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법륜스님의 하루 723

[법륜스님의 하루] 생명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요? (2025.03.24.)

생명의 기원은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외계의 유입설입니다. 둘째, 지구 안에서 발생설입니다.  외계의 유입설은 어떤 행성들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생명의 씨앗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꼭 외계인이 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데 아무리 외계에서 생명이 유입됐다 하더라도 생명의 근원을 논하려면 ‘그럼 외계의 생명은 어떻게 발생했는가?’ 하는 똑같은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창조설도 마찬가지예요. ‘신이 생명을 창조했다’ 하는 창조설은 ‘그럼 신은 누가 창조했는가?’ 하는 문제 제기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종교에서는 그런 건 묻지 말라고 합니다. 신은 본래부터 있었다고 주장하죠. 그렇다면 생명도 본래부터 있었다고 말해도 되잖아요. 이런 주장은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과..

[법륜스님의 하루] 왕따를 당한 후 미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힘듭니다. (2025.03.23.)

저는 중학교 때 1년간 왕따를 당했습니다. 그 이후로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이 어렵습니다. 회사나 정토회에서 여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긴장이 됩니다. 그렇다고 혼자 있으면 또 외톨이처럼 느껴집니다. 상대가 기분이 안 좋으면 마치 제 탓 같아서 자책하고 후회가 됩니다.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독여야 할까요? 그리고 어떤 기도문으로 기도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트라우마라는 일종의 병입니다. 먼저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치료 받는 게 우선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그냥 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교통사고로 한쪽 팔을 잃었다고 합시다. 첫째, 병원에 가서 고치든지, 못 고치면 의수라도 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둘째, 또 하나의 길..

[법륜스님의 하루] 사회 갈등이 커질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이 필요한 이유. (2025.03.22.)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항상 그 시대마다 ‘지금이 말세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대한민국도 과거를 돌아보면 그때그때마다 최악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온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사회가 많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던 가운데서도, 발전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혼란이 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 시대 말기처럼 혼란 속에서 국가가 몰락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요?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혼란은 내리막길로 가는 신호일까요? 아니면 더 큰 발전을 위한 과정일까요? 이 혼란이 발전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까요?아니면 국가의 붕괴로 이어지는 조짐일까요?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회는 혼란이 있었어도 발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들이었습니다. ..

[법륜스님의 하루] 일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퇴사를 고민 중입니다. (2025.03.21.)

4년 전쯤 입사한 30대 초반 직장인입니다. 직장 생활 초반 2년은 인간관계와 일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이후 2년은 인간관계는 편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일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퇴사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퇴사를 해도 관심 있는 일이 딱히 없어서 고민 중입니다. 올해 말에는 무조건 퇴사를 할 생각인데 그 이후에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요?// 그냥 다니세요. 그 정도 수준이면 그냥 다니는 게 제일 나아요. 이직을 고려할 수 있는 조건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첫째, 지금 다니는 직장보다 옮기고자 하는 직장이 월급이나 대우가 나을 뿐만 아니라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도 분명하다면 옮겨도 됩니다. 둘째, 직장을 옮기면 월급도 적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 일이 꼭 하고 싶은 일이라면 경제적 손실을 ..

[법륜스님의 하루] 베풀고 나면 왜 섭섭한 마음이 생기는 걸까요? (2025.03.20.)

우리는 누군가에게 베풀 때 자기도 모르게 상을 짓기가 쉽습니다. 내가 너를 도왔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을 짓는다.’ 하고 표현한 겁니다. 상을 짓게 되면 상대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기대하는 마음 없이 보시해야 할까요? 금강경에 의하면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이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하고 설명합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분들이 좀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왜냐하면 보시를 할 때는 ‘중생을 구제했다.’, ‘복을 지었다.’ 이런 상을 짓지 말라고 해 놓고선 상을 짓지 않는 것이야말로 더 큰 복을 짓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도대체 복을 받는다는 것인지 안 받는다는 것인지 헷갈릴 겁니다.  금강경을 읽는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많이 오해를 합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제가 죽음으로써 엄마한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2025.03.19.)

