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255

[법륜스님의 하루] 우주와 양자역학이 마음공부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2023.12.09.)

반야심경을 공부하면서 우주와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을 접했습니다. 그 내용이 신기하면서도 우주와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과 우리가 하고 있는 마음공부가 어떻게 관련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스님의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이 세상은 크게 물질세계, 생명세계, 정신세계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물질세계입니다. 공기나 흙 등이 모두 물질적 존재라고 할 수 있죠. 물질적 존재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정도의 지식으로도 상당 부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든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는 원자이고 원자들이 결합해서 분자가 되고 분자들이 다시 결합을 해서 물질이 됩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모든 물질은 신이 창조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19세기에 돌턴의 원자설이 나올 무렵만 ..

[법륜스님의 하루] 회화가 나도 늘 참습니다. 이러다가 울화병에 걸릴까요? (2023.12.08.)

저는 네팔에서 시집온 다문화 가족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착하게 자란 것 같습니다. 지금도 싸울 줄 모르고 상대방한테 큰소리를 칠 줄 몰라요. 항상 이해심이 많다 보니까 상대방이 저한테 나쁜 행동을 하면 '참자. 참으면 시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하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참아야 된다고 가정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제 친구들이 현재 제 모습을 보고, 기분 나쁘면 소리도 지르고 싸우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살아야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참고 살면 울화병에 걸린다고 하는데, 제가 제대로 살고 있는 게 맞나요? 아니면 친구들의 의견을 따라서 화가 나면 화도 내고 큰소리도 치고 살아야 되나요?// 화가 나면 참는 것보다는 화를 내는 게 더 나아요. 너무 많..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0. 자살 기도를 하려는 언니를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요?

2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저랑 언니 엄마 이렇게 세 모녀가 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 자매는 둘 다 우울 증세가 있습니다. 언니는 엄마를 원망하면서도 엄마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아직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살 기도를 하려는 언니를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요? 또 엄마는 이런 언니의 상태를 전혀 모르시는데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까요?// 네 병원에 가서 치료받도록 즉 진찰을 받도록 안내하면 안 되나요?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도 자살 충동을 느낀다면 의사하고 더 상담해서 약의 종류를 바꾸든지, 약의 양을 늘리든지 해야 합니다. 즉 현재의 치료가 약효가 딱 맞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네요. 병원을 조금 바꿔보든지 안 그러면 그 의사 선생에게 약을 먹고..

[법륜스님의 하루]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매일 일어납니다. (2023.12.07.)

저는 28살 사회 초년생입니다. 저는 직장에 취직해서 일한 지 8개월이 넘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지칩니다. 최근에는 회사에 가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그만둬야겠다고 말하고 싶고 집에 있을 때도 업무에 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라 괴롭습니다. 저의 삶에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라는 게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앞으로 정년이 될 때까지 원하지 않더라도 회사를 계속 다니며 살아야 할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관점을 바꾸어야 할까요?// 회사에서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합니까? 회사에서 하는 일이 육체적으로 매우 고된 일입니까? 매우 정교하게 해야..

[법륜스님의 하루] 따돌림받는 사람을 돕고 싶은데 눈치가 보입니다. (2023.12.06.)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 따돌림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따돌림을 받는 사람과 잘 지내는 편인데요, 그 사람을 매우 싫어하는 일부 동료들이 저에게도 그 사람을 고립시킬 것을 강요했습니다. 직장동료들은 그 사람이 매우 이기적이고 공동 업무에 협조하지 않기 때문에 싫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까지 그를 따돌리는 것은 제 마음이 편치 않아 계속 지내던 대로 그와 지내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직장동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제가 윤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 소신대로 행동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왕따를 강요한 동료에게 눈치가 많이 보입니다. 눈치를 안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은 이기적인 동료의 문제이거나 그 사람을 왕따시키는 다른 동료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행자는 이 괴로움이 나로부터..

[법륜스님의 하루] 아내와 어머니 사이가 나빠졌는데, 중간에서 어떡하죠? (2023.12.05.)

