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꾸준히 정진해야 하는 이유. (2023.04.21.)

Buddhastudy 2024. 4. 30. 20:29

 

 

부처님께서는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모든 까르마는 형성된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형성된 것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뜻인데,

단순히 마음먹는다고 해서 내가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만 먹어서 변할 수 있다면, 왜 옛사람들이 천성이라고 했겠어요?

 

천성은 바꾸기 매우 어렵습니다.

변화가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불가능하다고 하면 인생의 희망이 사라져요.

 

그런데 쉽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바뀌지 않을 때 좌절을 합니다.

실제로 나를 바꾸려고 해 보면 작은 습관 하나 바꾸기도 어려워요.

변화는 어렵지만 가능하다이것이 사실입니다.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히 정진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행에 대해서도 욕심을 내요.

조금 노력해 놓고 크게 변하기를 바랍니다.

잘 안 되면 쉽게 포기해 버려요.

부처님께서는 출가 후 51년을 정진하고 열반에 드시기 전에

이렇게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세상은 덧없다.

부지런히 정진하라.

마치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여기서 세상은 덧없다라는 말이 세상이 허무하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덧없다무상(無常)’을 번역한 것입니다.

세상은 늘 끊임없이 변하니

부지런히 정진해서 변화의 주인공이 되어라.’ 이런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행하는 거예요.

 

수행을 한다고 해서 내가 금방 바뀌지도 않지만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성인이 돼서 형성된 습관은 꾸준히 깊게 수행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 형성된 성격은

보통 수행을 해서는 잘 변하지 않아요.

어릴 때 형성된 것은 마치 바위에 글이 새겨지듯

마음에 깊이 새겨져서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행의 목표는 그것마저도 지우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

'아이고, 저 사람 성격이니까

그 정도는 이해하고 감내하자'라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처럼 나에 대해서도 변화를 추구하되

현재의 나를 인정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주위에서 비난을 하면

죄송합니다. 제 성질이 그렇습니다하고 받아들이면 돼요.

그러면 내 성질에 문제가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변화하기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부처님께서는

쉽게 포기하지도 말고 너무 서두르지도 말라.

다만 꾸준히 정진하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백일기도를 하고, 천일기도를 하고, 만일기도를 하는 거예요.

 

이번 입재식에서는 기존에 입재했던 분들도

첫 마음으로 돌아가서 정진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수행이 잘 안 된다고 좌절하지 말고

된다고 교만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되고 안 되고는 수행의 과정 중에 늘 있는 일입니다.

 

농구선수가 연습을 할 때

공이 골대에 들어가도 받아서 던지고

안 들어가도 받아서 또 던지잖아요.

하루에 1시간씩 연습을 할 때 중요한 건

오늘 얼마나 골을 넣었느냐가 아닙니다.

매일 연습을 할수록 들어갈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입니다.

 

오늘 정진을 하고 싶고 안 하고 싶고, 수행이 잘 되고 안 되고

이런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해진 것을 꾸준히 해나가면

사로잡힘이 적어지고, 괴로움이 줄어들고, 속박에서 점점 벗어날 수 있어요.

어느 순간에 확 깨달을 거라는 환상을 갖지 마세요.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비약적 도약을 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다가도 어느 순간

', 아무것도 아니네', '미워할 이유가 없네'라고

자각이 일어날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또 내가 다 깨달았다는 환상을 갖지도 말아야 합니다.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육체적으로 조금 고단해도 괴로움은 많이 줄어듭니다.

또 마음이 날 때는 엄청 열심히 하다가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 놓아버리는 식의 감정기복도 줄어듭니다.

 

나도 모르게 성질이 튀어나와서

다른 사람이 문제제기를 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부족합니다라고 하면 돼요.

그러면 나에게 아직 문제가 있어도

타인과 관계를 잘 맺고

세상을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으면 물질에 대한 집착도 저절로 줄어듭니다.

여러분이 물건에 집착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집착하게 되는 이유는

마음이 허전하기 때문이에요.

마음이 충만하면

누가 출세했다’ ‘누가 부자가 됐다라고 해도

질투하지 않고, 부럽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잘 됐네. 좋은 일 많이 해라하고 축하해 줄 수 있어요.

 

수행자는 자신이 자기 인생의 주인인 사람

타인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앞서 수행담을 발표하신 분은

자기의 한계가 있는 가운데서도

절을 놓치지 않고, 봉사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 왔습니다.

 

여러분은 수행을 하다가 원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면

왜 내가 기도하고 정진하는데 재앙이 닥칠까?’ 하고 좌절해요.

그러나 외부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다만 꾸준히 정진해야 해요.

 

환경이 바뀌지 않아도

나는 상관이 없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정진하다 보면

환경이 조금씩 좋게 변합니다.

 

이때 환경이 조금 좋아졌다고

영험이다, 가피다이렇게 생각하면 재앙이 다시 닥칩니다.

왜냐하면 좋음에 집착하면

바뀌는 속도가 더디거나 조금만 나빠져도

금방 좌절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수행해 봐야 소용없네하고 포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기뻐해서는 안 됩니다.

, 어떤 탓을 해서는 안 돼요.

환경이 변하든 안 변하든

나는 다만 꾸준히 수행할 뿐입니다.

그래야 숨이 멎는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수행자로 살아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