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법륜스님의 하루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만 바라보는 삶에서 벗어나 혼자서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2025.05.02.)

Buddhastudy 2025. 5. 7. 19:37

 

 

  • 남편을 계속 붙잡으세요: 남편이 힘들어하면 그때 놓아주면 되며, 미리 겁먹고 놓아주지 마세요 [12:56].
  • 신경안정제 처방을 받으세요: 질문자의 불안함은 남편의 책임이 아니며, 심리적인 불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13:49].
  •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세요: 남편이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16:58].
  •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세요: 초기 우울증 증상이나 갱년기 장애일 수 있습니다 [15:52].
  • 남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세요: 갱년기 증상을 겪는 아내에게 더욱 따뜻하게 대해야 합니다 [20:23].

 

 

저는 평생 아들 바라기로 살고 계신 어머니와 누나 셋이 있는 남편과

26년째 시댁 옆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남편과 둘이서 마음 편히 지내는 것이 소원입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남편을 찾는 시어머니와 시누이들, 그리고 동네 친구들 때문에

남편과 있으면 제가 괜히 붙들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남편이 옆에 없어도 아이들을 보며 살았지만

지금은 다 커서 독립해 나갔습니다.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뭔가에 몰두하려 해도 마음이 헛헛하고 외롭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은 모두 부산에 있고

지금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편 지인들입니다.

직장에서 사귄 사람들은 삶의 방식이나 생각이 달라서 마음을 터놓지 못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까이 있는 남편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남편은 연락이 오는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붙들고 있는 것 같고,

치사한 마음이 자꾸 듭니다.

남편이 저에게 돌아오려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기다리는 것이 치사하고 힘듭니다.

남편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저 혼자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여쭙고 싶습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첫째, 내 남편이니까 눈치 보지 말고 계속 붙들고 계세요.

남편이 답답해서 못 살겠다고 하고 난리를 피우면

그때 조금 놓아 주면 됩니다.

내가 미리 알아서 놔주는 건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남편이 나하고 같이 있고 싶은지 다른 사람에게 가려고 하는지 모르는데

내가 미리 겁을 먹고 놔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아이들도 컸으니까, 질문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요. ‘나랑 살려고 결혼한 거 아냐?’ 하면서 자꾸 잡아당기세요.

일주일에 하루는 함께 놀러 가야 된다.' 이렇게 하면서 계속 바가지를 긁으세요.

 

그건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병원에 가서 신경 안정제 처방을 받으세요.

 

주위 사람들이 남편에게 전화한다고 해서 질문자의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까지 남편 책임은 아니잖아요.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는 것에 질문자가 불안함을 느끼는 걸 남편이 어떻게 해결해요? 남편이 전화도 못 받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편이 질문자에게 관심을 안 가져서가 아니라

질문자 스스로 뭔가 계속 부족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같이 대화를 해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거죠.

실제로 시간을 내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도

돌아서면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것은 심리가 불안한 것입니다.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드는 거예요.

 

처음에 질문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남편이 밖으로 돌아서 고민인가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더 들어 보니까 남편의 문제가 아니고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남편을 꼬드겨서 데려온 것을 보니

여기 와서 남편도 스님 말을 듣고 반성하기를 바라는 심보가 있는 것 같아요.

 

수행이란

나에게 맞게 남을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고쳐서 내가 편안해지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이 즉문즉설은 무효입니다.

내가 시비하는 상대를 강연장에 데려오면 즉문즉설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다음에 혼자 와서 다시 질문하세요.

오늘은 무효입니다.

왜냐하면 남을 고치려고 하는 것은 수행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남이야 어떻든 내가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

 

해도 불편하고, 안 해도 불편하면,

자신의 문제예요? 시댁의 문제예요?

 

...

 

질문자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이네요.

초기 우울증 증상입니다. 갱년기 장애인 것 같아요.

병원에 한번 가서 검진을 해 보면 좋겠어요.

약이라는 게 별거 없습니다.

신경안정제만 조금 먹어도 괜찮아집니다.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니 외로움도 커지고

그로 인해 우울한 증상이 생긴 것 같네요.

핵심은 심리 불안입니다.

남편 문제도 아니고, 시댁 문제도 아닌데

심리 불안의 핑계를 남편과 시댁에 대는 겁니다.

남편이 효자이고, 시댁이 남편을 자주 찾는다는

바깥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근원은 심리 불안입니다.

 

아들과 엄마가 서로 좋아하는 게 나쁜 일입니까?

좋은 일입니다.

형제간에 우애가 좋아서 서로 전화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사실은 아무 문제가 아닙니다.

질문자에게 심리 불안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자각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가까이 있고 싶다면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가만히 있는데 남편이 알아서 잘해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무언가를 바꾸려면 노력을 해야 됩니다.

 

 

...

 

남편이 누구예요? 손 들어 보세요.

 

 

--아내에게 더 잘하려고 할수록 왜 사이가 더 멀어질까요?

왜 결혼을 해서 아내를 저렇게 외롭게 둡니까?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면 좋겠어요?

 

...

 

갱년기라서 그렇다면 그냥 놔두어야 할까요?

아내를 이해하고 따듯하게 돌봐줘야 할까요?

 

...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아내에게 잘해줄수록 더 요구한다는 말이네요.

아내는 남편을 놔줄수록 더 멀리 도망간다는 이야기고요.

 

...

 

제가 할 말을 남편이 다 해주고 있네요.

그런데 남편도 반성을 할 부분이 있어요.

아내가 지금까지 잘 참았지만, 요새는 못 참는다고 했는데

참는 건 좋은 게 아닙니다.

참는 사람은 괴롭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병이 되거나 폭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참았다고 칭찬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참을 것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남편의 말을 들어 보면

집에 왔을 때 아내가 잔소리를 많이 하니까

집에 들어오고 싶지가 않다는 겁니다.

남편이 밖으로 도는 게 아니라

아내가 남편을 밖으로 돌도록 밀어내는 거예요.

남편은 집사람의 스트레스를 받아낼 힘을 키우기 위해서

밖으로 돈다는 거거든요.

남편이 친구를 좋아하는 습관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집에 들어오면 뭔가 편치 않은 겁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집니다.

짜증도 한두 번이지 일상이 되면 처음에는 괜찮지만 나중엔 지칩니다.

무의식적으로 집에 오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면서 안 만나도 될 사람을 만나고

안 할 전화도 하면서 집에 안 들어갈 핑계를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자꾸 부부가 멀어지게 되는 거예요.

 

아내는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하고

자꾸 짜증 섞인 말을 하지 않아야 됩니다.

남편은 갱년기 증상이 있는 아내에게

더욱더 관심을 가져주는 게 필요합니다.

서로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