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찌민에 거주하는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시작해서 운전할 때,
회사 생활에서 회사 대표와 관계에서
그리고 여자 친구와 관계에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되게 많이 쌓이는데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을까요?//
머리 깎고 스님이 되면 되겠네요.
왜냐하면 부처님 가르침의 목표는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이거든요.
스님이 되면 회사를 안 다니니 사장님을 만날 일도 없고
연애를 안 하니 애인을 만날 일도 없고
출근을 안 해도 되니 운전할 일도 없으니까
모든 스트레스가 금방 해결이 되잖아요.
집을 떠나버리고, 직업을 버려버리고, 지위를 버려버리고, 재산을 버려버리면,
더 이상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겠죠.
그래서 첫 번째 길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겁니다.
이렇게까지는 못한다면 두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스트레스를 좀 줄이면서 스트레스 없는 경지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먼저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구해 봐야 합니다.
내가 지금 괴롭다면 자신에게 ‘왜 괴롭지?’ 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질문자는 회사 대표를 만나면 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
질문자는 시키는 일을 다 했어요, 못 했어요?
...
잘하려고 했지만 부족해서
사장이 질문자에게 부족하다고 하면
‘부족합니다’ 하면 되죠,
그게 스트레스 받을 일인가요?
못해놓고도 잘했다고 우기니까 스트레스를 받죠.
못해놓은 게 사실이잖아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누가 질문자에게 키가 크다고 하면 ‘큽니다’ 하면 되고,
키가 작다고 하면 ‘작습니다’ 하면 되는 것처럼
사장이 일을 부족하게 했다고 하면
‘맞습니다. 덜 했습니다’ 하고 얘기하면 되죠.
여자 친구한테는 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
여자들이 남자를 만날 때는 뭔가 바라는 게 있으니까 만나겠죠.
바라는 거 없이 왜 만나겠어요.
바라는 게 없으면 혼자 살지 뭐 하려고 남자를 만나겠어요.
바라는 것을 해 줄 수 있으면 만나고
해 줄 수 없으면 안 만나면 됩니다.
‘그 일은 나는 못 해주니까 다른 사람한테 가보라’ 하고 안내해 주면 되죠.
남녀가 만날 때는 서로 바라는 게 있어서 만나는 거예요.
질문자도 여자 친구 만날 때
여자 친구에게 바라는 것이 있잖아요.
서로 바라는 게 있으니까 만나는 거예요.
사업을 할 때도 자기에게 이득이 되니까
그 가게에 가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회사에서 사원을 모집할 때도
사원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려고 뽑을까요, 회사 이익을 많이 보려고 뽑을까요?
회사 이익을 많이 보려고 뽑잖아요.
그러면 직원이 입사할 때
회사에 이익되게 하려고 취직할까요, 자기 돈 벌려고 취직할까요?
자기 돈 벌려고 취직합니다.
자기가 이익 보려고 세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거예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계속 이익만 보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니까
떨어져 나가 버리겠죠.
어떤 거래나 친구 관계에서
내가 이익을 많이 보면 일시적으로는 좋지만
상대가 생각할 때는 자신한테 손해가 나기 때문에
나중에는 거래를 끊어 버립니다.
그러면 내가 이익을 못 보게 됩니다.
사장이 종업원을 채용하면
사장의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시키고 월급은 적게 주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종업원의 입장은 어떨까요?
일은 적게 하고 월급은 많이 받고 싶어 합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니라
원래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는 거예요.
집을 매매할 때 집을 파는 사람은
시세보다 비싸게 팔고 싶겠죠.
반대로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싸게 사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도둑놈 심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만약 지금껏 나열한 여러 가지 경우를 두고
도둑놈 심보라고 한다면
인간 자체가 다 도둑놈 심보예요.
나와 상반된 입장에 있는 사람을 욕할 게 아니라
적절하게 조절을 하면 됩니다.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기다려야 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비싸게 주고 사겠어요?
그런데 기다리면 비싸게 팔 가능성이 조금 있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급히 살 집이 필요해서
돈을 더 주고라도 살 사람이 생기는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을 비싸게 팔고 싶다면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못 팔 각오를 하고서라도 기다려야 합니다.
집을 싸게 사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이 진짜 급해서 막 헐값에라도 팔겠다는 사람이
가끔은 있기 마련입니다.
못 살 확률이 높지만 집을 싸게 사고 싶다면
그런 집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 집을 조금 빨리 팔고 싶다면
시세보다 약간 싸게 내놓으면 되고
집을 빨리 사고 싶다면 시세보다 조금 더 주면 돼요.
질문자가 어떤 여자를 너무 좋아하면
누가 을이 될까요?
