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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무엇이 그들을 천재과학자로 만들었을까? [큐리어스] 리처드 도킨스 외 25인 지음 I 뇌과학 심리학

Buddhastudy 2024. 5. 20. 19:31

 

 

여러분은 어린 시절의 어떤 특정 경험이

지금의 여러분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항상 논란이 되어온 이 질문을

천재 과학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현시대에 손꼽히는 저명한 과학자 26명에게

어렸을 때 과학자의 삶으로 이끈 계기가 된 경험과

그들이 만난 부모님,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들이 있었는지 묻고

그 대답을 <큐리어스>라는 책 한 권으로 엮었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베스트 셀러를 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중 한 명인,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이 과학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두리틀 박사의 모험>이라는 어린이 책 덕분이었다고 말합니다.

 

동물과 의사소통하며

동물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 인간에게 맞서는

두리틀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동물들의 세계에서 인간종이

독특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명실상부 다윈주의 진화론의 대가이지만

놀랍게도 다윈의 진화론을 더 늦게 알게 되었고

두리틀과 다윈을 동일시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인생의 전환점은

동물학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옥스퍼드 대학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는데

그곳에선 매주 지도교수와 11로 만나 토의하고

일주일 내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교과서가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다룬 연구 논문을 읽고

그 주제에 관해 글을 쓰는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과학 문헌들에 취해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그가 되었다고 합니다.

 

 

모두가 아주 어릴 때 과학자를 꿈꾼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행동 중에서 짝짓기 연구를 통해 진화심리학이라는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세계적인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어린 시절 성적이 나빴던 데다가

마약 때문에 체포된 경험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화물차 휴게소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와의 관계, 다른 남자들의 성생활문화를 보며

사람의 심리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학교에 입학해서 진화론을 마주쳤는데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이론들을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자신이 과학자가 되고 싶고

그리고 인간의 정신을 탐구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진화심리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없던 시대에

홀로 인간이 짝을 얻기 위해 어떻게 경쟁하는지

어떤 짝을 선호하는지

남녀 간 갈등, 지위, 질투 등에 대해 연구를 지속했고

그는 21세기 가장 각광 받는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의 토대를 세운 인물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환경 중에서도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경우에도

사라진 팔다리에 고통을 느끼는

환상사지통증을 치료하는 거울 요법을 발명한

뇌과학자 빌라이아누르 라마찬드라는

 

과학을 하기 위해서는 마치 연애를 하듯

강박적인 성향, 격렬함, 열정적인 갈망 등이 필요한데

그런 갈망들이 어린 시절의 인연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학교에서 화학물질을 집으로 들고 가

마음껏 실험하도록 해준 선생님을 비롯해

유전학을 가르쳐준 지도 교수를 만났고

주변에 과학 정신이 충만한 삼촌들과 형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끊임없이 지원하고 격려해 준 부모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11살 무렵부터 과학에 흥미를 느꼈는데

사교성이 부족한 외톨이였기에 늘 자연을 놀이터로 삼았습니다.

고고학에도 빠져, 인더스 문자를 해독하려는 시도까지 했고,

고생물학에도 빠져, 야외에서 화석을 채집하여

멸종한 초식 포유동물의 3천만 년 전의 머리뼈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천재는 99%가 땀이라는 에디슨의 말과는 반대로

과학적 발견의 중요성과 영향이

그것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반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합니다.

 

과학계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인 DNA 구조를

크릭과 왓슨이 철사와 플라스틱 조각으로

6개월도 걸리지 않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죠.

 

 

어린 시절에 온종일 TV만 봤다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천체 물리학자 제너 레비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물리학 및 천문학 교수입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학교에 가지 않으면

몇 시간이나 개 TV만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의사였던 아버지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식구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천문학자 칼 세이건을 화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항상 독서를 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랐는데

긴 세월이 흐른 뒤에는

폭넓은 독서에 빠져 항상 서점에 가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고

새로운 책들을 사 모으는 중독 수준의 탐욕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녀는 매일 밤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알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기억하는 경험들 덕분에

과학자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심지어 악명 높은 아돌프 히틀러와

수많은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어 죽인 조지프 매카시 같은

지독한 두 악당 덕분에

과학자가 되었다고 말하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 이론의 선구자인, 도인 파머는

그를 과학자로 만들어 준 필연적인 인연을 만나게 된 이유가

역사적 두 악당으로 인해

그 가족들의 삶에 큰 변화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그를 과학으로 접어들 수 있게 만든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수많은 개인들의 인생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것처럼

무작위적인 상황이 만들어낸 요인들도 있는 것이죠.

