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북툰·SOD

[Life Science] 잘린 파리지옥도 움직일까?? - 식충식물 해부

Buddhastudy 2022. 9. 20. 19:23

 

 

 

근육과 힘줄이 없는 식물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까요?

그리고... 이렇게 잘린 파리지옥도 움직일까요?

 

 

--

오늘은 식충식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생물입니다.

그래서 다른 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는 동물과 달리

식물은 다른 생물을 섭취하지 않고 살아가죠.

 

그런데 특이하게도 식충생물들은 광합성을 하면서도

추가로 다른 생물들을 잡아먹습니다.

식충식물은 왜 곤충을 잡아먹는 걸까요?

 

그 이유는 단백질이 필요해서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백질 속에 들어있는 질소 성분이죠.

 

대부분의 식충식물들의 서식지는

토양에 질소나 인이 부족한 척박한 환경인데

식충식물은 이러한 토양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족한 성분을 곤충을 소화시켜서 얻어내는 방향으로 진화한 거죠.

 

그래서 식충식물들은 곤충을 유인하고 사냥하기 위해

저마다 특이한 형태의 포충엽들을 발달시켰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형태의 포충엽을 가진

두 식충식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파리지옥

가장 유명한 식충식물이죠?

파리지옥은 곤충이 잎(포충엽)의 내부로 들어오면

이렇게 잎을 빠르게 닫아

닫은 후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1~2일에 걸쳐 서서히 소화시켜 버리는 식물입니다.

 

그런데 사실 잎의 아무 부위나 건드린다고 닫히는 것은 아니고

내부를 자세히 보면

좌우로 3개씩 감각모가 위치합니다.

 

이 감각모가 잎이 닫히는 버튼 역할을 하는데

재밌는 점은 이 감각모를 한 번만 건드려선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연속적으로 두 번째 자극이 주어져야

이렇게 잎이 닫히는 반응이 일어난다는 거죠.

 

이것은 잘못된 자극에 대한 불필요한 반응을 피하기 위한

파리지옥의 똑똑한 전략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파리지옥은 잎 내부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감지하면

다음 날(1~2일 후) 잎을 다시 연다는 것입니다.

 

내부에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거죠.

굉장히 똑똑한 식물이죠?

 

그런데 근육이나 힘줄이 없는 식물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걸까요?

파리지옥의 뺘른 움직임의 비밀은

잎이 닫히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파리지옥은 닫히기 전에는 안쪽으로 볼록하지만

닫히고 나면 이렇게 바깥쪽으로 볼록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파리지옥이 이러한 볼록한 면의 방향을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빠르게 잎을 닫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양쪽으로 볼록하게 뒤집히는 고무 캡이

빠르게 반대쪽으로 뒤집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죠.

 

그런데 이렇게 움직임의 물리적 원리는 설명되었지만

식물체 내부에서 이러한 탄성의 급격한 반전이 일어나는

정확한 화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파리지옥은 아직 비밀이 확실히 풀리지 않은 신기한 생물인 거죠.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이렇게 잘린 파리지옥도 잎을 다물까요?

잎을 잘라낸 직후 바로 건드려 보았더니

이렇게 작동이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잘린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반응이 느려지고

1~2시간 후부터는 아예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파리지옥의 움직임을 촉발하는 화학적 반응이

점점 일어나지 않게 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 추측됩니다.

신기하죠?

 

역시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것이 더 선명히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벌레잡이통풀(네펜데스)

다음으로 벌레잡이통풀은

덩굴손 끝부분에 주머니 형태의 포충낭이 발달한 식충식물입니다.

지금 보는 품종은 작지만

해외에는 40센티가 넘는 큰 포충낭을 가지는 종도 있죠.

 

여기 포충낭 입구 부분에서 달콤한 물질이 분비되어 곤충을 유인한 후

내부로 빠지게 만드는 구조인데

내부에 빠진 벌레를 꺼내 보면

이렇게 젖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 포충낭 아래쪽에는 소화액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포충낭을 떼어내서

뒤집어보면

이렇게 내부에 소화액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윗부분을 관찰해보면 자그마한 잎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빗물이 들어와 소화액이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부위죠.

 

그리고 포충낭 입구 부분을 확대해 보면

곤충이 내부로 빠지기 쉽도록

아래 방향으로 결이 나 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포충낭을 잘라서

열어보면

포충낭 내부 윗부분은 끈적한 물질(왁스)이 분비되어

사냥감들의 발을 무겁게 하고

아래에서는 소화액이 분비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구조 덕분에

포충낭 내부로 들어온 벌레들은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아래에 고여있는 소화액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서서히 소화되어버리는 거죠.

 

식충식물들은 아주 과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죠?

식충식물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