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서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문제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문제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저도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좀 문제가 많은 삶을 살아오긴 했습니다.
그러다 간신히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아이도 낳고 살고 있는데요.
저는 다섯 살과 일곱 살이 된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한테 화를 자주 냅니다.
어떻게 하면 화를 내지 않으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요?//
질문자는 어떨 때 아이들에게 화를 냅니까?
...
그런데 왜 다섯 살과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돈이 지급되는 게임을 시켰어요?
...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돈이 좀 나가면 어때요?
...
게임에 쓸 수 있는 돈의 한도를 가르쳐주거나
그런 게임을 시키지 말아야지
그런 게임을 하게 해 준 질문자의 잘못이 아닌가요?
...
질문자를 보니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다섯 살, 일곱 살 먹은 아이에게
돈이 많다 적다는 개념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돈이 십만 원이 나가는지 백만 원이 나가는지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그저 이 버튼을 눌러봤다가 저 버튼을 눌러봤다가 하는 것뿐이에요.
아이들은 한번 가르쳐서 아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경험해 가면서 그걸 터득합니다.
질문자도 다섯 살 때나 일곱 살 때
한 번 가르쳐 주면 단번에 딱 알아들었어요?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도
단번에 걷는 아이는 없습니다.
서지도 못하다가 겨우 섰다가 넘어지고
기둥을 잡고 섰다가 넘어지고
혼자 섰다가 넘어지고
또 걷다가 넘어지기를 수백 번 거듭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됩니다.
그것처럼 열 번 가르쳐 줘서 안 되면
열한 번 가르쳐야 하고
백 번 가르쳐 줘서 안 되면
백한 번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어린아이의 특징입니다.
그런 과정이 성년이 되는 과정입니다.
질문자가 잘못해서 생긴 문제인데
아이한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겁니다.
왜 그것도 모르냐고 아이를 나무라는데
알면 왜 아이라고 하겠어요?
우리 말에 ‘어린 백성’이라고 할 때
어리다는 뜻이 뭐예요?
어리다는 말은 순수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어리석다’, ‘모른다’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여러 번 반복해서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운전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문 운전 강사한테 배울 때는
열 번 가르쳐도 모르면 열한 번을 가르쳐 주는데
남편은 두 번만 가르쳐 주고도 모르면
손이 먼저 올라가거나 화를 내어서
결국 부부싸움을 하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거나 형이 동생을 가르치는 것도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열 명 중에 여덟 명은 실패합니다.
그 이유가 아이가 모르면
화를 먼저 내거나 손이 먼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문 강사에게 맡기면
그 사람은 가르치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에
열 번 모르면 열한 번을 가르쳐 줍니다.
첫째,
아이는 모르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천재라서 다섯 살 때부터
한번 가르쳐 주면 다 아는 존재였는지 모르지만
질문자의 아이는
지금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성질에 안 맞게 키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하게 교육을 하라는 게 아니라
한번 가르쳐서 모르면 두 번 가르쳐야 하고,
열 번 가르쳐서도 모르면 열한 번 가르쳐 줘야 한다는 겁니다.
부모가 화를 내면 아이의 심리가 불안해집니다.
아이가 불안한 심리를 갖게 되면, 어떤 일을 시켜도 잘못합니다.
잘못하면 아버지가 야단칠까 봐 망설이게 되어서
나중에 크면 자기도 모르게 결정장애를 갖게 됩니다.
질문자는 아이가 나중에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도록
지금 만들고 있는 거예요.
야단을 치려면 그런 게임을 가르쳐주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결제되는 걸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아이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요?
그걸 시작한 것 자체가
아이에게 총 쏘는 법도 알려주지도 않고
총을 먼저 주는 것과 같습니다.
선택도 잘못했을 뿐만 아니라
모른다고 고함을 치는 건
아이의 성장에 많은 장애를 줍니다.
지금은 야단치고 끝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아이의 무의식 세계에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야단을 많이 맞으며 자란 아이들은
어떤 결정을 잘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말하기 이전에
질문자는 지금 아이의 성질을 잘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 나중에 그 과보를 받아야죠.
나중에 아이가 커서 심리 불안이 생기든지, 발달장애가 생기면
질문자가 그걸 부담해야 합니다.
...
화를 억누르면 안 됩니다.
화날 일이 없어야 합니다.
아이가 모르는데 왜 화를 내요?
알아야 하는데 모를 때 화를 내는 건 이해하는데,
아이는 모르는 존재잖아요.
이미 화가 났는데 아빠가 화를 참고 있으면,
비록 때리거나 고함을 치지 않더라도
아이는 심리적으로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화날 일이 없어야 합니다.
화가 나려고 하면
‘아빠 잠깐 나갔다 올게’ 하고
화장실에 가서 화를 내든지, 밖으로 나가 버려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이를 악다물고 참는 건
아이한테 더 큰 불안을 줍니다.
아이는 벌써 ‘틀리면 어떡하지’ 하면서 가슴이 조마조마해집니다.
아이가 해 달라는 대로 해주면 버릇이 나빠지고
아이를 야단치면 심리적 불안이 생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대부분 우선 야단부터 쳐서
심리적으로 억압이 생기게 하고
나중에 해 달라는 대로 해줘서 버르장머리도 나쁘게 만듭니다.
심리적 억압이 생기면
반드시 사춘기 때 저항하게 됩니다.
아이가 사춘기 때 엄마 아빠한테 저항하면
왜 이렇게 버릇이 나쁘냐고 화를 내면 안 됩니다.
그럴 때마다 ‘어릴 때 심리적 억압이 있었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심리적 억압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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