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124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31(월) '섣달 그믐밤…그 쓸쓸함에 대하여 논하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섣달 그믐밤이 되면 쓸쓸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논하라.” -1616년 ‘증광회사’에서 광해군이 낸 책문 과거시험에서 임금이 출제하는 마지막 문제 1616년 갓 마흔을 넘긴 광해군은 선비들에게 ‘책문’하였습니다. 섣달 그믐이란...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27(목) '배우란 무엇인가…정치인이란 무엇인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배우 메릴 스트립은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위해서 매우 긴 수상소감을 준비했습니다. 고마운 이름들을 나열하거나 자신의 커리어를 말하고자 함은 아니었죠. 그는 ‘배우란 무엇인가’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배우의 유일한 일은 우리와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26(수) '이건 기네스북 감이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55년 아일랜드의 한 맥주회사가 처음 출간한 책의 이름은 바로 ‘기네스북’이었습니다. 이 양조회사의 사장은 새 사냥을 하다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작은 그러하였으나 각종 기록은 분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25(화)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느새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영화가 되어버린 ‘러브 액츄얼리’의 첫 장면은 ‘공항’에서 시작합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기다리고 엇갈리고, 웃음 짓거나, 놀라거나, 눈물을 흘리는 장소... 각자의 이야기는 마치 크리스마스 마법처럼 공항에..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24(월) '우리 신문도 그날은 출판 아니할 터이요' [김어준 생각] 12.11(화) 제주 영리 병원 첫 단추에 불과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 신문도 그날은 출판 아니할 터이요, 28일에 다시 출판할 터이니 그리들 아시오.” 1897년 12월 23일 자 ‘독립신문’에 실린 공고문입니다. “세계 만국이 1년 중 제일가는 명절로 여기며 온종일 쉰다”던 그 날은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지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20(목) '지상의 방 한 칸'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8세기 실학자 이중환은 현지답사를 기초로 한 인문 지리서를 폈습니다. 택리지. 이 책의 다른 이름은 ‘사대부가거처’였다고 하니까, 택리지란 ‘사대부가 거처할 만한 곳’을 택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책입니다. “당신이 현재의 직업이나 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9(수) '선아의 안전모'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스물아홉 살 취업준비생 ‘선아’의 이야기,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의 주인공입니다. 그는 매일같이 이력서를 쓰고, 낙방하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삶을 꾸려나가는 청년입니다. “세상은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선아는 가진 게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8(화) 'SKY 캐슬…하늘 위의 허망한 성'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렇게 맞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석히 / 쇼트트랙 국가대표 1등만이 대접받는 스포츠의 세계. 그 1등을 위해서 묵인되는 체벌문화를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마는, 수면 위로 드러난 체벌은 상상했던 이야기보다 더 듣..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7(월) '라면의 정치경제학'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63년의 초가을 사람들의 화젯거리는 처음 보는, 그래서 생소한 먹을거리였습니다. 바로 ‘라면’ 운이 좋았는지 어땠는지 그 생소한 식품이 처음으로 나온 바로 그날 저희 집 식구들도 둘러앉아 후후 불어가며 마치 새로운 문명을 접한 이방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3(목)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도시는 온통 그를 향해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모두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그를 보고 싶어 했으며 한밤에도 횃불이 밝혀진 철창을 찾아가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의 앙상한 갈비뼈는 숨을 들이쉴 때마다 더욱 도드라져 보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2(수) “당신의 지구만 납작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구는 납작하다. 눈앞에 놓여있는 진실이다.” 이것은 그의 신념이었습니다. 미국의 NBA 스타, 카이리 어빙. 물론 개인의 신념이니 누가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구는 평평하다.” -카이리 어빙/ 팟캐스트 ‘로드 트리핑’ 인터뷰 중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1(화) "해 저문 양화대교…택시는 달립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자이언티 <양와대교>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왔던 가수 자이언티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빠른 비트도 자극적인 가사도 담기지 않았던 이곡 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10(월) '내로남불'은 나의 창작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얼핏 사자성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자성어는 아닌 이 말의 원작자는 누구일까... “내가 창작한 말이다.” 주인공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었습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 직후에 당시 여당인 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5(수) '악당 전문 변호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는 뛰어난 수완을 가진 변호인이었습니다. 