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하도 잘 삐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024.10.01.)

Buddhastudy 2024. 10. 7. 19:43

 

 

저는 남편과 열심히 싸우면서 살다가 정토회를 만나고 나서

남편과 덜 싸우고 부부 사이가 나아졌습니다.

남편은 해외 현장 책임자 업무를 합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해외에 나가면 울고, 집에 들어오면 싸우고 이랬는데

요새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도 좋고, 해외에 나가면 더 좋습니다.

그래서 남편도 제가 정토회 활동하는 걸 좋아하고, 저도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도 항상 똑같은 일에 걸려 넘어집니다.

남편이 한번 삐지면 6개월 정도 오랫동안 삐집니다.

해외에 나가는 기간에도 삐집니다.

남편이 왜 그러는지 궁금하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남편이 해외 현장 책임자로 다녀오고 난 이후로부터

저한테 굉장히 불만이 많고

정말 크게 화를 내면서 싸웠습니다.

저한테 너는 10년 동안 내 생일에 손수건 한 장이라도 사준 적 있냐?’

하는 말을 했습니다.

늘 자기가 가족에게 사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고

심지어 부엌살림도 자기가 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서

제가 뭘 사면 마음에 안 들어해서

제가 직접 사지 않고 보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올 게 왔구나 싶었습니다.

또 남편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 회사에서 퇴직하고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는 중에

또 저와 크게 다투었습니다.//

 

왜 다투었습니까?

 

...

 

어떤 말에 대해 대꾸했습니까?

 

...

 

 

남편이 같이 살기에는 괜찮아요?

아니면 같이 살기가 어려워요?

 

내 입장에서 이 남자하고 같이 사는 게 나아요?

아니면 잘 됐다. 이번 기회에 안 사는 게 낫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게 헷갈리니까 지금 질문자가 복잡한 겁니다.

 

...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입장이라면

질문자가 말하는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가령 남편의 친구가 온다는데

몸이 안 좋아서 음식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건

내 의견이니까 말해도 됩니다.

 

그런데 남편이 먹던 김치찌개만 내도 된다라고 하면

그건 쉽다. 지금이라도 상을 차리겠다.’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남편의 성질을 안다면, 조금 부족하다 싶어도

어떻게 김치찌개만 내나? 그렇게는 못 한다.’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김치찌개는 당장 내겠다고 말하고,

김치찌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했을 때

남편이 먹던 갈치 있잖아? 그거 데워서 내면 안 되나?’ 이러면

맞다. 그게 있네. 같이 낼게

이렇게 말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끝까지 토를 달잖아요?

안 그래도 남편이 한 성질 하는데

거기에 기름을 부으니까 상황이 좋아질 리가 없죠.

저 같아도 저런 여자랑 살면 성질이 날 것 같아요.

남편에게 한두 번 말해보고 설득이 안 되면 그만두어야 합니다.

별일 아닌 걸로 계속 깐족거리니까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겁니다.

 

둘 사이에 무슨 큰일이 생긴 게 아니에요.

일단 질문자가 깐족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자는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니고 깐족거리는 거예요.

남편 같은 사람에게는 두어 번 이야기해 보고

그래도 하겠다고 하면 그러라고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말한 내용 중에

우리도 다른 집에 가면 이런 대접받는다하는 말은

치졸한 말입니다.

자기가 다른 집에 갔는데

그 집에서 먹던 김치찌개를 주면 어때요?

그냥 먹으면 되지요.

그렇게 잔머리를 굴려서 말하기 때문에

남편이 화가 나는 겁니다.

 

둘째,

남편이 이혼하자고 했을 때는

무릎을 탁 꿇고 이혼만은 안 됩니다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설령 나중에 이혼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해요.

금방 고개를 숙여줘야 합니다.

 

자기가 하도 깐족거리고 끝까지 대드니까

남편 입장에서는 큰 칼을 빼 든 겁니다.

아내를 굴복시키기 위해서

전 재산을 다 줄 테니 이혼하자는 말까지 한 거예요.

 

남편은 칼을 빼 들었는데,

질문자는 한번 생각해 볼게하고 말한 거거든요.

 

질문자가 정말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행동은 수행도 아니고,

남편의 화를 돋우는 행동에 불과합니다.

 

그럴 때는 사랑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무릎을 탁 꿇고 져주어야 합니다.

져주지 못하고 깐족거리는 습관대로 행동해서 큰일이 벌어졌다면

여보,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이혼은 안 된다.

이혼 이야기만은 하지 마라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전 재산이 문제가 아니야. 이혼은 안 돼.

이거 말고 다른 걸로 이야기하자

이렇게 져줘야 남자가 안심합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한 번 생각해 볼게하고 말하는 건 미련한 행동이에요.

질문자는 남편이 자꾸 삐져서 못 살겠다.’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예요.

이런 인간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다 보니

져주는 말이 금방 안 나오는 겁니다.

 

남편이 햇반 사 와서 혼자 먹는다고 하면

햇반을 데워주기라도 해야죠.

지금은 저녁이라도 같이 먹는다고 하니

위기는 조금 넘어간 것 같네요.

다음에라도 남편을 좀 풀어주기 위해서는

상을 차려놓고 질문자가 한번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실은 당신 체면을 생각해서

먹던 김치찌개 내놓는 건 안 된다고 한 것이지

당신의 생각에 반대하려고 한 건 아니다.

그런데 내 성격이 깐족거리는 게 있다 보니

당신을 속상하게 한 것 같다. 미안하다.

그리고 당신이 이혼 이야기를 했을 때

내가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전혀 이혼 생각은 없다.

그런데 나도 성질이 확 치미니까 지는 게 싫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했다.’

 

이렇게 사과를 한 번 해보세요.

안 풀어지더라도 사과를 하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남편이 모든 걸 알아서 사니까

남편에게 선물을 따로 안 했다고 했지만

남편은 너 나한테 생일 선물 한 적 있나?’ 이렇게 따졌다고 했잖아요?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식적으로라도 남편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생일 때 전화라도 한 통 하고, 문자라도 보내고

간단하게 케이크라도 사주세요.

남편이 필요 없다고 말은 해도

속으로는 고마워합니다.

뭐 이런 걸 쓸데없이 사 오나?’

이렇게 반응을 하지만 속은 다릅니다.

 

남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아내한테 엄마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질문자는 지금 여자의 역할만 하고 있지

엄마의 역할은 안 하고 있어요.

 

남편이 질문자한테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질문자도 남편에게 엄마의 역할을 조금 해주어야 합니다.

남편을 남자로만 보면

일대일로 싸울 수가 있는데,

엄마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아이하고 싸우면 안 됩니다.

 

등을 토닥여 주고, 위로도 해주는 게 필요해요.

그동안 남편이 잘난 척하고 살다가

요즘 위기에 처한 것 같아요.

그러니 깐족대지 말고 남편의 등을 두드려 주세요.

 

...

 

지금 말한 대로 해봐요.

쓸데없이 기도문만 찾지 말고,

지금 말한 대로 하는 게 기도문이에요.

 

...

 

그러면 내가 너의 엄마다.’

이렇게 기도를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