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디가니까야) 15

디가니까야 15회 꾸따단따 경 5

꾸따단따 바라문이 세존께 여쭈었다. “그런데 고따마 존자시여, 세 가지 제사의 성취와 열여섯 가지 제사의 필수품을 모두 갖추는 것보다 덜 번거롭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과보와 큰 공덕을 낳는 다른 제사가 있습니까?” 세존께서 답하셨다. “바라문이여, 있습니다.” 바라문이 거듭 여쭈었다. “어떤 제사입니까?” “바라문이여, 계를 갖추고, 계행을 지키는 출가자들을 위해 보시하는 것이야말로 항상 베푸는 보시요, 대를 이어가는 제사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어째서 그렇습니까?” “바라문이여, 아라한들이나 아라한도를 성취한 이는 일반적인 제사에 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제사에서는 몽둥이로 때리고 생명을 해치는 것을 눈앞에서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계를 갖추고 계행을 지키는 출가자들을 위해 보시하는..

디가니까야 14회 꾸따단따 경 4

세존께서는 계속해서 꾸따단따 바라문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궁중의 제사관은 성대한 제사를 지내려는 마하위지따 왕에게 열여섯 가지 마음가짐을 가르침으로써 그를 격려하고 분발하게 하고 기쁘게 하였습니다. “폐하께서 제사를 지내려할 때, 누군가가 폐하에 대해 말하길 1) ‘마하위지따 왕은 성대한 제사를 지내면서 도시나 지방에 살고 있는 끄샤뜨리아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며 폐하를 비난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자가 법답지 못한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이미 도시는 물론 지방에 사는 끄샤뜨리아들까지 모두 왕궁으로 불러 그들과 상의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폐하께서는 아무런 장애 없이 제사를 지내시고 기뻐하시고 마음을 안으로 청정하게 하십시오. 2) 도시나 지방에 살고 있는 대신들과 3) 도시나 지방..

디가니까야 13회 꾸따단따 경 3

세존께서는 계속해서 꾸따단따 바라문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마하위지따왕에게 궁중의 제사관이 말했습니다. “폐하, 폐하께서 진심으로 성대한 제사를 원하신다면 먼저 도시는 물론 지방에 살고 있는 끄샤뜨리야들까지 모두 왕궁으로 불러 모으십시오. 그런 다음, 성대한 제사를 지내고자 하니 오랜 세월동안 이익과 행복이 되도록 동의해달라고 말씀하시고 그들과 상의하십시오. 도시나 지방에 살고 있는 대신들과 바라문들과 장자들 역시 차례차례 왕궁으로 부르시고 그들과도 상의하십시오. 왕이 말했습니다. ”바라문이여, 기꺼이 그대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마하위지따왕은 왕궁의 모든 끄샤뜨리아들과 대신들과 바라문들과 장자들에게 성대한 제사를 지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하나같이 “폐하, 제사를 지내십시오. 이제는 ..

디가니까야 12회 꾸딴단따 경 2

꾸따단따 바라문은 수많은 바라문들과 함께 암발랏티까에 머물고 계신 세존을 찾아갔다. 그는 세존께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 받은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다른 바라문 장자들 중에 어떤 이들은 세존께 절을 올리고 또 어떤 이들은 세존을 향해 합장하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이름과 성을 말씀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으며 조용히 곁에 앉은 이들도 있었다. 잠시 후 꾸따단따 바라문이 세존께 말했다. “고따마 존자시여, 존자께서는 세 가지 제사의 성취와 열여섯 가지 제사의 필수품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저는 곧 성대한 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제사에 대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바라문이여. 지금부터 설명할 ..

디가니까야 11회 꾸딴단따 경 1

내레이션, 일연스님, 완주 안심사 주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오백 명의 제자들과 함께 마가다국을 유행하시다가 바라문 마을인 카누마따에 이르러 그곳의 암발랏티까 정원에 머무셨다. 카누마따는 항상 사람들로 붐비고 풀과 나무, 물과 곡식이 풍부한 곳으로 마가다국의 세니야 빔비사라왕이 꾸따단따라고 하는 바라문에게 거룩한 마음의 표시로 기증한 곳이었다. 그런데 세존께서 도착하신 그 무렵 바라문 꾸따단따는 마침 성대한 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칠백 마리의 황소와 칠백 마리의 수송아지와 칠백 마리의 암송아지와 칠백 마리의 염소와 칠백 마리의 숫양이 제사에 희생되기 위해 제사기둥에 끌려나와 있었다. 한편, 카누마다의 여러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께서 암발랏티까에 머물고 계시다는 소문을 듣고 세존을 뵙기..

