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슬기로운 이민 생활, 차별을 대하는 법

Buddhastudy 2024. 5. 2. 19:53

 

 

미국에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학교에서는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담당 교수가 미국인 학생을 편애해서 저에게는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사회에서도 이방인인 저를 다르게 대하는 것을 보면 위축됩니다.

미국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인간 사회에서 완전한 평등은 쉽지 않아

 

옛날에 계모가 새로 들어오면

콩쥐팥쥐 이야기처럼 차별이 있습니다.

 

옛날처럼 그렇게 심하게는 안 하지만

요즘도 아무래도 동등하게 대우하기는 어렵습니다.

동등하게 대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다수는

똑같이 대우하기는 어렵습니다.

80~90% 정도 너무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동등하게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옛날에 인종차별을 합리화했습니다.

지금은 인종차별을 없애고 평등하게 대하자고 해도

우리가 같은 한국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일본 사람 만나면 약간 꺼려지고

중국 사람 만나도 약간 꺼려지죠. 같은 동양인인데도.

 

그런 것처럼 백인들은 지난 100 ~ 300년의 역사에서

유색인종을 약간 차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도 지난 몇백 년의 역사 속에

일본 사람을 좀 싫어하고 중국 사람을 싫어하고

그래서 "왜놈, 떼놈" 이렇게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까.

일본 사람도 우리를 "조센징"이라 불렀죠.

이런 것은 감정이거든요.

 

그럼 지금 우리가 일본에 가서 살면

그런 차별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상담을 해보면 일본 사람도 한국에서 살면

한일 관계가 나빠질 때마다

애들도 학교 가서 위축되고 (차별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종까지 다르고 거기다가

유색인종을 종으로 부리던 문화의 전통 위에

지금 생각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감정적으로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잘 안될 수가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니면 제재가 어려워

 

그러니까 그것이 법에 저촉될 만큼 차별이 심하냐?

시험을 못 치게 한다든지, 학생을 안 받는다든지

이러면 법에 저촉이 되니까

미국 법원에 제소하면 개선이 되겠죠.

 

그런데 모욕적으로

"유색인종이다" 이렇게 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가르치는데 빵 하나 더 주거나 덜 주는 것은

개인적인 대응에 해당하는 거예요.

 

그런 것을 갖고 질문자가 문제 삼는다면

이민을 안 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살아야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이민을 가게 되면

10 ~ 20% 정도의 차별은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요.

 

완전히 모욕적으로

-길거리에서 유색인종이라고 욕을 한다든지

-동양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든지

-수업 중에 질문하면 너는 동양인이니까 묻지 말라든지

이런 정도로 한다면

교수 자질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그 정도는 제가 볼 때는

그 교수가 어떻게 100% 부처님처럼 그렇게 되겠습니까?

그도 인간이잖아요.

 

 

--미국에서 유핵 인종 거부가 심해지는 이유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는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대한

거부 반응이 최근에 더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자기들이 미국 땅의 주인이었는데

최근 들어, 특히 동양인들이

IT 같은 중요한 직종에 많이 들어가고

정치적으로도 성장하면서

하버드 같은 좋은 대학을 다 휩쓸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에 대한 저항심이 생기는 거죠.

 

우리 입장에서는 평등했으면 좋겠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성적으로 공식적으로는 평등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거부 반응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적으로는 좀 차별하는 그런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마음껏 드러내놓고 하고 싶은 그런 충동이 있습니다.

워낙 심리와 이성 판단 사이에 갭(차이)이 있으니까요.

 

트럼프가 이렇게 지금 지지를 받는 것도

단순히 백인 남성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종적인 평등성

즉 백인 젊은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냐 하면

백인이라는 것 자체가

마치 인종(차별)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고 느끼는 거예요.

 

요즘 한국의 20대 남자들이 보수화되는 것도

남자라는 이유로

성추행의 잠재적 범죄인 취급을 받는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저항이 따르게 됩니다.

 

 

--정서나 관습에 따른 거부감은 이해할 수 있어야

 

내년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이 더 어렵게 될 거예요.

거기서도 더 까다롭고.

그러니까 그것을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보고요.

 

저는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개선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어느 정도는

그런 노골적이지 않은

그냥 인간의 일반 정서적인 차별은

그냥 수용해야 합니다.

 

오늘 저도 우리 생활에 남녀 평등하다고 하지만

자연적으로 밥을 먹을 때 보면

여성들이 주로 상을 차리고, 끝나면 설거지를 하고

남자들은 그때 차 마시고 좀 노닥거리죠.

 

그것만 보면 확실하게 아직 차별이 많잖아요.

그런데 또 바깥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남자 일이라고 여자들은 안하잖아요.

남자들이 가서 허드렛 일을 하게 되잖습니까.

 

그런데 인간이 살아오면서 (계속된)

그 오랜 습관이 지금 개선돼 가고 있지만

그것이 한꺼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확실하게 차별을 해서

학교를 못 오게 하거나 하면 문제지만

이런 관습의 문제를 갖고 시비를 하면 같이 살 수가 없어요.

 

 

--약점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

 

그런 정도라면

내가 여기서 한 20점 마이너스 정도는 감안하고 산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똑같이 대우받겠다고 하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낫지, 미국에 살면 안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차별이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오든지

안 그러면 그런 정도는 감안하고

내가 여기서 20점을 더 노력하고 더 뛰어난 성적으로

그것(차별)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교수한테 너무 매달리지 말고.

 

그렇게 자기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