저는 아내와 아들, 딸이 있는 가장이고, 부모님이 계십니다. 최근에 아내와 어머니와의 관계가 많이 나빠졌습니다. 관계가 나빠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어머니가 형의 아들과 제 아이들을 비교하면서 아내가 아이들을 곱게 키워서 그렇다고 질책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상처를 받아서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에는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머니도 성격이 강하고 아내도 자기주장이 강해서 제가 중재하기도 어려워서 명절에 저만 가서 부모님을 뵙고 지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 생신 때마다 매년 돈을 보내드렸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저에게 ‘생일인데도 돈을 안 부치네’ 하고 문자를 보내와서 아내에게 확인하여 보내드렸습니다. 아내는 지금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그렇게 먼저 요청해야..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환경운동, 현실의 한계를 넘어

'아이들과 함께 텀블러 쓰기 등 여러 환경 실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바다가 오염되는데 작은 환경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어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현실적 한계들 우리가 농약이 잔류된 음식을 오랫동안 먹으면 암이나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지으면 좋죠. 근데 농사 짓는 입장에서는 유기질 비료를 만드는 게 어렵습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좀 받아도 유기질 비료는 화학비료보다 2배, 3배 값이 비싸요. 화학비료는 뿌리기도 쉽고 또 소출도 확실히 보장이 되죠. 장기적으로 보면 화학비료를 뿌리면 토양이 점점 산..

[법륜스님의 하루] 절을 하기가 싫을 때는 어떻게 해야죠? (2023.12.04.)

이번에 300배 절을 처음 해보면서 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기 싫은 마음을 살피면서 나를 점검하기도 하고 몸을 숙이면서 나를 점검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염주가 언제 다 돌아가나’ 하면서 갈수록 절하는 횟수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정토회에서 활동을 계속하려면 절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절하는 횟수에 연연하거나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올 때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질문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도 절을 하다가 힘들면 ‘언제 끝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별것 아닙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도 절을 하면 됩니다. 절을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기 싫어도 하고, 하고 싶어도 하고, 그냥 ..

[법륜스님의 하루]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2023.12.03.)

스님께서 제안해 주신 것에 대해서 저희의 의견을 하나씩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스님께서 제안해 주신 소비 상한제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적절한 수준의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심오한 포인트입니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 아주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신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과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개념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소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스님께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드립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실제로 진행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법륜스님의 하루] 11년째 연기하고 있지만 늘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두려워요. (2023.12.02.)

저는 11년째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하고 있는데 이 길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약해지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한 해 한 해를 버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연말이 되고 새해가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문득 ‘내년에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만약 이게 커리어의 끝이면 어떡하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들이 밀려옵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그런데 죽지 않는 이상 올해 연기 인생이 끝날 이유가 뭐가 있어요? ... 제가 연예계에서 일해 보지 않아서 속사정을 다 아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냥 제가 생각하는 대로 편하게 이야기할게요. 10대나 20대 신인 배우가 활동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외모에 비중을 많이 두는 것 같아요. 우리가 신인이 등장했다고 하면서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을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누구든 상관없이 항의합니다

저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 좀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생각이 들면 관리자든지 상관없이 따지며 항의합니다. 그래서 늘 관리자와 관계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집 식구들과도 관계가 좋지 못합니다.// 네 괜찮아요. 뭐 그냥 사세요? 생긴 대로. 지금 바로 나이가, 직장생활을 30년 했으면 나이가 50대 후반, 중반이에요? 근데 60이 다 됐는데 그 성질을 어디 고치겠어요? 그냥 생기는 대로 사세요. 내가 보기에 큰 문제 안 돼요. 왜 그러냐 하면 그 성질을 갖고 30년을 직장 다녔다는 거는 좀 성질이 남이 볼 때 좀 급하다든지, 성질이 못됐다든지 이런 소리는 들어도 뭐 그래도 데리고 같이 다 일할 만하니까 안 했겠어요 좀 시끄럽긴 시끄럽지만은 그래도 살만하니까 했지 그게 진짜 심했으면 직장생활을 못 하거든요..

[법륜스님의 하루] 무속인의 말을 듣고 시댁에서 결혼을 반대합니다. (2023.12.01.)

저는 아이가 있는 남자와 5년째 같이 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제 고민은 예비 시아버님입니다. 남편의 고모할머니께서 유명한 무속인이라고 합니다. 그분은 남편이 처음 결혼할 때도 전처와 결국 이혼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아버님은 그분을 굉장히 신뢰합니다. 그분은 저를 아직 보지도 않고 저와 결혼하면 이혼할 것이라는 말씀을 또 하셨습니다. 그래서 시아버님은 저와의 결혼을 계속 반대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시아버님의 속상한 마음을 헤아려 5년을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어서 더 이상 결혼을 미룰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리니 이번에 무속인이 3개월 만에 또 다른 여자가 생겨서 이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법륜스님의 하루] 바쁠 때는 쉬고 싶고, 쉴 때는 불안합니다. (2023.11.30.)