디가니까야 10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10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출가수행자는 이와 같이 삼매에 들어 청정하고 고결하고 티끌 없이 오염을 여의고 유연하고 인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합니다. 한 생, 두 생, 백 생, 천 생, 십만 생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여러 겁의 시간을 지나면서 ‘당시에 나는 이러한 이름과 용모를 지니고, 이러한 음식을 먹고 이러한 괴로움과 줄거움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라는 것을 상세하게 기억해냅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앞에서 설명한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보다 더 뛰어나고 수승한 것입니다. 대왕이여, 나아가 그는 신성한 눈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

디가니까야 9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9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출가수행자는 이와 같이 삼매에 들어 청정하고, 고결하고, 티끌 없이 오염을 여의고, 유연하고 안정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앎과 봄으로 마음을 향하게 하고 기울게 합니다. 그는 이와같이 꿰뚫어 압니다. ‘나의 이 몸은 네 가지 근본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며 부모에게서 생겨났고, 밥과 죽으로 키워져왔으며 언젠가는 사라지고 흩어지는 무상한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이 의식은 여기에 의존하고 여기에 묶여있다‘ 라고 분명히 압니다. 대왕이여, 비유하자면 여기에 최상품의 보석이 아름답게 가공돼 맑고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데 그 보석은 색색의 실에 묶여있습니다. 그것을 눈 있는 사람이 손 위에 올려놓고 ‘최고 품질의 아름다운 보석이 색색의 실에 묶여 있구나‘ 하며 바르게 관찰..

디가니까야 8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8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다섯 가지 장애가 모두 사라졌음을 관하고 희열이 생긴 출가수행자는 몸이 가볍고 편안합니다. 몸이 가볍고 편안해진 이는 즐거움을 느끼고 즐거운 이의 마음은 삼매에 듭니다. 그는 감각적 욕망들과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해로운 법들을 완전히 여읜 뒤 생각과 사유를 갖추고, 멀리 여의어서 생겨나는 희열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첫 번째 선정을 성취합니다. 여읨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즐거움으로 몸을 흠뻑 적시고 충만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온몸 구석구석 여읨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즐거움이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도록 합니다. 대왕이여, 비유하자면 솜씨 좋은 목욕사나 그의 제자가 금속대야에 목욕용 가루를 가득 담아놓고, 물을 알맞게 부어가며 가루를 풀면 그 가루가 물기를 흠뻑 머금은 채 물기를 ..

디가니까야 7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7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출가수행자는 다음과 같이 감각의 문을 잘 지켜나갑니다. 그는 눈으로 형상을 보지만 총체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개별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눈이라는 감각의 문을 다스리지 않으면 탐내는 마음과 싫어하는 마음처럼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해로운 법들이 흘러들어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출가수행자는 눈이라는 감각의 문을 잘 절제하고 보호하고 다스립니다. 그는 귀로 소리를 듣지만 총체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개별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귀라는 감각의 문을 잘 절제하고 보호하고 다스립니다. 그는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끼며 의식으로 대상을 인식하지만 총체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고 개별적인 것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코와 혀와 몸과 의식..

디가니까야 6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6

아자따삿뚜 왕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여기에서 누구나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 중에서도 보다 더 뛰어나고 탁월한 결실에 대하여 저에게 가르쳐주실 수 있으십니까?“ “대왕이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대는 잘 듣고 마음에 잘 새기십시오. 대왕이여, 여기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합니다. 그는 공양받아 마땅한 아라한이며 바르게 깨달은 분이며 지혜와 실천을 두루 갖춘 분이며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분이며 이 세상을 잘 아는 분이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분이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이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며, 부처님이며 세상에서 누구보다 존귀한 분입니다. 여래는 천신과 마라, 범천의 세계와 수행자와 바라문의 세계와 왕과 백성들의 세계를 포함한 이 세상을 최상의 지혜로 알고 깨달아 가르칩니다..

