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붙여서 핵심 개념을 제시하는 것은 예로부터 많이 쓰이던 방법이다.
기억하기 좋고 기억을 즉각 꺼내 쓰기 좋기 때문이다.
나는 8개의 키워드로 불교를 설명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중도, 연기법, 삼법인, 사성제, 오온, 육근, 칠각지, 팔정도다.
이 8개의 키워드만 파고들어도 얻을 수 있는 유익함은 무궁하다.//
오늘은 숫자로 보는 불교의 키워드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중요한 개념들이나 중요한 지적인 체계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잘 외우고, 또 필요할 때 잘 꺼내 쓰기 위해서는
넘버링, 숫자를 매겨놓으면, 일련번호를 매겨놓으면 좀 편하죠.
그래서 저는 오늘 8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1번부터 8번까지 키워드를 말씀드리면서
불교의, 굳이 이야기하자면
약간 초기 불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는 [중도]입니다.
이 중도라고 하는 것은
한쪽 또는 다른 한쪽, 양극단을 배제하고
가운데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중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불교에서 유일하게 한 가지를 얘기한다면
이것은 중도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너무 그러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죠.
“너무 그러면 문제가 생긴다”
이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중도는 뒤에 형이상학적인, 철학적인, 깊고 높은 개념으로 진화하지만
초기 불교에서 중도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라”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계정혜]라고 하는 것이
-이 계라고 하는 것이 고행주의
-정이라고 하는 것이 삼매주의
-혜라고 하는 것이 철학적인 사유
이런 것들을 수렴해서
계정혜 삼학으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닦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나친 것을 지양하는 의미로
중도를 이야기했다.
이것이 첫 번째 당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것과 저것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라고 하니까 둘이죠.
그래서 이것을 저는 [연기법]을 두 번째로 놓았습니다.
이 연기법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라고 해서
서로 대칭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 연기법에서 핵심은
좋은 것을 원하고 싫은 것을 싫어한다면은
그것은 연기법에 어긋난다.
좋은 것은 반드시 싫은 것과 함께 존재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버려야
참된 해탈, 깨달음, 피안에 이른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세 번째는 뭐냐?
그건 당연히 3자가 들어갔으니까 [삼법인]이죠.
무상, 고, 무아라고 하는 삼법인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 혹은 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무상한 것이며,
그리고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며,
그리고 영원히 변치 않는, 속성이 고정된
그 무엇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이것이 삼법인의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연기법에서 추론되는 결론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중도라든지, 연기라든지, 삼법인이라든지 이런 것들
특히 뒤에 나오는 오온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붓다시대의 인도 철학에는 별로 없던 얘기
어떻게 보면 신조어라고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사상이 나올 때는
새로운 단어도 필요하고
또 기존에 널리 알려진 단어를 새롭게 뒤집어서 해석하는 것도 필요한데
이 중도라든지, 연기라든지, 삼법인이라든지, 오온이라든지 하는 이런 것은
좀 새로운 신조어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생각을 진리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가 필요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새로운 용어들을 썼고
그리고 붓다는 기존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좀 해체하고
새로운 것을 제시를 했죠.
그래서 당시에 인도 사회의 주류적인 사상에 대해서 부정을 하고
맥락을 뒤집고, 해체하고
그런 어떤 철학적인 혁명, 혁신을 이루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네 번째는 우리가 잘 아는 [사성제]죠.
그래서 [고집멸도]잖아요.
-삶은 괴로운 것이다.
-괴로움은 집적, 그러니까 쌓임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멸할 수 있다
-그리고 멸하는 방법이 있다라고 하는
고집멸도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집]이라고 하는 게
잡을 집이 아닙니다. 집착이 아닙니다.
[모을 집]자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서
어떤 습관이 되고, 운명이 되고, DNA가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집멸도라고 하는
병의 진단과 처방에 관한 논리적인 문제 제기
그것이 사성제였다고 할 수 있고
불교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그러면 사성제 얘기를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붓다고
“나는 오직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나머지는 어떻게 보면 언어의 유희고
그다음에 그 희론, 쓸데없는, 유익하지 않은, 그냥 그 말의 장난에 불과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겠죠.
네 번째 그래 사성제고
다섯 번째는 오자니까 [오온]이잖아요.
오온은 [색수상행식]
여기서 오온이 왜 등장하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문제와 연결이 됩니다.
붓다 이전의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아트만이었죠.
세세생생 윤회하면서 업을 정화하면서 우주의 본원으로 돌아가려는
또는 본원과 하나가 되려는 그런 속성을 가진
아트만을 상정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붓다는 그게 아니고
인간이라고 하는 것을 봐라
그런 형이상학적인 실체가 아니고
어떤 색, 그다음에 그 모습을 가진 거
또 감각할 수 있는 거
그다음에 수_ 느낌, 상_ 생각, 행_ 의지, 그리고 식_ 기억
이런 육체적인, 정신적인, 또 물질적인 정신적인
여러 가지 작용의 결합에 불과하지 않냐?
즉 인간은 어떤 아트만 같은, 영혼 같은, 그런 개념이 아니고
현상의 결합에 불과하다.
그리고 인간은 오온의 쌓임 이상이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이것이야말로 혁명적인 인간에 대한 해석이고
이 해석을 사실은 많은 사람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죠.
