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물 위에 떠 흘러가는 나뭇가지처럼, 삶의 흐름을 타고 그저 흐를 뿐

Buddhastudy 2021. 1. 18. 19:24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나뭇가지를 작 기억하라.

내 존재가 그저 저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나뭇가지가 되도록 하라.

 

나뭇가지는 억지로 물의 기슭 마른 땅으로 가려고 애쓰지 않고

빨리 가려고 애쓰거나 늦게 가려고 애쓰지도 않으며

물가의 어떤 상황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양 갈래 길이 나오더라도 어느 한 길을 고집하지 않고

다만 큰 물줄기의 흐름을 타고 완전히 온 존재를

그 흐름에 맡겨 흐를 뿐이다.

 

그렇게 완전히 내맡기고 흐르기 때문에

흐르면서도 그 어떤 집착도, 결박도, 멈춤도 없고

자연스럽게 완전한 놓음을

순간 순간 행함 없이 행한다.

 

그렇듯 흐름에 들 때에만 비로소 썩지 않은 채

저 드넓은 바다에 다다르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내던지고

어떻게 살려고 애쓰는 흔적을 지워버리고

어느 한 쪽의 삶만을 선택하려는 노력을 던져버리고

삶의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빨리 가려고도 늦게 가려고도 애쓰지 않고

대만 우주적인 삶의 큰 물줄기에

온 존재를 내맡긴 채 다만 흐르기만 할 수 있다면

그는 반드시 큰 자성의 바다에 다다를 것이다.

 

내 앞에 펼쳐진 인생이라는

삶이라는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완전히 나뭇가지처럼 나를 버리고 내맡겨 보라.

 

삶 속에서 느껴지는 좋고 싫다는 그런 느낌이나

판단도 다 놓아버리고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그저 다 내맡기고 다만 흐름을 완전히 타 보라.

 

그렇게 흐름에 몸을 맡긴채 흘러가는 것

그래서 흐름을 끊지 않고

인생이라는 강가의 어떤 기슭에도 정박하지 않고

어떤 좋은 인연이나 상황이나 소유에도 머물지 않고

다만 흘러가는데 집중하는 것

그런 노력없는 쉼의 자연스러움

그것이 바로 정진이요 수행이고 명상이다.

 

그렇게 완전히 삶에 힘을 빼고

두 눈에, 두 마음에, 두 다라와 팔에 힘을 빼고

그저 내맡기고 흐름에 드는 것

 

그래서 이미 지나 온 과거나

아직 다다르지 않은 미래에

무엇이 오게 될지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다만 흐르기만 할 때

그때 우리는 저 대양을 만날 것이다.

 

인생에 힘을 빼라.

공연히 있는 힘 다 주면서 용을 써 놓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 몸에 마비가 온다고

마음이 경직된다고

삶이 괴롭다고 하소연 할 일이 무엇인가.

 

나뭇가지처럼 힘을 빼고

모든 노력을 버리고

모든 기대와 욕구를 버리고

다만 삶 위를 흘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