 

어린 시절의 영향력을 회상하는 것 자체에

비판적인 심리학자도 있습니다.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백인인

실험심리학자, 하버드 대학교 교수 스티븐 핑커는

흥미롭게도 이 책을 쓴 자신을 포함한, 26명의 과학자들이

자신을 과학자로 만든 요인을 회상하는 이 책을

믿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인간의 기억이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억 자체가 신뢰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아무도 자신의 인생에서 선택의 원인들을 분리해 내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전자가 선택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방법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부모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지만

사실 행동유전학에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 부모가 미치는 영향이 더 적다고 합니다.

 

재능과 성격의 대다수 측면에서 볼 때

태어나자마자 떨어져 자란 형제자매들이나 함께 자란 형제자매들이나

그다지 다르지 않으며

입양되어 자란 형제자매들이 서로 비슷해지지도 않는다며

이것은 두 아이가 한 집안에서 자랄 때 공유하고 있던 모든 것들

즉 부모가 친근하든 서먹하든, 다정하든, 냉정하든

이것들이 현재 우리를 만드는 데

장기적으로는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로 봤습니다.

 

게다가 행동유전학 연구는

함께 키워진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 전부와 환경의 대부분을 공유하는데도

그들의 개인적 형제들 사이의 상관관계는 50%를 넘지 않고

일란성 쌍둥이가 서로 무관한 사람들이나

보통 형제자매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비슷한 것은 분명하지만

구별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유전과 환경이 아주 똑같다고 해도

결과는 똑같지 않은 점을 두고

발달 과정에서 우연히 큰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자궁에서 뇌가 형성될 때

신경들이 이쪽으로 굽는지 저쪽으로 굽는지

2층 침대의 위에서 자는지 아래에서 자는지

머리를 땅에 부딪혔는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에 따라

발달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런 우연적인 요소들을

어린 시절에 받은 중요한 영향이라고 꼽을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죠.

 

그는 또 이렇게 유전자와 우연히 중요함에도 눈에 보이지 않기에

사람들이 인격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의 일화들을 회상할 때

원인과 결과가 모호한 경향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을 쉽게 접하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과학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과학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자연을 찾아다닌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즉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우리를 만드는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우리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만드는 원인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양육자가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2세 정도가 되면

아기들은 양육자를 확실히 모방할 수 있게 됩니다.

뇌는 모방을 잘하는 특징 덕분에

많은 것들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간혹 부모들은 아이들이

너무나도 엉뚱한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것에 놀라워합니다.

심지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 아니어도 모방하게 됩니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과잉 모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과잉 모방은 다른 사람의 행동 중에서

불필요한 요소까지 모방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자 안에 간식이 들어있고

이것을 꺼내서 먹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상자 안에 간식을 꺼내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행동을 해도

아이들은 따라합니다.

 

비합리적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뇌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요소까지

모방을 통해, 속한 환경의 문화와 관습을 배우게 됩니다.

 

이것은 사회적 신호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과 같은 사회관계가 더 중요한 동물에겐

과잉 모방이 더 유익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아기는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 앞에서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어린 아기도 양육자가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학습한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6세 정도가 되면

뇌의 크기도 성인의 90%가량까지 성장합니다.

뇌는 계속해서 신경 구조를 환경에 맞게 변화시키는데

이런 뇌의 유연성을 가소성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평생 지속되지만 6세까지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6세 정도까지의 양육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양육자의 보호와 교육이 적절히 제공되지 않으면

아기의 뇌는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뇌는 세상이 입력하고 있는 것에 절묘하게 반응하고

입력이 부족하면 뇌는 그 결핍을 반영하게 됩니다.

 

만약 누군가가 한쪽 눈을 가려놓고 성장시키면

나중에 다시 그 눈을 뜬다고 해도

그 눈은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의 뇌는

그 뇌가 속한 특정 환경에 최적화되는 것입니다.

 

...

 

이 밖에도 26명의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흥미로운 어린 시절과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들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큐리어스>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