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받을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2024.06.16.)

Buddhastudy 2024. 6. 26. 19:50

 

 

아내랑 아이 세 명을 한국에 데려와서 사는 가족입니다.

얼마 전에 아이들이랑 아내를 스리랑카에 다시 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번 한국에서 살아보라고 해서 지금은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이 받는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법률도 다르고, 차별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또 이런 문제들이 언제쯤 해결이 될 것인지 궁금하고

해결 방법은 있는지 스님께 물어보고 싶어요//

 

 

한국 사회는 다른 민족과 같이 살아본 경험이 별로 없어요.

어느 나라든 소수민족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은 소수민족도 없고 단일 민족으로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꼭 나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외국인과 함께 지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이주민에 대한 정책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거의 안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외국인들이 불법 체류를 하게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에서 이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도록 하는 시민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시간당 임금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옛날에는 기업에서 초청해서 아주 저임금을 주고 일을 시켰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외국인과 한국인이 동일하게 임금을 받는 것에 대해

정말 잘못되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민주화 투쟁을 이끌어낸 시민단체들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시간당 임금은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받게 된 겁니다.

시골은 하루 일당을 15만 원까지 주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처우가 개선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가족을 초대하는 것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도 허용이 되었고

또 의료보험도 예전에는 허용이 안 됐는데

지금은 의료보험도 허용이 됩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해결이 되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한국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언제 터질지는 알 수 없지만, 가계부채가 엄청 많습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한국도 걷잡을 수 없이 경제적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한다면

노동력이 계속 부족해지기 때문에

저는 외국인노동자의 처우 개선 문제도

많이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침체에 빠지게 되면

오히려 있는 외국인노동자를 본국으로 추방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토회에서 외국인을 초청하면

거의 다 비자를 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동남아 스님들을 한국에서 초청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비자가 안 나와서

행사 참가를 못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지금 한국 정부에서는 단기 비자는 늘려가고 있지만

장기 비자의 경우는 점점 줄여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돈을 벌어서 일정 정도 자본을 축적했다면

스리랑카로 돌아가서

자기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경제적으로 좀 힘들더라도 절약해 살면서

아이들을 한국에서 고등학교나 대학까지 다니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실 스리랑카에서 자녀를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려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듭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위해서

경제적으로 좀 어렵게 산다는 관점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

한국에서 중산층 수준으로 사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일정 정도 자본을 축적한 후

스리랑카에 가서 사업 계획을 세워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스리랑카 경제가 어렵지만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기에

앞으로 기회를 잡기가 쉽습니다.

한국은 이미 경제가 정체되어 버렸기 때문에

특별한 기회를 잡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스리랑카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

이제 성장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몇천만 원이라도 돈을 모아서

그 돈을 갖고 스리랑카로 가서 사업을 하는 것이

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계속 살려면

여기서 큰돈 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나에게 더 이익이다.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아이가 공부하는 것 자체가 큰 혜택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시민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여러 혜택이 있어요.

그러나 시민권을 획득하지 않는 한

한국 사람과 똑같이 지원받는다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