저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시작이 엄마와의 관계입니다. 어렸을 때는 제가 죽음으로써 엄마한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자라면서는 엄마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제 마음의 밑바닥에 복수심이 있어서인지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상대방과 싸워서 이기려고만 했는데 몸이 아프고 나서는 제가 덜 힘들기 위해서 갈등 상황을 피했습니다. 그런데 회피하다 보니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로 잘 지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대응하는 것을 세상에서는 정당방위로 인정하지만 수행적 관점에서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정당방위의 개념과 복수의 개념은 많이 다릅니다. 저 사람이 나를 한 대 때리고 갔..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괴롭지 않게 살 수 있을까요? (2025.03.18.)

괴로움은 왜 생길까요? 괴로움의 원인을 규명해 보면 무지(無智)입니다. 이 말은 무지에서 벗어나면 괴로움이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무지해서 괴롭게 사는 걸까요? 괴롭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말이죠.  오늘 강의 주제는 ‘어떤 관점을 갖고 세상을 살면 괴롭지 않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알고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는 이 세계를 단독자의 집합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대강당에 200명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200명의 사람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200명은 각각의 독립적인 개체이고 단독자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이 사회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고 설..

[법륜스님의 하루] 날마다 술을 마시는 남편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2025.03.17.)

남편 때문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남편이 술을 좋아해서 365일 중에 하루도 술을 안 마시는 날이 없고 늘 늦게 들어옵니다. 때로는 집에 안 들어오기도 하고요. 들어오면 술주정하며 못살게 굽니다. 절에 가서 기도하면 좋아진다고 해서 불공을 드렸는데 남편한테 변화가 없어요. 친구가 절보다 교회가 더 영험하다고 해서 교회에 가서 기도도 드렸어요. 남편한테 술 귀신이 들었으니 굿을 하면 좋다는 말을 듣고 굿까지 했는데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그분에게 남편이 퇴근하면 매일 술상을 차려주라고 했습니다. 옆에 앉아서 술도 한 잔씩 따라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게 잘 안되겠으면, 매일 300배씩 절을 하면서 ‘부처님, 우리 남편에게는 술이 보약입니다’ 하고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잘못했을 때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납니다. (2025.03.16.)

아내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만 딱 한 가지 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으며,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아내가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그 순간 미안하다고 인정하고 사과해 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아서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아내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때로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지만, 가족이기에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일이 매번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내가 실수했을 때 제가 지적하면, 본인이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자가 아내의 실수를 굳이 지적하지 않으면 어떨까요? 그런 생각은 해보신 적 있나요? 서로 ..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어떻게 명상만 해서 지혜를 얻었나요? (2023.04.09.)

부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가진 괴로움을 단박에 깨우쳐 줄 수 있는 엄청난 지혜를 고행하면서 스스로 깨달으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지혜를 가지려면, 인간 정신에 관해 공부를 하거나 사람들과 많이 부딪혀가며 경험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하신 것만으로 지혜를 획득하신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닷물을 다 마셔봐야 바닷물이 짠 줄 아는 게 아니고 한 방울만 먹어봐도 바닷물이 짠 줄 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게 되면 각각의 경우가 조금씩 달라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수많은 인간관계가 형성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하는 근본 도리 측면에서는 똑같습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20년 지기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2025.03.15.)

저는 20년 지기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19살 때부터 모아 온 재산을 모두 날리고 3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정토불교대학을 알게 되어 깨달음의 장까지 다녀왔고 그때부터 수행을 시작해 매일 108배 절을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일이 단순히 친구의 잘못 때문만이 아니라 제 과오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도 느낍니다. 하지만 수행할 때마다 억울한 마음이 밀려오고, ‘내가 다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커질 때가 많아요. 그 친구를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저의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두려운 마음만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기도할 때는 ‘오늘도 새날을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지만 감사한 마음의 끝에는 여전..

[법륜스님의 하루] 왜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죠? (2025.03.14.)

저는 31살입니다. 집을 나온 지 5년 정도 되었고, 그동안 부모님과 연락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집을 나온 이후로도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뭔가 답답하고 마음속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강하게 원망했지만, 최근에는 '그래도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감사한 감정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를 낳아주신 것 자체는 감사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힘든 기억이 많았고 부모님이 저를 낳은 것도 결국 자식이 있길 바라는 그들의 욕심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그래서 이제 성인이 된 저는 부모님을 미워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고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 때문에 힘들어 죽겠습니다. 어떻게 벗어나죠? (2025.03.13.)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남편 때문에 힘들어 죽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과 같이 살면서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했다고 합시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종교적인 해법은 무엇입니까? -남편이 일찍 들어오고 -내 말도 잘 듣고 -돈도 잘 벌어오고 -나한테 잘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절이나 교회에 가서 돈을 내고 복을 비는 거예요. ‘우리 남편이 정신 좀 차리게 해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종교적인 해법입니다. 그렇다면 수행이란 어떤 것일까요? 오늘부터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면 남편입장에서는 아내가 자기 말을 듣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겠죠. 이것이 바로 남편을 구제한 것입니다. ‘일체중생을 다 제도하겠다고 마음을 내라.’는 말은..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연기법을 체득할 수 있나요? (2025.03.12.)

