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즉문즉설] 제87회 아이가 저를 닮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듭니다

Buddhastudy 2012. 11. 2. 04:08
출처 YouTube

 

자식이 엄마를 닮는 건 당연한 거요. 애들이 보는 앞에서 찬물도 못 마신다. 이런 얘기 있지 않습니까? 그죠? 아이의 특징은 따라 배우기입니다. 어떻게 하라고 만 번 가르쳐도 안 되고, 그냥 자기 눈에 보고 귀에 듣는 대로 따라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태어나면 일본 말 따라 해서 일본사람이 되고, 한국에서 태어나면 한국말 따라 해서 한국 사람이 되고, 경상도 사람은 사투리 따라 해서 사투리 쓰고. 이렇게 되는 거요.

 

집안에서 매운 거 먹으면 따라 먹어서 어때요? 매운 거 좋아하고, 음식이 짠 집에서 자라면 그거 따라 배워서 짠 거 좋아하고, 엄마아빠 성질 잘 내면 따라 배워서 나중에 성질 잘 내고. 그러니까 우리가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걸 마음에 안 든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 ‘아이고, 나 때문에 애가 저리됐구나. 나를 따라 배워서 저리됐구나.’ 그래서 아이를 볼 때마다 내가 참회를 해야 돼. 아이한테 참회하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참회해야 된다.

 

아이고 내가 성질을 많이 냈구나.’ ‘아이고 내가 성질이 급하구나.’ ‘내가 잔소리가 많구나.’ ‘내가 화를 잘 내구나.’ 이렇게 아이를 보면서 자기를 돌이켜보는 거울로 삼아라. 이 얘기요.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해서 아이가 저렇게 됐다는 거 후회해서 하면 도움이 안 됩니다. 그게 나니까. 그러니까 이것을 알아차리고 뉘우쳐 참회를 하게 되면 어떠냐? 첫째 내가 바뀝니다. 내가 바뀌면 두 번째 아이도 바뀌는데, 이런 것 따라 배울 때보다 좋은 점 따라 배우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립니다.

 

그 이유는 애가 컸기 때문에 그래요. 애가 나쁜 건 빨리 따라 배우고 좋은 건 늦게 따라 배우고 이래서 생긴 게 아니고. 어릴 때는 빨라 따라 배우고 나이가 점점점점 들면 따라 배우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어릴 때는 공부가 쉽고, 나이 들면 공부가 안되는 거요. 배우기가 어려워져요. 그래서 이것은 참회할 일이다. 후회할 일도 아니고, 인내할 일도 아니고, 아이를 보면서 나를 알고. 그리고 나의 어리석음을 참회해 나간다. 그렇게 하시면 이 문제는 풀어진다. 이런 얘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