디가니까야 5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5

아자따삿뚜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한 때 저는 ‘산자야 벨랏티뿌따’라는 수행자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산자야 벨랏티뿌따 존자여,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그 결실을 통해 행복과 만족을 느끼고 나아가 여러 수행자들에게 보시함으로써 고귀하고 신성한 과보를 받습니다. 존자여, 존자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누구나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저에게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그러자 산자야 벨랏티뿌따 존자가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만약 대왕이 제게 ‘저 세상이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리고 만약 제가 ‘저 세상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저 세상이 있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다’고도 하지 않고, ‘저렇다’고도 하지 않으며 ‘아니다’라고도 ‘..

디가니까야 4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4

아자따삿뚜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한 때 저는 ‘막칼리 고살라’라는 수행자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막칼리 고살라 존자여,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그 결실을 통해 행복과 만족을 느끼고 나아가 여러 수행자들에게 보시함으로써 고귀하고 신성한 과보를 받습니다. 존자여, 존자도 이와 같이 지금 여기에서 누구나 보아 알 수 있는 출가생활의 결실을 저에게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그러자 막칼리 고살라 존자가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중생들이 오염되는 것에는 어떤 원인도 조건도 없습니다. 중생들이 청청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위도 없고 애씀도 없고 노력도 없고 정진도 없습니다. 모든 생명들은 운명과 자연의 본성과 우연의 일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섯 종류의 생에..

디가니까야 3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3

마가다국의 왕이자 웨데히 왕비의 아들인 아자따삿뚜 왕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존께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가 원하는 대로 물어 보십시오.“ “세존이시여, 이 세상에는 수많은 직종이 있고 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끼리를 전문으로 훈련시키는 코끼리 몰이꾼이 있고 말을 돌보고 훈련시키는 말조련사가 있고 군인들 중에는 전차를 모는 전차병이 있고 활을 쏘는 궁수가 있으며 몰래 적을 염탐하는 정찰병이 있고 부하들을 이끄는 사령관이 있습니다. 일반인들 중에는 요리사, 이발사, 정원사, 염색업자, 항아리를 만드는 도공 등 다양한 기술을 지닌 이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기가 지닌 기술의 결실을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디가니까야 2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 2

그때 지와까 꼬마라밧짜는 마가다국의 왕이자 베데히 왕비의 아들인 아자따삿뚜 왕과 대신들의 대화를 들으며 묵묵히 앉아 있었다. 왕이 물었다. “벗이여, 지와까여! 그대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 지와까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왕에게 말했다. “폐하,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시고 거룩하시며 바른 깨달음을 이룬 수행자가 천이백오십 명의 제자들과 함께 지금 저의 망고 숲에 머물고 계십니다. 폐하, 그분 세존께서는 공양받아 마땅한 아라한이며 바르게 깨달은 분이며, 지혜와 실천을 두루 갖춘 분이며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분이며, 이 세상을 잘 아는 분이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분이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이며 천신과 인간의 스승이며, 부처님이며, 세상에서 누구보다 존귀하신 분이십니다. 폐하, 그분 세존을 친견하십..

디가니까야 1회 출가생활의 결실에 관한 경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 있는 지바까 꼬마라밧짜의 망고 숲에서 천이백오십 명의 제자들과 함께 머무셨다. 그때 마가다국의 왕이자 베데히 왕비의 아들인 아자따삿뚜 왕은 사월 흰 연꽃이 피는 달의 제 15일 포살일, 만월의 보름날에 대신들에게 둘러싸여 아름다운 궁전의 누각에 앉아 있었다. 마가다국의 왕이자 웨데히 왕비의 아들인 아자따쌋뚜가 흥에 겨워 감흥의 말을 읊었다. “달빛 아름다운 밤, 참으로 즐겁도다. 달빛 아름다운 이 밤, 참으로 멋지도다. 달빛 아름다운 이 밤, 참으로 편안하도다. 달빛 아름다운 이 밤, 참으로 상서롭도다. 달빛이 이토록 아름답게 비추는 오늘 같이 좋은 날, 어떤 수행자를 찾아가 가르침을 구하면 나의 마음이 더욱 평온해지고 청정한 믿음이 생기겠는가?“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