저는 사성제, 중도, 팔정도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연기법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경전 강의도 신청하고 불교사회대학도 신청했습니다. 연기법이라는 게 믿음인 건지, 아니면 확연하게 보는 건지 헷갈리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연기법을 체득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마(Dharma)라고 합니다. 담마라는 말은 진리라는 뜻입니다. 담마는 인도말로 진리이기 때문에, 비단 불교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두루 널리 쓰이는 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특별히 ‘붓다 담마’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는 어딘가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곧 진리입니다. 한문으로는 실상(實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실제의 모습’이라는 뜻입..

[법륜스님의 하루] 괴로움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2025.03.11.)

첫째,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마음을 ‘욕망’, 즉 ‘탐(貪)’이라고 합니다. 이를 가치중립적으로 표현하면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욕구는 기본적 욕구, 상대적 욕구, 지나친 욕구로 나뉩니다.  -기본적 욕구는 생존을 위한 것이므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상대적 욕구는 ‘욕망’이라고 하며, 스스로 절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친 욕구는 ‘탐욕’이라 부르며, 경계하고 버려야 합니다.  특히 상대적 욕구, 즉 욕망은 스스로 조절하지 않으면 끝이 없습니다. 만약 내가 돈이 없다면 1억만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죠. 지금은 돈이 없으니깐 1억이 대단한 것 같겠지만 막상 1억을 가지면 10억을 가진 사람과 비교하게 됩니다. 요행히 10억을 갖게 된다면 다음에는 100억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합니..

[법륜스님의 하루] 잊혀진 백년의 진실, 독립운동가 백용성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 앞 대한독립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은 약 200만 명.당시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했습니다.  그 후 일본의 무력 진압으로 사망한 시민은 7,509명 체포되어 감옥에 간 이들만 46,948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3.1 독립 유공자는 5,070명 뿐입니다.잊혀진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피와 땀으로 채워나간 독립운동의 증거들은 불태워지고 이를 기억하는 증언들마저 침묵속으로 사라졌습니다.그 가운데 용성스님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선지식이자 불교사상가, 불교 개혁가였던 용성스님은 종교인을 넘어 뜨거웠던 독립운동의 심장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빼앗긴 나라..

[법륜스님의 하루]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수행입니다. (2025.03.10)

화엄경에 ‘보살에게 있어서 불국토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세계가 아니라 보살이 완성을 향해서 활동하는 국토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살이란 스스로 깨달아서 부처의 길로 가고 또한 중생을 구제해서 정토를 만드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보살에게 있어서 정토란 보살이 활동하는 국토라는 겁니다. 즉 정토를 만들기 위해서 원을 세우고 활동하는 순간 그곳이 곧 보살에게 있어서는 정토가 되는 겁니다.  정토는 완성되어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완성을 향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그 세계가 곧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정토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진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에 성패가 있지 않습니다. 만약 세상에 꼭 필요한 게 있고 필요에 의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이미 그에게는 완성된 상태나 다름..

[법륜스님의 하루] 왜 명상을 할까요? (2025.03.09.)

종교에서는 ‘왜 그래야 할까?’라는 의문이 믿음에 방해가 된다고 여깁니다. 불신으로 여기고 믿음의 장애로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의문을 갖는 것이 탐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수행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철학자 역시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탐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의문을 가지고 탐구를 해서 ‘이럴 것이다’는 가설을 세우면 과학자는 그것을 증명해 내야 합니다. 수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실험을 통해서 증거를 확보하거나, 관찰을 통해서 입증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칙이 됩니다.  철학자는 논리적 모순이 없는지를 따져보고, 모순이 없으면 일단 법칙으로 인정합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법칙이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아무리 불교에 대해..

