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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단풍잎을 갈아버리면 놀라운 사실이 나타납니다 ㄷㄷ - 단풍 해부

Buddhastudy 2023. 11. 21. 19:49

 

 

오늘은 단풍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단풍의 비밀을 보여 드리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단풍이 여러 색깔로 꽤 아름답게 물들었지만

이과는 감성에 젖을 수 없습니다.

 

단풍은 그저 식물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앞으로 필요 없어진 입들을 버려버리기 위한

..한 과정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쉽게 말해 단풍놀이는

잎이 죽어가는 과정을 구경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단풍잎을 가지고 실험실로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잎의 색깔은 어떻게 바뀌는 걸까요?

 

단풍의 비밀은 잎의 색소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막자사발에 단풍잎을 잘게 잘라 준 다음

색소 추출을 도와주는 용액을 넣고

열심히 갈아주면

이렇게 붉은 색소가 추출됩니다.

 

초록색 잎도 갈아서

이렇게 단풍이 들기 전과 후에 잎의 색소들을 추출했습니다.

이 색소의 성분들은

크로마토그래피는 실험 방법을 쓰면

간단히 비교가 가능합니다.

 

크로마토그래피를 진행할 판 아래에

이렇게 표시를 해 준 다음

입에서 추출한 색소를 표시한 부분에 찍어 줍니다.

그리고 색소를 찍은 판을 전개 용액에 담궈주면

여기 용액이 판을 타고 올라가는 게 보이죠?

 

이렇게 용액이 판을 타고 올라가는 현상을

전개라고 부르는데

잎에 들어 있는 여러 색소마다

판에서 전개되는 속도와 거리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뒤 확인해 보면

잎 내부의 색소들이 이렇게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록잎과 붉은잎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거의 똑같습니다.

은행잎의 색소도 이렇게 추출해 보았는데

비슷한 색소 구성이 나타났습니다.

 

왜 한눈에 보기에도 다른 색의 잎에서

같은 색소 구성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단풍이라고 부르는 현상 대부분은

입속에 원래부터 존재하던 색깔이 드러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단풍이 들기 전 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은

여기 이 부분에 엽록소는 초록색 색소에 의해서입니다.

 

그런데 낙엽을 떨어뜨리는 나무들은

여름이 지나면 잎으로 가는 수분과 영양분을 서서히 차단하는데

이 과정에서 잎의 초록색 색소들이 분해되기 시작하며

내부에 초록색에 가려져 있던 색소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여기 카로틴과 잔토필이 드러나며

노란색과 주황색을 띠는 단풍잎이 되는 거죠.

 

제가 실험한 붉은색과 노란색 단풍잎에서는

여전히 초록색 색소들이 검출됐는데

이것은 아직 단풍이 완벽히 진행되지 않은 잎이 그렇습니다.

 

완벽하게 노란색으로 변한 은행잎으로 검출해 보면

이렇게 초록색 색소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죠?

 

그러니 사실 노란색과 주황색 단풍이 드는 식물들은

정확히는 단풍이 물드는 것이 아니라

물이 빠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란색과 주황색을 띠는 잎들과 달리

붉은색을 띠는 잎들은 정말로 물든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을 띠는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가을이 되며 새롭게 형성되기 때문이죠.

안토시아닌은 크로마토그래피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아서

여기 밑부분에 남아있습니다.

붉은 잎들은 노란색과 주황색 단풍과 달리

붉은색 색소(안토시아닌)가 새롭게 생성되어 색깔이 변하는 것이죠.

신기하죠?

 

단풍기간 동안

예쁜 색깔들이 잠시 나타나긴 하지만

단풍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잎에 수분이 말라버리고

떨겨층이 형성되며

낙엽이 되어 나무에서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그러니 단풍은

식물이 겨울을 대비해 낙엽을 떨어뜨리기 위한 과정으로

잎이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잠깐의 아름다움이었던 거죠.

 

단풍이 조금 슬프게 느껴지지 않나요?

단풍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