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누구와 함께 보낼까요?
당신은 배우자인가요?
아니면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아니면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겠네요.
활동적인 분이시라면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고
학생이라면 전공서적
직장인이라면 동료들이 될 수 있겠군요.
그런데 이들보다 훨씬 더 친밀한 관계를 이루며
항상 나와 함께 있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바로 여러분의 [생각]입니다.
쉽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아닌, 그 무엇도 아닌
생각과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머릿속을 한번 들여다보세요.
무척 시끄럽지 않습니까?
당신의 머릿속은
온갖 이상한 목소리들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마치 머릿속에 시끄러운 생명체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그러면 흥미로운 점도 보입니다.
생각은 항상 친구 2명과 함께 다닌다는 점이에요.
보다 원초적인 외모와
급한 성질을 지닌 느낌이와
이 느낌이보다는 뚜렷한 외모와
디테일을 지닌 감정이가 그들입니다.
생각은 이들에 비해 단호하고
무엇보다 말이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생각은 이들을 자연스럽게 리드하면서
인간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래서 무척 바쁘며 부산스럽죠.
여러분은 자신의 생각을 세워본 적 있나요?
이에 대해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는데요.
연구 환경과 표본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종합하면
인간은 하루에 최소한 6,200번의 생각을 하고
스쳐 가는 생각의 개수는 약 4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 90%는 부정적인 생각이며
또 그 전날과 같은 생각이라고 해요.
이 정도면 생각이야말로
우리와 항상 함께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생각이라는 것은
사실 아주 포괄적인 개념이에요.
넓은 의미에서 생각이라는 건
인지하는 모든 과정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인지라는 것은
예를 들어보면
귀여운 강아지를 보거나
이거는 감각이에요. 감각 감각이고
경험을 떠올리거나 기억이죠.
정서를 느끼는 것, 감정 등
이것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통하면
뇌는 여러 감각, 오감각이에요.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여러 감각을 통해서
주변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이용해 생각을 일으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 있죠?
이거는 시신경을 타고 뇌에 의해 외측슬상핵을 지나서
후두엽의 시각피질을 포착하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돼요?
물체의 색깔, 모양, 선과 경계
그리고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각 부위가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인지합니다.
이러한 감각 정보가 편도체를 지나가면
감정이 더해진 생각이 되게 됩니다.
이때 오가는 모든 정보는
뇌를 구성하고 있는 신경세포 간의
전기화학적 신호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한편 생각은요
직접적인 목격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에요.
직접적인 목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억을 떠올리는 회상을 통해서도 일어납니다.
기억은 뭘까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핵심 요소예요.
뇌를 통해 받아들여진 경험은
뇌 속의 해마를 거치면서
임시적인 기억으로 일단 저장이 됩니다.
이것을 단기기억이라고 부르죠.
이때 해마는 주어진 경험에 대한 기억을
빠르게도 만들지만
빠르게 또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자동차 블랙박스나 CCTV 영상처럼 말이지요.
따라서 중요한 정보는
해마에서 신피질로 분산시켜서 저장을 해요.
그 뒤에 잘 지워지지 않는 장기기억으로 바뀝니다.
이때 기억은 뇌의 신경세포 간의 새로운 연결을 통해 저장이 되고
이 연결이 활성화될 때
이전의 기억이 떠오르게 되는 겁니다.
하나의 생각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초고난이도의 복잡한 과정을
하루 평균 최소 6,200번을 반복하고 있는 거예요.
이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나와 함께하는 생각
그리고 생각이 나타날 때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어떻게 생각하죠?
그것을 나의 생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럼 어떻게 돼요?
90%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여러분 생각은 과연 나의 것일까요?
만약에 생각이 나의 것이라면
생각을 내 마음대로 껐다가 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의 말처럼 쉽게 되나요?
대부분의 경우 어떻게 돼요?
밀려오는 생각의 물결에 허우적대고 있죠.
호불호와 유불리를 칼같이 나누면서
생각을 컨트롤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또한 생각이 내 것이라면
뒤에 일어날 생각을 모두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잖아.
그러니까 이런 생각 다음에는 이런 생각을 할 거야라고 마음먹고
그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건 또 어때요?
대부분의 경우에 뒤에 무슨 생각이 올지 모릅니다. 몰라요.
그러면서 “난 변덕이 심하구나”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뒷생각을 알기는커녕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일어나는 생각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만약에 생각이 내 것이라면
나에게 불리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전체 생각의 90%나 할 리가 없지요.
생각을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하지도 못하고
없애는 것은 더욱더 힘듭니다.
뒷생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때그때 나타난 생각들에 대한 사후 처리로
감정적인 고통을 겪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생각이
과연 나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생각에 웃고 생각에 웁니다.
그러면 생각은 도대체 누구의 것일까요?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요?
생각의 주인을 알려면 결국
‘나’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나’라는 정체성을 무엇으로 규정하건 간에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손님을 컨트롤 할 수도 없는 나라면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상하잖아요.
깊게 고찰해 보세요.
주인으로 여겨지는 나는
손님을 컨트롤 할 수가 없습니다.
컨트롤 하려면요 대상을 손에 쥐어야 돼요.
즉 소유해야 돼요.
그런데 그것 자체가 안 됩니다.
이유가 뭘까요?
단순히 집주인인 내가 생각보다 힘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애당초 이 생각이라는 대상을
이렇게 쥐고 흔들 만한
고정적인 실체로서의 생각의 주인인 내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실체가 없는 집주인이라면
그 집주인도 결국은 하나의 생각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생각이 나타날 때 함께 나타나서
마치 자기가 생각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나’라는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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