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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툰] 100년 전 신문의 과학기사 7편

Buddhastudy 2022. 2. 9. 19:23

 

 

 

뉴욕타임스의 과학 섹션은

미국에서 많은 독자층을 거느린 과학 전문지면으로 유명합니다.

1851년 창간 당시부터 과학기사를 꾸준히 실어오다 보니

어느새 170년 현대과학사를 기록한 역사가 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015년에 그 역사들 중 125편을 선정해

<뉴욕타임스 과학>이라는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특히 100년 전, 150년 전의 과학기사들을 보면

은근히 웃음이 나오는 기사도 있고

지금 봐도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기사도 있습니다.

 

, 오늘은 뉴욕타임스의 가장 오래된 과학기사들 중에서

7편을 요약해 소개해보겠습니다.

짧은 요약 글을 통해서나마 과학의 변화와 과학을 대하는 인식의 변화를 잠시 엿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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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전) 1936. 3. 27

생명은 과학자의 시험관에서 태어난다

 

올더스 헉슬리는 자신의 책 <멋진 신세계>에서 먼 미래에는 아이들이 시험관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놀랍게도 그 예측은 현실이 되고 있다.

하버드 생물학연구소의 그레고리 핀커스 박사는

처음으로 토끼의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 속에서 수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시험관에서 수정된 난자는 암컷 토끼의 자궁에 이식되었고

마침내 정상적인 토끼가 태어났다.

 

핀커스 박사의 연구는 인간의 아이도

대리모의 몸에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자가

다른 여자를 고용해서 아이를 낳는 신세계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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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전) 1921. 5. 31

하버드 천문학자의 계산결과, 우주의 크기가 천 배로 커지다

 

하버드 대학교의 할로 섀플리 박사는

우주의 크기가 그동안 과학자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천 배는 더 크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섀플리 박사의 연구 결과는

우주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예전보다 1000분의 1로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만물의 중심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섀플리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의 크기와 필요해 인간을 존재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깨닫는 것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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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전) 1930. 5. 25

가정용 텔레비전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일드라마, 뉴스, 정치 연설, 교육용 강의, 코메디언들의 농담을 거실에서

무선으로 듣는 게 아니라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가정용 텔레비전이 정말 출시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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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전) 1920. 0. 13

고다드 박사의 로켓 발사 프로젝트, 신뢰할 수 있는가?”

 

로버트 고다드 박사가 다단계 로켓을 달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역학의 기본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며

그런 부정은 아인슈타인 같이 선택된 소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고다드 박사의 로켓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날 정도로 빠르게 난다면

(뭐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다)

그리고 달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속도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로켓이 충분한 양의 연료를 싣고 갈 수 있다는 주장은..

글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그때 가서야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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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1919. 11. 10

하늘의 빛이 온통 휘어져 있다

 

영국 왕립학회와 왕립천문학학회는 최근에 열린 모임에서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이론에 대해 논의했다.

왕립학회 회장 조셉 톰슨 경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는 진정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톰슨 경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별빛이 태양 옆을 지나갈 때 때 굴절된다는 사실을 아인슈타인이 예측했다는 점과

그 예측이 최근의 개기일식 관측을 통해 입증되었다는 사실 뿐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이론이 뉴턴의 중력 법칙을 뒤집느냐는 질문에 학교 측은,

중력 법칙은 여전히 일반적으로 유효하지만

특정 조건하에서는 공간이 뒤틀리거나 휘어진다는 아인슈타인의 개념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냉소적인 일부 비평가들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이미 널리 알려진 현상을 다른 과학 용어로 둘러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연구가 담긴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전 세계에서 열두 명도 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출판사는 그런 위험을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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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년 전) 1860. 3. 28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한 서평

 

종의 기원에 대한 오랜 주류 학설은

각각의 종이 서로 개별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유명한 고생물학자들과 지질학자들은 만장일치로 종의 불변성을 주장해왔다.

이는 분명 종교적 신념과 연결된 것이며

어떤 과학 이론도 교회의 권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반면 다윈은 다음과 같은 대담한 주장을 한다.

지구에 살았던 모든 유기체는 원시적인 형태의 생명체로부터 비롯된 자손들이다.”

 

그의 주장은 창조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는 기존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기존 학설과 비교해 다윈의 주장이 다른점은

그 근거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다윈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25년에 걸친 실험과 동식물 구조에 대한 명백한 사실들을 종합해서

지금쯤은 독자들이 한 번 쯤 들어봤을 만한 제목의 책에 상세히 서술했다.

 

만일 그의 주장이 인정받는다면 자연계의 기본 학설은 완전히 뒤집힐 것이며,

우리는 그런 혁명적 사건을 보게 될 것이다.

 

다윈은 책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미래에 연구자들이 나의 근거를 토대로 진리의 양면을 편견 없이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필자는 찰스 다윈이 과학사상에서 가장 위대한 변화의 기초를 놓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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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년 전) 1871. 3. 26

인간은 진보한 원숭이에 불과한가?”

 

신은 이렇게 말했다.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 말은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하지만 다윈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할 수 있는가?

 

인간이 유인원에서 비롯되었다면 왜 지금까지 중간 연결고리가 발견되지 않았을까?

다윈 지지자들의 억측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기독교를 무너뜨리려는 그들의 노력이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 참고로 뉴욕타임스는 195494일자 지면에

유인원과 인간의 관계를 증언하는 화석발굴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발견되지 않은 중간 연결고리, 흔히 말하는 미싱 링크는

이후 지속적인 발굴 작업에 의해 꾸준히 채워져 왔습니다.

미싱 링크는 화석처럼 오래된 반론이 되고 있습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다룬 극과 극의 두 기사에서 보았듯이

책 뉴욕타임스 과학은 기사 선정에 있어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음을 강조합니다.

 

최고의 기사 뿐 아니라 핵심을 잘못 짚은 기사, 무지를 드러내며 체면을 구긴 기사, 전형적인 보도기사도 가감 없이 싣고 있습니다.

그런 기사들을 읽으면서 과학도 과학을 대하는 인식과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왔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100년 뒤의 사람들은 지금의 과학과 과학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스 과학에 실린 최근기사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2010. 10. 10

스스로 운전하는 구글카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량생산되려면 아직 몇 년 더 있어야겠지만

전문가들은 구글카와 같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사회를 근본부터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