저는 평소에 많은 일을 하고 싶어서 상당히 많은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주말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막상 주말에 쉬게 되면 불안합니다. 쉬고 있으면 ‘내가 이래서 뭐가 되려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요?// 대부분 사람들이 질문자와 비슷합니다. 목장에 있는 소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소가 풀을 뜯을 때 풀을 뜯기 싫어하거나 게으름을 피우면서 풀을 뜯습니까? 아니면 그냥 꾸준히 풀을 뜯습니까? 소가 바쁘게 서둘러서 풀을 뜯습니까? 아니면 천천히 풀을 뜯습니까?” 소는 서두르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한가하되 꾸준히 풀을 뜯습니다. 소가 배불러서 누워있다고 심심해합니까?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밥 먹고 똥 누고 잠자..

[법륜스님의 하루]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 있나요. (2023.11.29.)

저는 스님의 법문 중에서 ‘나를 괴롭히러 찾아오는 인연은 없다’라는 말씀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가끔 사회면 뉴스의 사건 사고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서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학대로 목숨을 잃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등산하다가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큰 변을 당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올여름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만들어 냈던 교사 자살 사건 등 사회면에 실리는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할 때면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더 나아가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악연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인연들조차 나를 괴롭히려고 찾아온 인연이 아닌 걸까요?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라는 것이 정말 있는 게 아닐까요?// 두 사람이 만나서 나에게 이득이 있으면 이름하여 ‘좋은 인연’이라 부르는 것..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9.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지쳤습니다

저는 28살 사회 초년생입니다. 회사를 다니는 게 매우 괴롭고 힘이 듭니다. 일한 지 8개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많이 지치기도 했습니다. 제 삶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이 회사라는 게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회사의 근무시간이 하루에 12시간이 된다든지 그렇습니까? 8시간만 근무합니까? 그러면 회사에서 하는 일이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고된 일입니까? 그럼 엄청나게 애를 써야 할 어떤 정교한 일이라서 집중하기가 힘든 그런 일입니까? 근데 뭐가 힘들어요? 처음 하는데 왜 힘이 들어요? 자기는 여행을 맨날 같은 곳에 갈 거예요? 처음 가는 데 가보고 싶어요? 근데 왜 그거는 힘이 안 들어요? 처음 하는데. 일은 왜 즐겁게 하면 안 돼요? 자기는 그럼 평생 한 사람만 만날래요? 여러 사람 만나볼..

[법륜스님의 하루] 스트레스 주는 인간관계는 끊어 버립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요? (2023.11.28.)

해외 생활을 오래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해외 생활도 힘들어 죽겠는데 인간관계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나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을 끊어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끊어낸 관계에 대한 미련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를 돌아보니 새로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노력을 안 하고 있더라고요. 사람의 생각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내가 나 자신도 이해를 못 하는데 남을 어떻게 이해하나?’ 하는 생각으로 살다가 언제부터인가 ‘내가 남을 왜 이해해야 하지? 그냥 끊어내야지’ 하고 살아요. 갈등을 적당히 해결하면서 살아야 인간관계가 유지될 텐데 이제는 그런 노력조차 안 하고 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고 싶습니다// 질문자가 좋을 대로 하고..

[법륜스님의 하루] 강아지가 죽어서 너무 슬퍼요. (2023.11.27.)

지난 8월 초에 사랑하는 반려견을 하늘로 떠나보냈습니다. 특히 어머니는 자식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셨습니다. 한 사찰의 지장전에 반려견 영가등도 달아주고 천도재도 지냈습니다. 저는 읽기만 해도 공덕이 된다고 알고 있는 금강경을 독경하고 있습니다. 축생에게도 부처님의 경전을 들려주면 좋다는 말을 듣고 금강경을 독송하기도 했었고 제가 없을 때는 어머니께서 우리말 금강경을 하루 종일 틀어놓으시며 반려견에게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지금도 어머니는 반려견 묻은 곳을 찾아가실 때마다 금강경을 틀어주십니다. 예전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어떤 개구리가 우연히 부처님 법문을 듣고 너무 좋아하다가 그만 밟혀 죽었는데 죽자마자 하늘 세계에 태어났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반려견이 ..

[법륜스님의 하루] 왜 누구는 부자로 태어나고, 누구는 가난하게 태어납니까? (2023.11.26.)

