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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툰] 재해를 몰고 오는 구름의 정체?: 하늘에 떠있는 구름 이야기

Buddhastudy 2024. 9. 30. 19:37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투영하는 거울입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올려다본 파란 하늘은

나의 기쁨을 축하해 주는 듯하고

걱정거리가 있을 때 바라본 구름 낀 하늘은

나의 불안감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내가 슬플 때 내리는 비는

내 슬픔을 대신해 주는 눈물처럼 느껴집니다.

날씨가 개이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고

날씨가 궂으면 기분도 가라앉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오랫동안 하늘에다가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면서 살아왔습니다.

 

날씨는 감정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도 때려 뗄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날씨는 농업, 종교, 문화, 과학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초의 기우제를 지낸 기록은

3,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날씨를 관찰하면서 자연 철학을 논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기상론>이라는 책으로 남겼습니다.

 

날씨에 대한 과거의 지식은 현대에 들어 <기상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상학은

대기의 흐름부터 구름, , , 천둥, 번개 등

하늘의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러한 기상 현상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기후학>입니다.

기상학과 기호학을 합쳐 <대기과학>이라고 부릅니다.

 

기상학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구름입니다.

구름은 날씨를 알려주는 일기예보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새털구름]이 나타나면

맑았던 날씨가 곧 흐려질 거라는 신호이고

그러다 [비늘구름]이 나타나면

이제 비가 내릴 거라는 신호입니다.

 

구름의 모양에 따라

우리는 대기의 습도, 기류, 바람 같은

많은 기상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구름은 쉽게 말해

하늘에 떠 있는 물입자와 얼음입자입니다.

물입자로 된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얼음입자로 된 구름은 매끈하게 흐릅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름의 모양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한 사람은

영국의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입니다.

 

하워드의 10가지 구름 분류법은

현대에 들어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워드의 구름 분류법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구름은 높이에 따라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으로 나뉩니다.

권운, 권적운, 권층운처럼

[]이라는 글자가 붙는 구름은

모두 높은 곳에 위치한 상층운입니다.

 

그리고 층은 층적운처럼 []이 붙은 구름은

글자 그대로 층을 이루듯 옆으로 넓게 퍼져 있는 구름입니다.

이중 층운은 가장 지면 가까이 형성되는 구름인데

층운이 지면에 내려앉으면

안개로 분류합니다.

 

적운 고적운처럼 []이 붙은 구름은

비교적 상승기류가 강한 구름입니다.

강한 상승기류 덕분에

구름 모양이 수직으로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적란운 난층운처럼 []이 들어간 구름은

비와 눈을 내리게 하는 구름입니다.

어지러울 난이라는 글자처럼 날씨를 어지럽게 만드는 구름이죠.

 

10가지 구름 중 한 가지만 알고 있어야 할 구름이 있다면

아마 [적란운]이 최고일 겁니다.

적란운은 사람에게 가장 많이 피해를 주는 구름이기 때문입니다.

 

미아자키 하야오의 영화 <천공의성 라퓨타>에서는

용의 둥지라는 거대한 구름이 등장합니다.

용의 둥지는 라퓨타를 둘러싸면서 침입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무서운 구름입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고, 뭉게뭉게 피어올라 키가 큰 용의 둥지는

기상학적으로 보았을 때

거대 적란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들은 적란운을 뚫고 라퓨타로 들어갑니다.

 

라퓨타의 적란운처럼 현실의 적란운도 무섭습니다.

적란운은 분류상 하층운에 속하지만

아주 높이까지 올라가면서 발달하기 때문에

구름 꼭대기는 보통 대기 상층부에 위치합니다.

 

적란운은 게릴라성 호우로 불리는

국지성 호우와 집중 호우를 일으킵니다.

구름 중에서 유일하게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기 때문에

뇌운이라고도 불립니다.

 

적란운은 용오름 같은 돌풍을 몰고 오기도 하고

우박을 뿌리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자연재해 전에 미리 나타나는 사전 경보 같은 구름입니다.

 

적란운은 강한 상승기류와 불안정한 대기 상태가 만났을 때 형성됩니다.

낮은 하늘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상승기류가 형성되는데

아주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밀려 올라간 공기는

기압 차이로 인해 급히 팽창하고 식으면서 적란운이 만들어집니다.

보통은 적운이 발달해 웅대적운이 되고

그것이 적란운으로 성장합니다

대기 상태가 아주 불안정할 때는

적란운이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까지 발달하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높이가 15km 이상인 적란운도 있습니다.

그렇게 높이 솟아오르면 2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보입니다.

 

발달한 적란운은

600만 톤의 물을 머금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적란운 하나에 자그마한 호수 하나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적란운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다행히 적란운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적란운이 형성되고 소멸되기까지는 불과 30분에서 한 시간 남짓입니다.

 

적란운이 최고로 발달해 꼭대기에 모루구름이 생기면

구름 내부에 강수 입자가 성장하면서 하강기류가 발생합니다.

적란운 속에 상승기류와 하강기류가 혼재한 상황이 벌어진 거죠.

그러다가 하강기류가 더 강해지면

하강기류가 상승기류를 상쇄하면서

구름의 힘이 약해집니다.

최고의 순간에 오르면 스스로 파멸의 힘을 잉태하는게

적란운의 운명입니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고

적란운도 그리 쉽게 망하지 않습니다.

 

하강기류가 지상까지 도달하게 되면

돌풍 전선으로 변하고

다시 주변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밀려 올라가면서

새끼 적란운이 형성됩니다.

 

이처럼 적란운이 대를 이어 소멸하는 과정은

여름철 공기가 습하고, 대기 상태가 불안정할 때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적란운을 만나면 뚫고 들어갈게 아니라

무조건 피하고 재해에 대비해야 합니다.

 

 

네 오늘 영상은

<다 읽은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에서 나온

에피소드로 꾸며 보았습니다.

책의 저자는 일본의 구름 전문가이자 기상학자이고

영화 <날씨의 아이>의 기상 감수자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구름이야기 책도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아기자기하고 재밌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름과 기상학을 잘 정리해서 소개하는 교양과학 책이지만

에세이처럼 편하게 읽힙니다.

다 읽은 순간, 구름과 기상학에 대한 지식도 쌓이고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기상학은 일기예보라는 형태로 우리의 생활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땅에서 바라본 하늘뿐 아니라

우주에서 바라본 하늘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날씨를 예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구름 한 점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날씨를 예측하곤 합니다.

기상 현상의 구조와 원리를 더 잘 이해하면

이 예측은 좀 더 쉬워질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늘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늘 이야기와 구름 이야기처럼 오래된 이야기도 없을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하늘은 인간의 마음을 투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북툰이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