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9)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5.13(월) '까꿍 금지'

Buddhastudy 2019. 5. 14. 20:28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키스, 포옹, 툭툭 치기 안 됩니다. 농담, 장난, 까꿍도 금지합니다.”

-영화 그때 그들

 

그의 참모는 총리에게 주의사항을 일일이 나열합니다.

국제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그러나 까궁 금지같은 황당한 주의사항까지 듣게 된 당사자는 오히려 태연합니다.

유권자들은 내 방식을 좋아한다

이탈리아 정치인 베를루스코니를 영화화한 작품 그때 그들에 등장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아슬아슬한 막말과 기행으로 유명하죠.

선택이 잘 됐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나만의 플레이보이 기술로 이겼다

-2005년 타으랴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에게

 

상대국 대통령에게 선탠이 잘 됐다는 농을 던지는가 하면

여성 대통령에게는 모욕적인 언사로 외교문제를 일으켰지만

그의 반응은 늘 같았습니다.

 

농담인데, 뭐 그렇게까지...”

 

며칠 전 구속된 그 역시 자신이 뱉어놓은 혐오의 말들을 그저 웃자고 찍은 영상이었다고 말하죠.

차량 넘버를 다 알고 있다

자살 특공대...”

-김상진, 유튜버

 

혼잣말이 협박인가?” 변호인은 그렇게 항변했습니다.

세상은 기어이 두 쪽이 나려는 듯

상대방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말들은 넘쳐나서 독설의 강도는 말 그대로 을 뿜습니다.

 

5월 광주를 가해했던 비하의 말들 역시

특정 극우사이트에서 유행하던 조롱이었다 하고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먹었던 피자도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그냥 웃자고 한 일이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말을 넘어 계속 논란인 단어 역시

그것을 차용한 당사자조차 의미를 제대로 몰랐다는 해명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담인데...” 혹은 모르고 한 말인데 뭐 그렇게까지...” 라고 넘어가기엔 독성은 너무 길고도 넓게 퍼져나가는 법

 

키스, 포옹, 툭툭치기 안 됩니다. 농담, 장난 까꿍도 금지입니다

-영화 그때 그들

 

그러고 보면 저 정도의 수준은

우리가 거의 매일 접하고 있는 독설들에 비하면

차라리 애교에 속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되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