[법륜스님의 하루] 수행을 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힐 때 어떻게 해야 하죠? (2025.03.08.)

우리가 지닌 업식(業識)은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된 습관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행동이 나도 모르게 자동화되어 그냥 일어나 버립니다. 그런데 그 행동이 나에게 해를 끼친다면 그 업식과 습관을 소멸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업식의 결과를 보고 ‘이제는 고쳐야겠다.’ 하고 각오하고 결심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다시 본래의 습관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정진을 하다가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이러다가 다치는 것이 아닐까?’, ‘병이 나는 것은 아닐까?’ ‘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정진을 멈추게 됩니다. 그래서 업식을 소멸시키고자 하면 ‘죽어도 좋다!’ 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죽음을 각오한 대결정심(大決定心)을 가져야 합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불교가 사회적 실천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23.04.08.)

동영상 없음.  마음이 병들면 병든 마음을 치료해야 합니다. 그것이 수행입니다. 사회가 병들면 병든 사회를 치료해야 합니다. 차별, 전쟁, 기아는 사회가 병들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은 사회적 정의를 향한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불교란 것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래 불교 자체가 참여불교입니다. 불교가 사회적 실천을 외면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입니다. 과거에는 환경이 병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병들었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환경을 치료해야 합니다. 불교와 참여불교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병이 들었기 때문에 치료한다는 관점입..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는 두 종류의 사람. (2025.03.06.)

여기서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있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가 ‘안다 병’에 걸린 사람이고, 다른 하나가 ‘모른다 병’에 걸린 사람입니다. 이 두 종류의 사람은 ‘부처님이 오셔도 구제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첫째, 왜 모른다는 병에 걸릴까요?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두고 얘기하다가 ‘몰라!’ 이렇게 말할 때가 있습니다. 모른다고 해서 좀 더 설명을 해주면 ‘모른다니까!’ 하고 더 강조해서 말합니다. 이것이 일명 ‘모른다는 병’이에요. 이때 모른다는 말이 정말 몰라서 모른다는 말일까요? 듣기 싫다는 말일까요? 표현은 모른다고 하지만 결국은 듣기 싫다는 말이에요. ‘듣기 싫다’ 하는 생각에 딱 사로잡히면 어떤 말도 더 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눈이 있어도 안 보이고 귀가 있어도 안 들립니다. 이것을..

[법륜스님의 하루]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2025.03.05.)

제 아이는 9살이고 경계선 지적 지능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바라볼 때 자꾸 지능 장애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냥 학습이 느린 아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되는데, 아이의 지능 검사 결과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솔직히 외부 시선도 신경이 쓰입니다. 엄마인 저도 가끔 아이가 동생보다 유치한 행동을 하면 지능이 낮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경계선 지적 지능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 같아서 싫은 마음이 듭니다. 경계선 지적 지능을 가진 아이를 제가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맡은 일도 잘하고 엄마 말도 잘 들으면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가 똑똑하고 인물도 좋고 건강..

[법륜스님의 하루] 시간이란 본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2025.03.04.)

이와 같이 시간도 절대치가 아닙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시간이 흐르는데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시간이란 본래 없습니다.  왜냐하면 변화의 속도를 측정한 것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변화하기 때문에 시간이란 개념이 생기는 것입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시간이란 개념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애초에 안 되는 겁니다. 변화의 속도를 측정한 것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산소의 원자핵은 8개의 양성자와 8개의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거리는 엄청나게 짧은 거리입니다. 학교 다닐 때 전자기력이 무엇인지 배웠죠? 두 전하 q1과 q2 사이의 거리가 r일 때 두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 ..

[법륜스님의 하루] 명상도 비타민처럼 하루권장량이 있을까요? (2023410)

저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위빠사나 수행을 관심 있게 공부하고 이제 나름대로 잘 수행해 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스님은 수행을 많이 해 보셨고 많은 분들을 만나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위빠사나 수행도 비타민처럼 하루 권장량이 있을까요? 그냥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명상을 어느 정도 해야 할까요? 위빠사나 명상을 어느 정도 하면 일상생활에서 번뇌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는지, 권장량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명상이 유행입니다. 약간의 고급적인 정신활동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그냥 멋으로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명상은 자기 변화에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명상을 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번뇌가 엄청나게 일어납니다. 아주 어릴 때 생각까지..

