 있게 되잖아요.
도끼를 써서 장작을 패도
처음에는 하는 방법을 몰라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지만
몇 번 해보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 하고 요령을 터득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날 때 말하기 싫으면 말을 안 하면 되잖아요.
회사에서 나를 왕따시킨다고 괴로워하는데
왕따시킨다는 말도 정확하게는 맞지 않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나를 왕따시킨다는 겁니까?
나와 말을 안 하면 내가 왕따가 되는 건가요?
나는 그 사람하고 말하고 싶은데
그 사람이 나와 말을 안 하면 왕따를 당했다고 내가 생각을 할 뿐입니다.
그가 어떻게 나를 왕따시킵니까?
이 세상에 어떤 사람도 나를 왕따시킬 수 없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들이 나와 말하기 싫어하면 말을 안 하면 되는 거예요.
나와 말을 안 하는 건 그들의 자유입니다.
내가 왜 그들의 자유에 참견을 해요?
인간관계는 몇 번 경험해 보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대로 처리해 주면 돼요.
직장 상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언을 해주는 걸 좋아하는 상사에게는 직언을 해주면 되고
직언을 하면 성질을 버럭 내면서 싫어하는 상사에게는 적당하게 얘기해 주면 되죠.
비겁하게 거짓말을 하거나 낯간지럽게 아양 떠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
때때로 욕을 좀 얻어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적절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맡은 업무의 성격이
전체 직원들과 소통을 해야 되는 일이라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기 싫은 마음이 많이 올라옵니다.)
처음 하는 일은 누구나 다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서툽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지적을 하면
‘제가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좀 서툽니다. 좀 기다려주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할 줄도 모르면서 할 줄 아는 척하려니까 힘이 드는 겁니다.
처음에는 탐색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배우는 과정이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은 새로운 것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업무 파악이 잘 안 되면
‘업무가 나에게 안 맞는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모르는 것이 많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어느새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욕심 때문에 괴로운 겁니다.
처음부터 일을 잘하려고 욕심을 내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겁니다.
나는 일도 잘 모르고 사람도 잘 모르니
바닥에서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해요.
모르면 묻고 틀리면 고친다는 자세로 한다면
잘하지 못해도 괴롭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왜 못하냐?’ 하고 말하면
‘제가 처음이라서 그렇습니다’ 하면 됩니다.
상대가 ‘들어온 지 몇 달이나 되지 않았느냐?’ 하고 말하면
‘예, 저는 몇 달 가지고는 안 되네요’ 이렇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어려울 것이 없지요.
사람 사는 세상에 특별히 어려운 일이 있겠어요?
상대가 성질이 좀 고약한 사람이다 싶으면
‘저 사람은 성격이 저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여러분들은 일을 안 하고 공짜로 월급을 준다고 하면 제일 좋아하겠지만
뭘 좀 해야 월급을 주지 않을까요?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월급 값은 한다’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
여러분들도 연구를 좀 하면서 사세요.
여러분들은 부부로 20년을 같이 살고는
남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님한테 물어요.
저는 그 사람하고 살아 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릅니다.
얼마나 웃기는 얘기예요.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분이 연구를 안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편은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연구를 해서 대응을 해야 되는데
‘당신이 결혼할 때 뭐라고 약속했어?’
이런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20년을 흘려보내는 거예요.
한마디로 탐구를 하지 않습니다.
항상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연구하고,
과거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됩니다.
이미 결혼해서 살면서 생긴 문제도 연구를 해야지
옛날에 상대가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는지
아무리 얘기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돼요.
또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가 해석이 달라요.
그래서 늘 티격태격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 이야기는 아무리 해봐야
자기 좋을 대로 해석을 하기 때문에 항상 연구를 해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겠는지 연구를 해서
‘이 정도 차이가 나면 안 사는 것이 낫겠다’ 하고 헤어지든지,
‘처음보다는 못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이익이 있으니까
맞추어 가면서 사는 것이 낫겠구나’ 하고 함께 살든지
이렇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연구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재미있게 해 보는 겁니다.
어디를 구경하러 가더라도 여기도 쳐다보고 저기도 쳐다보고 하지 않습니까?
한 군데만 딱 보고 오지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연구를 좀 하면 특별히 어려울 게 없어요.
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니 마음을 적극적으로 내서 한번 해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면 됩니다.
처음부터 도망갈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데
항상 마지막 계책이 하나 남았잖아요.
도저히 안 되면 그만두는 계책이 항상 남아있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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