“인간은 그것뿐이다”라고 하면
마치 이 물질론, 단멸론에 빠진 것 같아서
사실은 굉장히 소화하기가 어려운
그러나 붓다는 이것을 선언해 버립니다.
그래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관념적 실체가 아니다.
즉 아트만 이런 개념이 아니다
그럼 뭐냐?
경험이 되는 현상들의 모임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죠.
그러니까 뭐가 거룩하지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 부분을 굉장히 힘들어했는데
그래서 나중에 인도에서
불교가 소멸하게 된 이유일 수도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때까지의 아트만 개념을 혁명적으로 해체하고 부정하고 뒤집어버린 것이
“인간은 오온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죠.
그래서 해체주의
이런 표현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
그다음에 그러면 5 다음에 6이잖아
6은 [6근], [6식]이라고 하는 6자와 관련된 것입니다.
[안이비설신의]라고 하는 감각기관과 뇌까지 포함해서
이 감각기관이 있고
그 감각기관의 대상이 되는, 포착되는
눈에 보이는 거, 귀에 들리는 거
이런 육진이 있고
그다음에 그것들을 해석해서
“이것은 그것이다”라고 인식하는 육식이 있다.
그렇게 해서 6개의 감각기관과 6개의 감각의 대상
그다음에 감각 정보를 받아서 해석하고 인식하는 6개의 인식작용
이것이 형성해 내는, 그려내는 것이 세계고
그것이 세계의 전부다라고
여기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오온에서는
“인간은 오온이 전부다”라고 이야기했고
육근에서는 육근 육진 육식이 만들어내는
18계, 18가지의 계열이 세계의 전부다.
그래서 붓다는 5번과 6번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정확하게 피력을 했습니다.
이것은 [육근] [육진] [육식]은
어떻게 보면 해부학 같기도 하고
혹은 요즘에 인식회로라고, 뇌과학과 매우 유사하다
이렇게 같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인다’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초기불교에서 인간과 세계를
오온 12처, 18계 이렇게 표현을 하거든요.
결국은 그것에 불과하다.
이게 또 다르게 이야기하면
세계는 없고, 정확하게는 세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고
정확하게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는 모르겠고
세계에 대한 인식만 있다라고 하는 것이
불교적 인식론의 핵심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6가지 했고, 그다음 7가지는
초기 불교라기보다는 상좌부 불교, 아비다마 불교에서 말하는
[칠각지], 37조도품의 한 부분인 칠각지인데
이게 비슷비슷합니다.
이것은 인간과 세계에 의해서 수행 방법에 관한 얘기입니다.
수행 방법은 칠각지로 하면 된다.
그래서 그 칠각지의 첫 번째가 [사띠,] 염각지
사띠가 모든 것의 우두머리고
초기 불교에서는 사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알아차림]이죠.
알아차림을 필두로 해서
사람이 마음이 침체해 있을 때는
각지라든지, 정진각지라든지, 희각지라든지
이렇게 해서 좀 위로 띄우고
마음이 들 떠 있을 때는
제각지, 정각지 사각지 이렇게 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는
이런 식으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어떻게 사띠를 유지하느냐?
하는 수행 방법론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칠각지로 대표되는 수행 방법론과 관련된
닦음과 관련된 닦을 수죠.
닦음과 관련된 숫자가 7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결국은 뭐냐?
앞에서 얘기했던 중도, 연기법, 그다음에 삼법인
이런 것들을 다양한 현실 속에서 적용하고, 체득하고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그래서 무아에 이르는 그런 과정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닦았으면 결과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수가 있으면 행이 있을 거 아닙니까?
닦은 대로 행하거나
깨달음에 이르는 사람이 행하는 건 뭐냐?
그것이 바로 [팔정도]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팔정도는
-똑바로 생각하고
-똑바로 사유하고
-똑바로 말하고
-똑바로 행동하고
-올바른 직업을 가지고
-그다음에 올바로 정진하고
-올바른 명상에 든다 라고 하는 거잖아요.
다 바를 정 자를 쓰지 않습니까?
이때 바를 정자라고 하는 것은
중도, 연기, 삼법인에 기초한 생각과 행동을 의미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수행해 나가면
팔정도를 행하게 된다라고 하는 것이죠.
또 팔정도를 행한다고 하는 것은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즉 깨닫게 되면
팔정도를 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수단이자, 목적이고
과정이자 결과인 그런 것이 8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럼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
팔정도로 살면 된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숫자로 보는 불교의 키워드는
1번 [중도]에서 시작해서 8번 [찰정도]로 행하는 대로 끝나는
그런 8단계라기보다 8가지의 키워드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1번, 중도
2번, 연기법,
3번, 무상, 고, 무아의 삼법인,
4번 사성제
5번, 오온
6번, 6근, 6진, 6식
7번, 칠각지
8번 팔정도
이렇게 해서 8가지 키워드만 늘 외우고 계셔도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야, 이건 1번이냐? 2번이냐? 아니면 3번과 7번이 합작된 거냐?”
이렇게 해서 8만 4천 법문을 하지 않아도
8가지 키워드만 계속 맴돌고 있어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즉각즉각 꺼내서 적용할 수 있는 개념들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대승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대승기신론에서 이야기하는
또 숫자로 보는 대승불교의 키워드가 5개가 있습니다.
그건 다음에 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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