2차 대전 당시에 나치 게슈타포의 책임자이자 1만 4000명을 학살한 ‘리옹의 도살자’ 클라우스 바르비를 변호했고, 캄보디아 킬링필드 학살의 주모자인 키우 삼판의 무고함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2.3(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기원전 1700년경에 바빌론을 통치한 함무라비 왕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커다란 돌 위에 설형문자로 법전을 새겼습니다. 196조 \ 눈을 쳐서 빠지게 하였으면, 그의 눈을 197조 \ 뼈를 부러뜨렸으면, 그의 뼈를 200조 \ 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8(수) 거악의 은신처는 어둠이 아니라 빛입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보신탕, 개소주, 토룡탕, 뱀집... 1982년 서울시는 이러한 상호를 가진 식당의 대로변 영업을 금지했습니다. 무허가 간판과 광고물은 물론이고 노점상도 철거 및 금지의 대상이 됐습니다. 서울의 봄을 밟고 일어선 새로운 군사정권은 세상을 깨끗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7(화) ′그들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버스는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버스노선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매일 아침 4시 정각, 구로동에서 출발해서 개포동까지 가는 6411번 버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사람이 탑니다. 새벽 5시 반까지 출근하는 강남 빌딩의 청소 아주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6(월) "세상은 삐삐의 시대에서 멈췄어야 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자칫 손을 베일 수도 있을 것만 같은 얇은 선과 면들은... 서로를 지지하고, 무게를 나누어서 감당하면서 한층 한층 높이 올라갑니다. 서양의 오래된 놀이 중의 하나인 A house of cards. 손끝의 작은 떨림 하나에도 온 신경을 집중해서 하는 카드로 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2(목) '혼돈주 제조비법'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에 소주 한 사발을 부어서 앙금이 가라앉은 뒤에 마신다.” 1837년, 술 담그는 비법을 담은 책, 양주방에 등장하는 ‘혼돈주’ 제조 비법입니다. 혼돈주란 막걸리와 소주를 섞은 조선 시대 폭탄주 격이 되겠지요. 더구나 당시 소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1(수) ′V′…′있을 수 없는 일이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985년 한국에서 방영된 전설의 외화 시리즈 ‘V' 지금 봐도 카리스마 넘치고 매력적인 주인공 다이애나는 실은 지구를 침공해온 외계인이었습니다. 얼굴을 한 꺼풀 벗기면 드러나는 파충류의 피부와 쥐를 한입에 집어삼키는 장면은 너무나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20(화)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길바닥에 내쳐지고 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는 사심이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내 환자들이 숨을 거둘 때 살이 베어나가듯 쓰렸고 보호자들의 울음은 귓가에 잔향처럼 남았다. 나는 내 손끝에서 죽어간 환자들의 수를 머릿속으로 헤아리는 짓을 그만두었다. -이국종 <골든 아워> 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15(목) "내 마음이 불편하면 네 아이가 불편하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냥 참을 걸 왜 그랬을까” 하던 일을 팽개치고 유치원으로 달려가던 학부모는 생각했습니다. ‘당신네 아이가 유치원 복도에 며칠째 서 있더라’는 다른 학부모의 이른바 제보 전화를 받은 직후였습니다. “방화 후에 학습비 책정이 이상합..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14(수) '째깍째깍…오늘도 시계는 간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던 국회 본회의장 일부 의원들의 시선은 서류가 아닌 엉뚱한 곳을 향해 있었습니다. 금융위원장의 소매 아래, 어뜻언뜻 비친 그 손목시계...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와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이 이 시계를 갖고 있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13(화) '장티푸스를 앓고 있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1917년 1월 25일 수없이 터지는 카메라 불빛 사이로 그는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았던 말은 실은 따로 있었지요. “염병하네” 굳이 그 욕설의 사전적 의미를 풀어보..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12(월) ‘알렉산더 대왕이 전파한 향긋하고 달콤한 역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은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을 통해서 아시아에서 그리스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후에 이것은 전 세계 곳곳에서 종교와 예술, 문학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도 했죠. 전쟁의 참혹함을 지나면서 전파돼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8(목) '고글을 쓴 당나귀 피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8일) 전국의 공기가 맑습니다. 비가 쏟아져도 공기가 맑으니까 참 좋지요. 엊그제까지 독한 미세먼지 속에 있었다는 것을 깜박 잊을 정도입니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것이기도 합니다. 공기가 좋으면 나쁠 때를 잊어버리고 그래서인지 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7(수) '난장판…아수라의 세상'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유생이 물과 불, 짐바리와 같은 물건을 들여오고, 심부름 하는 노비들이 들어오고, 술파는 장사치까지 들어오니 마당이 뒤죽박죽이 안 될 이치가 어디에 있겠는가?” -박제가 <북학의> 조선후기 실학자 박제가는 그렇게 한탄했습니다. 그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6(화) '미스트…그리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거리는 순식간에 자욱한 안개에 휩싸입니다. 그 안개와 함께 등장한 정체 모를 생명체는 닥치는 대로 사람을 해치기 시작하죠. “바깥에 무시무시한 것이 있다” 2007년에 만들어진 영화 ‘미스트’의 한 장면. 크게 히트한 블록버스터급은 아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11.5(월) '신성일… 판타지여도 되는 사람'

1960년대 초반, 충무로... 그러니까 여기서 충무로라 함은 퇴계로와 을지로 사이의 그 물리적 존재로서의 길 이름임과 동시에, 한국 영화의 메카로서의 그 충무로... 제가 어린 시절 가끔씩 지나다녔던 그 길은 말 그대로 영화의 본산지였고 길거리 사진관의 쇼윈도에는 온통 한국영화의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