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것은
일에 더 매진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성취하는 강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성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유롭고 행복해진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좋지만,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경쟁에서 뒤처지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면
결국에는 불행해질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자가 생각하는 대로
본인이 세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됩니다.
그런데 질문하는 내용에 모순이 좀 있어요.
예를 들어,
여기 뜨거운 물건이 있다고 합시다.
색깔이 빨갛고 보기 좋아서 갖고 싶은 마음에 손으로 딱 집었어요.
뜨거우니까 집는 순간 손이 타들어 가겠지요.
그러면 질문자는 어떻게 해야겠어요?
지금 질문자가 저한테 묻는 내용은 마치
‘이 물건을 내려놓으면
예쁜 물건을 못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하고 묻는 것과 같아요.
다시 말해서 지금 질문자가 저한테
‘이게 너무 뜨거운데 어떻게 해야 해요?’ 하고 물었어요.
그러면 저는
‘내려놓아라.’ 하고 대답할 겁니다.
그랬더니 질문자가
‘어떻게 내려놓는데요?’ 하고 질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떻게 내려놓는지 물을 필요가 없어요.
뜨거운 줄 알면 저절로 내려놓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뜨거운 줄 알면서도 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갖고 싶은 욕망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걸 갖고 싶어서 계속 쥐고 있으면
손을 데게 됩니다.
손을 데고 싶지 않으면
갖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됩니다.
길은 이 두 가지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내려놓는 방법이 따로 있는 줄 압니다.
내려놓는 방법을 몰라서 못 내려놓는 것이 아니에요.
특별한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뜨거운 줄 알면 저절로 내려놓게 되는 거예요.
그래도 갖고 싶으면 손을 데면 됩니다.
지금 내가 궁해서 돈을 좀 빌려야 될 것 같다고 합시다.
돈을 빌리는 게 좋은지, 안 빌리는 게 좋은지
어느 게 더 현명한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어요.
돈을 빌리고 싶으면 빌리고
빌리고 싶지 않으면 안 빌리면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돈을 빌렸으면 이자를 붙여서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갖고 싶어서 움켜쥐었으면
손을 데는 과보를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빌려서 쓸 때는 좋았는데,
이자를 쳐서 갚을 때는
힘들어하면서 후회를 한다는 겁니다.
한두 번은 잘 모를까 시행착오를 겪을 수가 있어요.
그럴 때 드는 비용이나 수고는 학습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못했다기보다는 연습하기 위해 낸 비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한번 빚을 갚아보니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음에는 좀 궁하더라도 돈을 빌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게 한두 번 경험해 보면서
다음에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내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는
선택에 좋고 나쁨이 있어서가 아니고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안 지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돈을 빌리고 싶은데 망설이는 이유는
이자를 붙여서 갚는 것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집착을 하면 됩니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누가 대신 책임을 져주지 않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고 살면 됩니다.
경제가 돌아가려면 소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대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기후 위기로 인한 위험을 감수하면 됩니다.
그런데 기후 위기를 겪어보니까
인류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기후 위기의 원인이 기온 상승이고,
기온 상승의 원인이 과다한 에너지 사용이라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잖아요.
그러니 기후 위기를 막는 길은
우리가 모두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질문자가 생각하기에
소비를 줄이면
경제가 안 돌아갈 것 같아 걱정된다면
지금처럼 소비를 계속하면 됩니다.
돈을 악착같이 벌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면
열심히 돈을 벌면 됩니다.
지금이라도 소비를 줄여서 좀 더 안전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소비를 많이 해서
결국 산소호흡기 끼고, 방화복 입고, 쓰레기 더미에서 살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른지에 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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