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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당신이 꿀벌에서 보지 못한 것들 (feat. 프응님) - 꿀벌 해부

Buddhastudy 2023. 9. 6. 19:33

 

 

이것은 꿀벌의 침입니다.

꿀벌의 복부 끝부분을 팔에 가져다 대면

이렇게 침을 쏩니다.

 

...

 

오늘은 꿀벌을 해부해 보겠습니다.

지난달 꼬마 구독자님으로부터 그림 편지가 하나왔습니다.

바로 꿀벌에 대해 알려달라는 편지였죠.

그래서 바로 전문가인 양봉 유튜버 프응님께 연락드리고

프응님의 양봉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이곳이 바로 프응님의 양봉장입니다.

양봉장에서는 꿀벌의 피해를 주는 말벌들을 주기적으로 퇴치하기 때문에

미리 잡아두신 말벌 몇 마리와

수명이 다해서 떨어져 있는 꿀벌의 사체들을 얻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꿀벌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먼저

프응님을 만난 김에 꿀벌의 침을 맞으면 어떤지도 궁금해서

부탁을 드려서 꿀벌 침해 한번 쏘여 보았습니다.

꿀벌의 끝부분을 조심해서 팔에 가져다 대면 이렇게 바로 쏴버립니다.

 

저는 벌에 처음 소여 보았는데

제가 처음 느껴보는 유형의 아픔이었습니다

그동안 거머리, 모기 등 여러 생물에게 물려받는데

벌의 침이 가장 충격적인 아픔이었습니다.

 

꿀벌이 침을 쏘고 나면 피부에 이렇게

침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꿀벌은 복부 끝부분에 독낭과 연결된 침이 있는데

꿀벌의 침에는 갈고리 같은 구조가 있어서

피부에 박힌 침이 빠지지 않고

복부 일부와 내장이 함께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꿀벌은 한번 침을 쏘면 내장이 뽑혀서 자신도 죽어버리게 되죠.

 

이것은 말벌의 침인데 말벌도 침을 당기면 이렇게 빠지지만

말벌의 침 구조는 매끈하기 때문에 침을 쏘고 빠지기 좋은 구조라

꿀벌과 달리 여러 번 쏠 수 있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벌침을 빼고 나니 생각보다 아픔은 오래가지 않았고

4~5일 정도 모기 물린 것처럼 간지러운 후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처음 쏘인 순간 말고는 크게 특별한 점이 없었지만

벌침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분들도 있으니

반드시 조심하셔야 합니다.

 

 

, 이제 꿀벌을 들고 실험실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부터 이 꿀벌로 꿀벌의 몸 구조와 여러 신기한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꿀벌은 벌목 꿀벌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이름처럼 꿀을 저장하고 생산하는 습성을 가진 벌입니다.

 

꿀벌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강한 사회성을 가진 곤충이라

많은 개체가 벌집을 만들고 하나의 군체를 이루어 살아가는데

이러한 하나의 벌집 내부에는 크게 3가지 형태의 꿀벌이 존재합니다.

바로 여왕벌과 일벌 그리고 숫벌이죠.

 

이 세 가지 유형의 꿀벌은 모두 같은 종이지만

각각 다른 몸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군체 내에서도 각자 완전히 다른 역할을 맡고 있죠.

 

그중 일벌은 생식소가 퇴화하여 생식능력을 거의 잃은 개체로

꽃에서 꿀을 나르고, 벌집을 짓고, 애벌레를 기르는 등

군체 내부에서 거의 모든 잡일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벌은 벌집 속 개체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가 흔히 보는 꿀벌들은 높은 확률로 일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꿀벌 중 일벌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먼저 이 꿀벌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겠습니다.

 

꿀벌은 곤충답게 머리, 가슴, 배로 나뉘어진 몸을 가지는데

배 부분의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고

몸에는 털이 많이 나있는 형태입니다.

 

머리부터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꿀벌은 입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꿀벌은 씹는 입과 빠는 입을 동시에 가지는 독특한 형태의 입을 가지고 있죠.

주둥이 윗부분에 큰 턱이 있어서 무언가를 씹을 수 있고

여기 주둥이 부분은 길게 늘어나며 꽃의 꿀을 빨기에 적합한 형태로 변합니다.

여기 꿀벌의 주둥이를 조심해서 당겨주면

이렇게 숨어있던 부위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주둥이 중심에는 꽃의 꿀을 빠는 혀가 있고

혀 주변에는 꿀을 섭취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기관들이 있습니다.

꿀벌은 이러한 주둥이로 꽃의 꿀을 빨아

몸속에 밀위라는 부위에 꿀을 저장해서 벌집으로 가져가죠.