질문자가 을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여자가 자꾸 좋아하고 따라온다면
그때는 내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떨어져도 그만이고 있어도 그만이면
내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상대를 더 좋아한다면
딱 무릎을 꿇고 을이 되어야 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갑질하면 상대가 가버립니다.
질문자는 여자 친구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니
지금 을이 되어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도 갑이 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자기가 을인 줄 알면
무조건 상대에게 맞춰줘야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관계를 이어갈 수 없어요.
여자 친구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해 줄 수 있으면 해주고, 해 줄 수 없으면 안 만나면 됩니다.
‘저는 그건 못 해주니까 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가십시오’
이렇게 안내해 주는 게 좋아요.
갑질하는 사람하고 계속 만나느니 빨리 손절하는 게 낫습니다.
그래야 나도 새로운 사람한테 투자를 할 수 있잖아요.
여러분은 내가 바라는 사람하고 결혼하면
횡재했다고 하는데
절대 횡재가 아니에요. 그게 바로 독이에요.
왜냐하면 죽을 때까지 내가 을로 살아야 하거든요.
결혼할 때 자기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좋아했다가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거예요.
남자가 인물도 괜찮고, 말도 잘하고, 친절하고, 돈도 잘 벌고 해서
혹해서 결혼을 했다고 칩니다.
사실 이런 결혼이 성사되기도 쉽지 않아요.
그런 남자는 다른 여자가 먼저 알아보고 얼른 채가니까요.
그런데 재수 좋게 결혼을 하면 횡재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런 남자는 결혼해도 다른 여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늙어 죽을 때까지 질투심에 잠 못 들고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자보고 나쁜 놈이라고 욕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큰 회사는 지분을 조금만 가지려고 해도 큰돈이 드니까
독점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독점을 하려면 작은 회사를 잡아야 합니다.
즉 아무 여자도 안 쳐다보는 남자를 잡으면
독점하기가 아주 쉬워요.
내가 보기에 괜찮은 남자면
다른 여자도 보고 괜찮다고 하고,
내가 보기에 괜찮은 여자라면
다른 남자도 보고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나 나나 괜찮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갑질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이런 것이 세상 이치라는 것을 알면
세상 사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괴롭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예를 들어
질문자의 능력이 월급 500만 원 받는 수준인데
200만 원을 주는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합시다.
그러면 회사에서 잘릴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법륜스님 법문 들으러 갑니다’ 하고 일찍 와버려도 됩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노동자라고 꼭 을이 되는 게 아니에요.
노동자여도 월급만 조금 적게 받으면 갑질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사실은 회사를 잘 운영하려면
일을 많이 시키고 월급을 조금 주려고 하지 말고
일을 적게 시키고
오히려 월급을 손해만 안 날 정도로 많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이직을 안 하겠죠.
그래서 근속이 오래된 사람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회사의 성과가 많이 나게 됩니다.
반대로 직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일을 많이 해주고 월급을 조금 받으면
사장이 그 직원을 자를 수가 없습니다.
회사를 나가겠다고 하면
사장이 월급도 올려주고 근무 시간도 조정해 줍니다.
그래서 직원이 갑질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직원이라고 을이고 사장이라고 갑이라고 정해진 게 아니에요.
남편이라고 갑이고 아내라고 을이 아니에요.
내가 계산상 조금 손해 볼 생각을 하면
어디서든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즉문즉설 강연을 할 때 늘 갑이 됩니다.
강연해 달라고 누가 부탁하더라도 갑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강사료를 안 받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에서 강연 요청이 와도
내 시간을 보고 갈지 안 갈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요.
만약에 제가 강사료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100만 원 받기로 하고 강연 약속을 잡았는데,
동시간대에 누가 500만 원 준다는 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게 취소하고 저리로 갈까?’ 이런 머리를 굴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머리가 복잡해지는 거예요.
그러면 그쪽에서 제시하는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강의를 할 때 돈을 받지 않으니까
내가 요구하는 경우는 있어도
상대의 요구는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손해만 조금 보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살 수 있어요.
여자 친구한테도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고
사장한테도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출근길에 운전할 때 스트레스 받는 것도
아침에 집에서 늦게 출발해서
회사에 빨리 가려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30분만 일찍 나오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요.
늦잠 자고 늦게 나와서 빨리 도착하려니까
길 막힌다고 스트레스 받는 겁니다.
미리미리 나오면 스트레스를 하나도 안 받습니다.
질문자는 스트레스 받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냐고 질문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어떻게 할 거예요?
계속 스트레스 받고 살 거예요?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길로 갈래요?
...
여러분들이 욕심낸다고
세상일이 욕심대로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욕심을 조금 덜 낸다고 굶어 죽을까요?
그것도 아니에요.
욕심을 조금만 줄이면
사실 아무 문제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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