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배틀
소년범죄, 엄벌로 다스려야 할까?
최근 십대들이 저지르는 흉악범죄에 관한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소년법을 더 엄하게 개정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과연 이런 식의 엄벌은 올바른 것일까요?
아니면 틀린 것일까요?
시공간을 초월한 4명의 철학자들이 벌인 토론, 한번 들어보시죠!
<아리스토텔레스:
저는 엄벌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정의에는 배분적 정의와 시정적 정의가 있습니다.
배분적 정의란
그 사람의 능력이나 업적에 걸맞게
재산과 명예를 배분하는 정의입니다.
사회적 정의는
사회의 왜곡이나 부정을
형벌이나 손해 배상 등의 방법으로 조정하는 정의이고요,
예를 들어
사과를 두 개 훔친 범인에게 가해지는 형벌이
고작 사과 한 개를 돌려주라는 식이라면 올바르지 않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연령이나 인격을 불문하고
그가 손해를 입힌 것 이상으로 손해를 안겨주어야 정의롭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므로 소년이든 성인이든
얼마나 무거운 죄를 저질렀느냐에 따라 형벌을 적용해야 합니다.
<제레미 벤담:
저도 동의합니다.
인간은 쾌락과 고통에 지배당하는데
자신의 쾌락밖에 추구하지 않는다면
사회 전체를 생각하게끔 제재할 필요가 있지요.
<존 스튜어트 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내적 제재야 말로 진정한 제재의 의미를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고통
즉, 양심의 가책이야말로 진정한 제재입니다.
만약 자기 여자 친구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가정해 보죠.
과연 어떤 제재가 적당할까요?
벌금은 아닐 거예요.
상처 입은 여자 친구를 계속 떠올리면서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것이야말로
받아 마땅한 제재일 것입니다.
<제레미 벤담:
너무 순진한 생각이야!
그 상황에서 남자가 상처 입은 여자 친구를 계속 생각할 것이라 여긴다면 대단한 착각일세.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지?
양심 없는 사람은 전혀 제재를 못하게 되지 않나?
<존 스튜어트 밀:
저는 형벌의 질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려는 겁니다.
진정한 형벌이란
죄를 저지른 인간이 스스로 반성하고 교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외적인 고통으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재범을 막겠다는 것은 불완전한 형벌이라는 겁니다.
<아리스토텔리스:
하지만 누구나 교화 된다는 법이 없지 않나?
<제레미 벤담
그럼요, 맞습니다.
사회에서는 항상 다수의 인간이 행복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범죄를 저지른 어떤 소년에게 제재를 가함으로써 99명이 행복해진다면
그 소년은 마땅히 형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
아니, 만약 그 제재가 사형처럼 극단적인 것이어도 말입니까?
성인과 소년은 명확하게 구별해야죠.
어떤 소년이라면
태어나 자란 환경 같은 사회적 배경이나
주위 어린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소년에게 교화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겁니다.
<제레미 벤담
이봐, 그러니까 내 말은 그런 일을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법이야 말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약속해주지.
<존 스튜어트 밀:
내제 제재가 아니라 법에 의한 외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제레미 벤담:
내참, 그렇다니까!
<공자:
잠깐 멈추시게, 내 의견을 말해보지.
나는 소년의 처벌에 반대하네.
나는 죄를 범한 소년에게 벌을 주기 전에
벌을 주어야 할 윗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네.
세상이 어리석은 것은 내면적인 상하질서인 ‘인’이 어지럽혀졌다는 뜻일세.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게도 부모가 있지 않겠나?
가족의 인이 흐트러지면 세상도 저절로 흐트러지지.
화사에서 신입직원은 상사를 보고 성장하는 법이네.
학교에서도 학생은 선배들과 교사의 모습을 보고 커나가는 법 아닌가?
가족도 예외는 아니야.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자라지.
윗사람들이 도덕적이지 않으니까 아랫사람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것일세.
건전한 상하질서의 ‘인’이 길러지지 않은 것이지.
그러니 죄를 지은 소년만 책망해서는 결코 안 돼.
그래서는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네.
네, 그럼 지금까지 나온 주장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사회 전체의 양적인 행복이 중요하다.
질서를 지키기 위한 엄벌에 찬성한다.
-제레미 밴담
사회부정은 엄벌로 조정되는 것이 정의롭다
-아리스토텔레스
참된 제재는 내적 제재다.
개인의 교화는 사회적 이익도 되기 때문에 엄벌에 반대한다.
-존 스튜어트 밀
소년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를 둘러싼 환경에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엄벌에 반대한다.
-공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체인지그라운드(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승엽 선수가 은퇴를 결심한 '진짜 이유' (0) | 2018.10.29 |
---|---|
세상의 모든 '반달'에게 | 책: 달의 조각 (0) | 2018.10.29 |
프로들이 가장 경계하는 '열정'이라는 적 [에고라는 적] (0) | 2018.10.26 |
놓쳐서는 안 될 이 시대 최고의 스펙 [박웅현, 본질] (0) | 2018.10.26 |
내 나이 서른.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0) | 2018.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