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2024.9.23.~24)

Buddhastudy 2024. 9. 30. 19:52

 

 

저는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런데 저는 좀 더 대차고 멋지게 살고 싶습니다.

책이나 유튜브를 보면 내가 먼저 남들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으면

그런 것이 무서워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제 직업이 남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지적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저의 일을 하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먼저 평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점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사람 간에 우열을 가리는 것

즉 누가 뛰어나고 누가 열등한가를 구분하기보다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찾기 위해

평가를 한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그 사람이 이 일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그가 열등한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그 일에 적합하다고 평가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뛰어난 사람도 아니에요.

그는 다만 그 일에 적합할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우열로 평가하게 되면 어떨까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은 우월 의식을 갖게 됩니다.

반대의 평가를 받으면 열등의식을 갖게 되겠죠.

하지만 이것이 그 사람의 실상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할 때도

그들은 자기 기준에서 평가합니다.

내가 그 사람들을 내 기준에서 평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

 

질문자 나름대로 평가 기준이 있겠지요.

그게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다만 우열을 가리는 것으로

평가 기준을 삼지 말고

어떤 일에 적합한가를 평가 기준으로 삼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저는 사람에 대해 좀 냉정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사람은 스님이 되기에는 적합한 사람이죠.

그런데 결혼해서 남편이 되기에는 부적합한 사람이에요.

여러분들은

법륜 스님이 너무 좋다. 하루라도 같이 살아봤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3일만 같이 지내보면

아이고, 우리 남편이 백 배는 낫다.’

하는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평가를 할 때는 우열을 논하면 안 됩니다.

평가란

어떤 것이 좋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에 맞느냐 안 맞느냐의 문제일 뿐이에요.

 

인간이 가진 수천만 가지 재능 중에

수학, 영어, 국어,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아이들을 평가해서 등수를 매기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그냥 수학을 잘한다.’, ‘영어를 잘한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이 아이는 재능이 뛰어나다.’

이렇게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게다가 그 평가의 기준 또한 문제예요.

시험으로는 암기력을 평가할 수 있을 뿐

창의력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창의력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관점에서 볼 때는 좀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어

재능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도식적인 사고로는 창의성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법칙화 할 수 있는 일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다 대체하게 될 겁니다.

예측 불가능한 영역만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평가를 할 때도 시간과 공간

그 일에 그 사람이 일시적으로 적합한가를 평가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에 대한 평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질문자도 그렇게 평가해야 하고

질문자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도

그런 기준에서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평가라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합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려고 해도

사람은 다 자기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질문자도 다른 사람이 자기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그렇게 마음 쓸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법륜 스님에 대해서도

여러분은 이렇게 좋은 평가를 해 주지만

한편에서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빨갱이라고 욕하면서

차라리 북한에 가서 살아라.’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기를 낳으면 세 살까지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다고 했더니

30대 워킹맘들이

스님도 애 낳아서 한번 키워봐라.’ 하고 비난합니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평가라는 게 원래 그렇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