[법륜스님의 하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왜 생길까요? (2025.03.03.)

의례 중에 사람들이 안 할 수가 없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죽음과 관계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하는 소리예요. 죽음이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 죽음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죽는 사람도 불안하고, 죽는 사람을 보는 사람도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죽어가는 사람의 불안도 좀 덜어주고 죽어가는 사람을 가족으로 둔 사람의 마음도 위로할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고대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게 된 거예요. 부처님은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무지에서 생긴다고 했습니다. '죽고 난 뒤'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무지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니까 이 무지를 깨우치고 나면 두려움이 없어..

[법륜스님의 하루] 탄핵 정국과 국론 분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2025.03.02.)

현재 한국은 정치적 혼란 속에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어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심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찬반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국론이 완전히 분열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국제질서에 변화가 생겨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은 공개된 장소에서 설전을 벌이다 결국 결렬되었습니다. 보통의 정상회담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국제질서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자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안 요인이 산재되어 있는 대한민국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국론분열, 경제위기,..

[법륜스님의 하루]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속 분노를 느낍니다. (2025.03.01.)

저는 어떤 일을 할 때의 원동력이 두려움이나 분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이 임박하면 나쁜 점수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부하고 인사 평가나 계약을 앞두고 두려움을 동력 삼아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통령의 탄핵 찬반 상황에서도 정치 성향이 다른 쪽에 대한 분노가 집회에 나가게 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두려움과 분노를 동력 삼아 행동하면 일이 끝난 후 소진되어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상황이 여유롭고 편안하면 오히려 방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노 없이 실천하고 행동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강력한 원동력이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없다면 과연 어떤 힘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분노나 두려움이 아닌 것을 원동..

[법륜스님의 하루] 종교를 가진 제가 부담스럽다고 헤어지자는 남자친구, 어떡하죠?

저는 이번에 정토경전대학을 졸업한 학생입니다. 졸업 후 꾸준히 수행 정진을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몇 년 동안 만났던 남자친구가 종교인은 부담스럽다며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한 원망은 없지만, 나이에 대한 초조함도 있고, 앞으로 새벽 5시 정진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 불안감이 듭니다. 제가 이 상황에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굉장히 좋은 얘기 같지만 사실 그게 욕심입니다. 결혼이 우선이라면 정진을 그만두고 지금 당장 그 남자에게 전화해서 ‘내가 정진을 그만뒀으니 결혼하자’라고 하면 되겠죠.  반대로 정진이 더 중요하다고 선택했다면 ‘정진을 이해해 줄 남자가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남자가 있으면 결혼하고, 그런 남자가 없으면 안 한다’ 이렇..

[법륜스님의 하루] 왜 정토회에서는 사람을 고용하지 않나요? (2025.02.27.)

수행자는 제각기 독립된 존재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모두가 평등합니다. 저와 여러분들도 다만 역할이 다를 뿐이지 평등한 관계입니다. 수행자들과의 관계는 주종 관계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는 남을 고용해서도 안 되고, 고용되어서도 안 됩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계급 차별과 성차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수행자들의 모임인 상가 안에서는 어떤 차별도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문밖을 나서면 누군가에게 고용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고용하기도 하지만 이 법 안에서 만큼은 고용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토회 안에서는 각자가 수행자로서 평등해야 합니다. 부부가 정토회에 왔다면 이 안에서까지 남편이라고 챙겨주고 시봉을 해 주면 안 됩니다. 그렇게 행동하면 둘 중에 한 사람은 독립된 수행..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걸핏하면 내 약점을 잡아서 비난합니다. (2025.02.26.)

남편은 제 말과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꼭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법륜스님이 그렇게 가르치더냐? 도대체 뭘 배운 거야? 너 마음공부 하는 사람 맞아?’ 하고 비난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법륜스님께 배워서 이 정도라도 하는 거야. 마음공부를 한 덕분에 당신에게 잔소리 안 하고 이렇게 사는 거다.’ 하고 대답합니다. 남편이 이렇게 말할 때마다 저는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남편이 법륜스님을 거명할 때는 질문자한테 기분이 나쁘다는 걸까요? 법륜스님한테 기분이 나쁘다는 걸까요? “저한테 기분이 나쁘다는 겁니다.” 사람은 기분이 나쁘면 욕설하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법륜스님을 거명하거나 ‘수행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