어떤 사람은 가난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부자로 태어납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해서 부자로 태어나는 건가요? 전생에 나쁜 일을 많이 해서 가난한 건가요? 이에 대해 불교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스리랑카에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한국에 태어났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스리랑카에 태어났을 뿐이고, 그냥 한국에 태어났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부잣집에 태어나고 전생에 복을 못 지어서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배계급의 지배 논리입니다. 남자가 여자를 지배하기 위해서 만든 논리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으면 남자가 되고, 복을 못 지으면 여자가 된..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암 투병 중입니다. (2023.11.25.)

남편이 암투병 중입니다. 투병 생활을 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5개월이 지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적응이 되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니까 평상시의 가벼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남편이 다시 검사를 받고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으니 마음이 또 가라앉게 됩니다.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의문도 듭니다. 이 일을 해결하고 나면 다른 일로 괴로워하고 그 일을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일로 괴로워할 것을 생각하니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남편을 간병해야 하는데 정토회 활동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도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람이 죽거나, 병이 나서 죽을 위기에 처해 있거..

[법륜스님의 하루] 돌아가신 할머니가 꿈에 나왔는데 무슨 의미일까요? (2023.11.24)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꿈에 나오셨습니다. 꿈에서 안색이 안 좋으셨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꿈에서 할머니가 저한테 무슨 말씀을 하셔서 분명 기억에 남았는데 그날 오후에 다 잊어버렸습니다. 지금 학생인 제 신분에 맞게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할머니 꿈이어서 그런지 마음에 걸립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상님이 꿈에 나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학생은 아직 수행자가 아니죠? 만약 수행자라면 '꿈이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꿈이라는 건 실제가 아니라는 얘기이지 않습니까? ‘꿈이 너무 생생해서 마치 실제 같았지만 그래도 꿈이었구나'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영화 한 편 보면서 '저건 영화이지' 하듯이요. 영화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게 실제인 양 막 울었다가 영..

[법륜스님의 하루] 통일은 고사하고 전쟁이 걱정되는 지금,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하나요? (2023.11.23.)

북한 이탈 주민인 친구가 ‘곧 전쟁이 일어나는데 그곳은 한반도가 될 것이다’ 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야반도주하듯 이민을 갔습니다. 저도 북한 이탈 주민인데요. 사실 처음 한국에 올 때는 통일이 곧 될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확신과 희망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우울증과 트라우마로 정신적 고통도 겪고 있습니다. 저는 ‘통일’이라는 단어만 봐도 울컥합니다. 그런데 통일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아서 암담합니다. 통일이 안 되면 고향으로 영영 돌아갈 수도 없고 부모 형제를 만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행복을 찾아 나가야 될까요? 정전 협정 이후 지난 70년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1960년대에는 전쟁이 끝난 지 얼마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8. 어떻게 스님은 질문에 바로바로 지혜롭게 답변하세요?

스님의 지혜로움 그리고 어떻게 이러한 생각과 답변이 그때마다 바로바로 가능하신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전 아무 생각도 안 해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하고 그냥 그 사람들 형편 들어보고 거기에 따라서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네모난 통을 두고 원통을 두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원같이 생겼네요.’ 그러면 ‘어 그래 근데 내가 옆에서 보니까 네모같이 생겼는데’ ‘어디요? 옆에서 보더니 네모같이 생겼네요.’ 이런 식으로 위만 보고 얘기하면 아래도 보라고 얘기하고 옆만 보고 얘기하면 이쪽도 보라고 얘기하고 앞만 보고 얘기하면 뒤도 한번 보자 이렇게 그냥 대화를 끌고 가는 것밖에 없지 내가 뭐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습니다. 저는 뭐 결혼을 하든지 안 하든지, 애를 낳든지 안 낳든지 그런 거에 대해서 ..

[법륜스님의 하루]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2023.11.22.)

전 최근에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40대 초반에 이석증을 진단받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고 제 경우는 열 명 중에 한두 명밖에 안 되는 사례로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이 온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10년 뒤에 치매가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석증 진단을 받은 후 제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지인들은 제가 굉장히 바쁘게 일하고 부지런하다고 평가해 주었고 남편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많이 벌이는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인간관계가 아주 제한적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으면서 모범이 되려면 내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하다가 작년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까지..

[법륜스님의 하루] 돈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싶은데 노후 준비가 걱정입니다. (2023.11.21.)