그리고 꿀벌은 벌집 내부의 방에다 밀위에 저장해온 꼴을 토해냅니다.

 

그럼, 벌집 내부에 있던 일벌들이

이 꿀들로 다가와서 다시 마셨다가 뱉어내기를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벌 몸 내부의 효소에 의한 소화가 이루어지고

벌들의 날갯짓에 의해 (꽃꿀의) 수분이 증발되는 과정 등을 거치며

꽃꿀은 우리가 벌꿀이라 부르는 것으로 변하게 되죠.

 

꿀벌들은 식량 저장을 위해

이 꿀들을 벌집 방안에 밀랍으로 덮어서 보관하는데

이러한 과정 덕분에 우리가 벌집에서 벌꿀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신기하죠?

 

그리고 꿀벌의 머리 윗부분에는

촉각과 후각의 기능을 하는 한 쌍의 더듬이가 있고

그 아래에 총 5개의 눈이 있는데

커다란 겹눈 1쌍과 이마 부분에 3개의 홑눈이 있습니다.

꿀벌에서는 털 때문에 홑눈이 잘 안보이지만

말벌의 이마를 보면 확연한 홑눈을 볼 수 있.

 

다음으로 가슴 부분에는 날개와 다리가 있습니다

벌의 날개는 1쌍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2쌍입니다

다리는 3쌍인데, 끝부분의 발톱이 갈고리처럼 되어 있어서

어딘가에 잘 붙고, 다른 물체를 잘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꿀벌을 유심히 관찰해본 적이 있으신 분이라면

꿀벌 뒷다리에 노란색 물질이 묻어있는 것을 자주 보셨을텐데

이것은 꿀벌이 꽃의 꿀을 나르며

몸에 꽃가루를 붙여서 운반하는 모습입니다

 

우연히 묻혀오는 것이 아니라

꿀을 빠는 과정에서 온몸에 털에 꽃가루가 묻으면

꽃가루와 꿀을 조합해서 둥글게 뭉친 다음

세 번째 다리에 있는 꽃가루 바구니라는 부위에 붙여서

집으로 직접 가져오는 것입니다.

굉장히 효율적이죠?

 

그리고 배부분은 여러 개의 체절로 나뉘어져 있는데

배 부분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꿀벌의 배 밑부분에서 벌집의 재료가 되는 밀랍이 분비된다는 것입니다.

 

꿀벌의 밀랍샘에서는 물고기의 비늘 같은 형태의 밀랍이 자라나는데

꿀벌은 이러한 밀랍을 떼어내서 턱으로 씹고 타액을 가미하여

유연하게 변형시킨 다음

이를 이용해 벌집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짜잔~!

이것이 프응님께 받아온 밀랍입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구조의 벌집을 직접 조각해냈다니

정말 대단하죠?

 

벌집 각각의 방은 처음에는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며 육각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꿀벌집이 나타내는 육각형 구조는

과학적으로 가장 튼튼하고

또 효율적으로 집을 배치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합니다.

 

벌집의 각각의 방들은 알을 낳고 애벌레를 기르는 용도나

꿀과 꽃가루를 저장하는 창고로 사용됩니다.

벌들은 정말 체계적인 생물이죠?

 

그런데 이러한 수많은 방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는 구조는

세균이나 곰팡이 등 미생물의 감염에 아주 취약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꿀벌은 이를 프로폴리스란 물질로 해결합니다.

 

프로폴리스는 벌들이 식물에서 채취한 물질과 타액을 혼합해서 만든 물질로

항균과 항바이러스 등의 기능을 가지는데

꿀벌들은 이러한 프로폴리스를 벌집에 발라

유해한 미생물들이 번성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정말 똑똑하죠?

 

마지막으로 꿀벌의 배 부분만 잘라낸다

이렇게 갈라서 열어보았는데

내부가 노란색 물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유튜브 쇼츠에서 꿀벌이 노란 똥을 누는 영상이 유명한데

이것은 실제 벌의 똥이 맞습니다.

꿀벌의 배설물은 요산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섭취한 먹이 중 노란색이나 주황색 색소를 가진 꽃가루가 있는 경우

변의 색깔이 노란색을 띤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꿀벌의 내부도 이렇게 소화되던 노란 물질로 가득했던 것이죠.

 

그리고 복부 끝부분에서는 꿀벌의 벌침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제가 가진 현미경으로는 갈고리 구조까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기하죠?

 

노란 물질들 때문에

꿀벌의 상세 내부 기간을 확인하기는 너무 어려워서

다음 영상에서 말벌을 이용하여

벌의 내부를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