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편과 열심히 싸우면서 살다가 정토회를 만나고 나서
남편과 덜 싸우고 부부 사이가 나아졌습니다.
남편은 해외 현장 책임자 업무를 합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해외에 나가면 울고, 집에 들어오면 싸우고 이랬는데
요새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도 좋고, 해외에 나가면 더 좋습니다.
그래서 남편도 제가 정토회 활동하는 걸 좋아하고, 저도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도 항상 똑같은 일에 걸려 넘어집니다.
남편이 한번 삐지면 6개월 정도 오랫동안 삐집니다.
해외에 나가는 기간에도 삐집니다.
남편이 왜 그러는지 궁금하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남편이 해외 현장 책임자로 다녀오고 난 이후로부터
저한테 굉장히 불만이 많고
정말 크게 화를 내면서 싸웠습니다.
저한테 ‘너는 10년 동안 내 생일에 손수건 한 장이라도 사준 적 있냐?’
하는 말을 했습니다.
늘 자기가 가족에게 사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고
심지어 부엌살림도 자기가 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서
제가 뭘 사면 마음에 안 들어해서
제가 직접 사지 않고 보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올 게 왔구나 싶었습니다.
또 남편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 회사에서 퇴직하고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는 중에
또 저와 크게 다투었습니다.//
왜 다투었습니까?
...
어떤 말에 대해 대꾸했습니까?
...
남편이 같이 살기에는 괜찮아요?
아니면 같이 살기가 어려워요?
내 입장에서 이 남자하고 같이 사는 게 나아요?
아니면 ‘잘 됐다. 이번 기회에 안 사는 게 낫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게 헷갈리니까 지금 질문자가 복잡한 겁니다.
...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입장이라면
질문자가 말하는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가령 남편의 친구가 온다는데
몸이 안 좋아서 음식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건
내 의견이니까 말해도 됩니다.
그런데 남편이 ‘먹던 김치찌개만 내도 된다’라고 하면
‘그건 쉽다. 지금이라도 상을 차리겠다.’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남편의 성질을 안다면, 조금 부족하다 싶어도
‘어떻게 김치찌개만 내나? 그렇게는 못 한다.’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김치찌개는 당장 내겠다고 말하고,
‘김치찌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했을 때
남편이 ‘먹던 갈치 있잖아? 그거 데워서 내면 안 되나?’ 이러면
‘맞다. 그게 있네. 같이 낼게’
이렇게 말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끝까지 토를 달잖아요?
안 그래도 남편이 한 성질 하는데
거기에 기름을 부으니까 상황이 좋아질 리가 없죠.
저 같아도 저런 여자랑 살면 성질이 날 것 같아요.
남편에게 한두 번 말해보고 설득이 안 되면 그만두어야 합니다.
별일 아닌 걸로 계속 깐족거리니까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겁니다.
둘 사이에 무슨 큰일이 생긴 게 아니에요.
일단 질문자가 깐족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자는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니고 깐족거리는 거예요.
남편 같은 사람에게는 두어 번 이야기해 보고
그래도 하겠다고 하면 그러라고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말한 내용 중에
‘우리도 다른 집에 가면 이런 대접받는다’ 하는 말은
치졸한 말입니다.
자기가 다른 집에 갔는데
그 집에서 먹던 김치찌개를 주면 어때요?
그냥 먹으면 되지요.
그렇게 잔머리를 굴려서 말하기 때문에
남편이 화가 나는 겁니다.
둘째,
남편이 이혼하자고 했을 때는
무릎을 탁 꿇고 ‘이혼만은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설령 나중에 이혼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해요.
금방 고개를 숙여줘야 합니다.
자기가 하도 깐족거리고 끝까지 대드니까
남편 입장에서는 큰 칼을 빼 든 겁니다.
아내를 굴복시키기 위해서
전 재산을 다 줄 테니 이혼하자는 말까지 한 거예요.
남편은 칼을 빼 들었는데,
질문자는 ‘한번 생각해 볼게’ 하고 말한 거거든요.
질문자가 정말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행동은 수행도 아니고,
남편의 화를 돋우는 행동에 불과합니다.
그럴 때는 사랑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무릎을 탁 꿇고 져주어야 합니다.
져주지 못하고 깐족거리는 습관대로 행동해서 큰일이 벌어졌다면
‘여보,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이혼은 안 된다.
이혼 이야기만은 하지 마라’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전 재산이 문제가 아니야. 이혼은 안 돼.
이거 말고 다른 걸로 이야기하자’
이렇게 져줘야 남자가 안심합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한 번 생각해 볼게’ 하고 말하는 건 미련한 행동이에요.
질문자는 ‘남편이 자꾸 삐져서 못 살겠다.’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예요.
‘이런 인간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다 보니
져주는 말이 금방 안 나오는 겁니다.
남편이 햇반 사 와서 혼자 먹는다고 하면
햇반을 데워주기라도 해야죠.
지금은 저녁이라도 같이 먹는다고 하니
위기는 조금 넘어간 것 같네요.
다음에라도 남편을 좀 풀어주기 위해서는
상을 차려놓고 질문자가 한번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실은 당신 체면을 생각해서
먹던 김치찌개 내놓는 건 안 된다고 한 것이지
당신의 생각에 반대하려고 한 건 아니다.
그런데 내 성격이 깐족거리는 게 있다 보니
당신을 속상하게 한 것 같다. 미안하다.
그리고 당신이 이혼 이야기를 했을 때
내가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전혀 이혼 생각은 없다.
그런데 나도 성질이 확 치미니까 지는 게 싫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했다.’
이렇게 사과를 한 번 해보세요.
안 풀어지더라도 사과를 하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남편이 모든 걸 알아서 사니까
남편에게 선물을 따로 안 했다고 했지만
남편은 ‘너 나한테 생일 선물 한 적 있나?’ 이렇게 따졌다고 했잖아요?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식적으로라도 남편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생일 때 전화라도 한 통 하고, 문자라도 보내고
간단하게 케이크라도 사주세요.
남편이 필요 없다고 말은 해도
속으로는 고마워합니다.
‘뭐 이런 걸 쓸데없이 사 오나?’
이렇게 반응을 하지만 속은 다릅니다.
남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아내한테 엄마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질문자는 지금 여자의 역할만 하고 있지
엄마의 역할은 안 하고 있어요.
남편이 질문자한테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질문자도 남편에게 엄마의 역할을 조금 해주어야 합니다.
남편을 남자로만 보면
일대일로 싸울 수가 있는데,
엄마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아이하고 싸우면 안 됩니다.
등을 토닥여 주고, 위로도 해주는 게 필요해요.
그동안 남편이 잘난 척하고 살다가
요즘 위기에 처한 것 같아요.
그러니 깐족대지 말고 남편의 등을 두드려 주세요.
...
지금 말한 대로 해봐요.
쓸데없이 기도문만 찾지 말고,
지금 말한 대로 하는 게 기도문이에요.
...
그러면 ‘내가 너의 엄마다.’
이렇게 기도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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