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자본이 대물림되는 사회, 불공정을 개선하려면

Buddhastudy 2022. 4. 12. 19:50

 

 

...

 

--모든 기득권이 유리하다 말할 수 없어

 

그것이 현실이에요.

근데 모든 기득권층이 다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동할 때

농경사회의 부자인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이나 자녀가

새로운 산업사회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유리하죠.

 

전체로 보면 토지를 기반으로 한 농경사회의 지배계급이

산업사회에서 다 지배계급이 됐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사회에서도 그대로 지배계급이 된 사람도 있고

산업사회에 제대로 대응을 못해서 몰락한 지배계급도 있죠.

 

농경사회에서 지주계급은

아들을 서당에 보내서 과거시험 보게 했는데

소작농이나 소농은 서당 보낼 돈도 없고 계급이 안되니까

교회나 정부가 세운 소학교에 가서

영어, 일본어를 배웠거나 수학, 자전거 기술 등을

배워서 장사를 하거나 공장에 가서 일하다가 회사를 세워서

성공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산업사회가 됐을 때 (성공한)

정주영 같은 사람도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었죠.

 

부잣집 아들이 (물려받은) 자본을 가지고 장사에 성공한 경우도 있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가게에 가서 일하다가 장사에 성공한 경우도 있어요.

 

사회가 변할 때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많이 생기고

지배계급 중에는 몰락하는 사람도 많이 생긴다는 얘기에요.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기득권층의 자녀가 그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사람도 있어요.

 

큰 식당을 해서 유리했던 사람이 코로나로 배달 위주로 바뀌면

큰 식당 위치 좋은 데가 별 의미가 없어져요.

조그마한 식당인데 맛있게 하는 사람이

갑자기 배달 폭주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는 거예요.

 

변화된 시대에는 이런 성공, 개천에서 용 나는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변화의 시대에 어떤 직업이 유리할지 알 수 있을까?

정체된 사회에서는 3, 4대 가는 회사

, 물려받은 회사가 많은데

변화된 시대에는

창업해서 자기 당대에 부자가 된 사람이 많이 출현을 하죠.

모든 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올 때

농촌 출신이 의사가 되거나 변호사가 되어서

사회에 개천에서 용 나는 기회가 있었어요.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없어지고 대물림하는 시대에요.

좋게 말하면 안정화된 사회고 나쁘게 말하면 대물림하는 사회죠.

 

지금 다시 사회가 바뀌어 가고 있는 거예요.

학교 공부도 잘 못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던 사람이 이 변화에 성공할 수도 있어요.

 

앞으로 30, 40년 지났을 때 의사가 된 사람이 성공할지

변호사가 된 사람이 성공할지

누가 성공할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술과 지식을 익힌 사람이

맨몸으로도 중산층이 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지식과 기술은 다 인공지능이나 자동화로 대체되기 때문에

그 효능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에요.

 

현재 학교 시스템은 공무원, 의사, 변호사와 같은 몇 개 직업에는 아직 유리하지만

나머지는 학교에서 배운 걸 가지고

사회에서 창조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쓸모가 별로 없어집니다.

 

과거시험에는 서당이 중요했지만

산업사회가 되면 서당이 별 필요가 없어지는 것 같은

그런 변화가 이제 시작된 거예요.

아직 많이 진척된 게 아니라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죠.

 

그래도 의사 아들이 의사 되고, 변호사 아들이 변호사 되는 게 더 많지 않느냐는

질문자의 얘기는 지금 이 시점에는 맞습니다.

 

그것이 불공정한 것도 맞아요.

옛날에 양반집 아들이 유리했듯이 기득권층이 유리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른 대안이 없어요.

 

 

--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

이 문제의 해결책은 두 가지에요.

 

하나는 정부가

모든 아이를 중학교까지 다 책임지고 교육을 시키는 거예요.

부잣집 아이든 가난한 집 아이든 동일 교육을 시키고

그 이후에는 부모가 능력이 있거나 본인에게 재능이 있는 사람은 기회를 주는 거죠.

그래서 출발은 어느 정도 평등하게 같이 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나이가 들면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고 동일한 사회안전보장을 받는 거예요.

요즘 오스트리아 같은 데가 거의 이렇게 비슷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시작과 끝은 좀 평등에 가깝게 하고

중간은 자유로운 경쟁, 능력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는 거죠.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여러 방법이 도입이 돼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안전망이 구축이 안돼 있어요.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양극화가 훨씬 더 심해지고 있어요.

 

권력의 대물림은 우리가 민주화란 이름으로 극복을 했잖아요.

근데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기 때문에 자본의 대물림을 합법화하고 있는 거예요.

 

권력의 대물림은 안된다고 하면서

자본의 대물림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기득권이 자본의 대물림으로 유지되는 거예요.

권력의 대물림은 끝났는데.

북한 같은 왕조사회에서는 권력의 대물림이 아직도 있잖습니까.

 

자본의 대물림이 있는 한은

당연히 자본을 가진 기득권층이 유리할 수밖에 없죠.

 

 

--기존 조건의 유불리가 뒤바뀌는 세상의 시작

아버지가 외교관이라서

자녀가 일찍 외국에 나가 영어를 배워서

유리한 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런데 이게 유리한지 지금은 알 수가 없어요.

?

우리가 외국에 가는 게 유리할 때 영어 잘 하는 게 유리했던 거죠.

 

지금 한류가 불고 노래도 한국말로 부르고

영어로 굳이 부를 필요없는 시대가 온다면

또 구글이 40개 국어로 자동 번역을 거의 90%이상 정확하게 이루어진다면

영어 배운 것은 아무런 유리한 국면이 아니에요.

 

우리가 일시적으로 외국어를 할 줄 아는 게 유리했는데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면

외국어를 할 줄 안다는 건 별로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없게 돼요.

그동안 유리했던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시대가 지금 막 시작이 된 거예요.

 

전에는 큰 강당을 가지고 시설을 갖춘 목사나 스님이 유리했어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강의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조그만한 방에 시설 갖춰놓고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수백 명, 수천 명과 대화할 수 있으니까

 

큰 건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불리한 거예요.

유지관리비가 드니까.

이렇게 바뀌어가고 있는 시기에요.

 

그 바뀌는 과정에 개천에서 용 나는 것처럼

미국 같은 데는 신흥기업이 많이 일어났잖아요.

 

아직 우리는 따라 배우기 수준이라서 그렇지

10, 20년 지나 보면

기존의 큰 규모 기업이 그대로 유리한 경우가 10개 회사 중에 한두 개 있고

10 개 중에 8 개는 신규기업이 등장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겁니다.

 

 

--불공정의 개선은 사회적 합의로부터

그런 관점에서 저는 젊은이들이 공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기한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불리한 것은 다 공정의 문제로 제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대물림에 의한 불공정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겠느냐 하는

사회적 합의를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혈통사회가 아닌데도

혈통에 준할 만큼 새로운 계급을 만드는 게 교육입니다.

학교에서 교육에 성적을 매겨서

새로운 계급을 만드는 거예요.

 

거기에 돈이 있거나 외국 경험이 있거나 미래에 대한 정보가 있는

부모의 인도를 받는 아이들이 유리한 국면에 있는 거예요.

 

이런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것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 개선하면 좋겠냐 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에요.

 

, 법 개정이 필요하고

그에 따르는 지원과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