스님의 책 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먹고사는 문제는 탁 내려놓아야 하며 그것이 수행자의 기본이라는 말씀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문제를 탁 놓아버리는 것이 잘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돈 버는 일에 급급해서 돈만 벌고 살았는데 지금은 먹고살 만큼만 벌면서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TV나 유튜브를 통해서 먹고사는 게 너무 힘들고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나도 노후 준비를 해 놓지 않으면 비참한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생깁니다. 노후 준비를 하려면 대체 얼마를 모아 놓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막연한 불안함이 있습니다. 돈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하면 놓을 수 있을까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됩..

[법륜스님의 하루] 사회 변화를 이야기하면 내가 힘들어서 여유가 없다고 하는데, 어떡하죠? (2023.11.20.)

행복학교 마음편 4강을 수료하게 되면 관계 편을 수강하게 됩니다. 관계편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북한 문제, 환경 문제, 빈곤퇴치 문제를 배우게 되는데 참가자 중 한 분이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들고 복잡한데 북한 문제는 생각할 여유도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행복학교 프로그램이 마음편 4강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학교 마음편을 4강으로만 편성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북한 문제를 꺼내면 북한을 싫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해?’ 하며 불편해합니다. 그런데 행복학교에서 배우는 핵심 내용은 북한 이야기를 하느냐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싫어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거부하는 그 마음을 바로 과제로 삼는 것이 행복학교에서 배우는 핵심 내용이에요.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모두가 엄마의 사후 재산 상속을 노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96세인데 비해 나이에 비해 너무 정정해서 아버지와 전처 자식, 의붓 삼남매, 저희 남매 모두가 엄마 사후 재산 상속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것도 행복한 고민이에요. 자기는 지금 굉장히 울면서 얘기하지마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다 행복한 고민이예요, 왜 그러냐 하면 부모가 재산이 있잖아요. 없는 사람은 이런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렇죠 있어서 이게 고민이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행복한 고민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울어가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웃어가면서 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다 먼저 이런 말씀을 드리고요 동생만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나도 지금 욕심을 내서 욕심과 욕심이 부딪쳐서 지금 싸우는 거지 뭐 동생이 괘씸하다 이런 말하는 얘기를 들으면 제가 이렇게 좀 웃어지네요. 동생은..

[법륜스님의 하루] 이직과 퇴사를 결심할 때마다 망설임이 생깁니다. (2023.11.19.)

현재 직업과 이직에 관한 질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직장에서는 최대한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일이 짜증 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아요. 하기 싫고, 이 일이 제 커리어를 쌓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결심하면 '큰 차이가 뭐가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또 퇴사를 결심할 때마다 회사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하는데 욕심을 부려서 괴로운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나 동료들에게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그들이 저에게 ..

[법륜스님의 하루] 말이 늦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3.11.18.)

저는 다섯 자녀가 있는데요, 첫째는 스물여덟 살이고, 막내가 네 살입니다. 지금 막내를 집에서 가정 양육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 양육을 하는 이유는 남편이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계속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위에 네 아이는 정상적으로 발달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막내는 말이 늦는 편이라서 남편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을 때 어린이집을 보내자고 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린이집에 가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지금이라도 어린이집에 가면 말을 더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또 제가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도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습니다. 아이가 말이 늦다는 이유로 계속 가정 양육을 해야 하는 걸까요?// 인구 절벽..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의 건강이 나빠져서 가족의 생계가 걱정입니다. (2023.11.17.)

저는 50대 주부이고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가족들을 도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몇 주 전에 신랑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될까하는 두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는 했지만 이 일을 겪으면서 이제는 내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제가 어떻게 하면 잘 이겨나갈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가요?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혹시 직장을 못 다니면 어떡하나 나 혼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 건가 이런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가요?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5. 6년째 남편과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남편은 업무가 살인적으로 많고 매일 야근 주말 출근 남편을 배려하기 위해 신생아를 데리고 끝방으로 가서 각방을 쓰기 시작 대화는 없고 다툼은 많아지는 위기의 부부 남편은 우리 집 하숙생으로 본인은 불편한 게 없어서 현 상태에 대한 개선의 의지는 없다 합니다// 자기가 자기 인생을 결정해야죠. 자기가 내 인생을 내 인생은 뭐 부모도 대신할 수 없고 남편도 대신할 수 없고 자식도 대신할 수가 없거든요.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 첫째, 내가 여성으로서, 결혼을 한 여성으로서 부부 관계 없이 내가 사는 게 큰 문제가 없다 이렇다면 저는 굳이 이혼할 필요가 없다, 아기 클 때까지. 그냥 허수아비 같은 남편이라도 하숙생 남편이라도 애가 학교 가면 아빠가 있다 그러고, 아빠가 공무원이라 그러고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