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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툰] 제임스웹이 포착한 아름다운 아기별 탄생 순간

Buddhastudy 2023. 9. 7. 19: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탐사 임무가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작년 712일에 5장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공식적인 탐사 임무를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그 후로 1년 동안 수많은 이미지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우주의 경계를 넓히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제임스웹은 지금까지 관측된 은하 중

가장 먼 은하를 관측해냈으며

가장 오래된 초대 질량 블랙홀도 발견했습니다.

 

처음으로 암석형 외계 행성의 대기 유무를 분석하고

성운과 원시 행성에서 탄소 기반의 유기분자를 확인했습니다.

 

1년 동안의 관측을 통해 수백 편의 과학 논문이 제출되었으며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연구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되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성공적인 첫해를 축하하기 위해

나사는 지난 712일에 1주년 기념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지구로부터 390광년 거리에 있는 로 오피유키 성운에서

아기 별이 형성되고 있는 사진입니다.

첫돌답게 기념사진도 아기별 탄생 사진으로 골랐네요.

 

별 생성 관련 이미지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 오늘은 이 신비로운 성운 속으로 들어가

별이 탄생하는 과정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성운

성운은 별들의 요람입니다.

기체와 먼지로 된 성운 속에서 밝게 빛나는 별이 탄생합니다.

성운은 수소와 헬륨 분자로 된 기체가 대부분이고

그보다 큰 먼지 알갱이, 그 외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소와 헬륨 원자가 우주 공간에 넓게 퍼져 있다고 상상해 볼까요?

 

만약 근처에 다른 천체가 없다면

개개의 원자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원자에 중력을 행사하여

자신이 있는 쪽으로 잡아당길 겁니다.

 

모든 원자가 이런 식으로 힘을 행사하면

기체는 중심을 향해 뭉치게 됩니다.

중심부에 밀도가 증가하면서 가시광선이 산란되고

구름은 어둡게 보입니다.

 

로 오피유키 성운에서도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중심부에 가장 어두운 지역입니다.

일단 구름이 뭉치기 시작하면 질량이 커지고

그에 따라 중력이 본격적으로 작용합니다.

중력에 의해 구름이 빠르게 수축하고 밀도가 높아지고

다시 중력이 작용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중심부의 밀도는 극한으로 높아집니다.

 

마침내 중심부에서는 입자들끼리 거리가 원자핵을 하나로 묶는 힘인 강한

핵력이 작용할 정도로 충분히 가까워집니다.

강한 핵력으로 수소 원자핵이 하나로 묶이면

헬륨 원자핵이 합성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납니다.

핵융합 반응으로 합성된 헬륨은

합성 이전보다 전체 질량이 0.7%가 작습니다.

사라진 0.7%의 질량은

아인슈타인의 에너지 질량 방정식에 따라 어마어마한 에너지로 전환됩니다.

 

이 에너지가 기체를 가열해 온도를 끌어올립니다.

중심부의 온도가 별 형성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천만 캘빈을 넘기면

기체 덩어리는 스스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어두운 성운 속에서 아기별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로 오피유피 성운에는 약 50개의 아기별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아기 별들 대부분은 질량이 우리 태양과 비슷하거나 작습니다.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은 중심 아래쪽에서 빛나고 있는 별이 유일합니다.

질량 차이에 따라 각자의 수명은 다르겠지만

처음 성장 속도는 비슷할 겁니다.

50여 개 아기별들은 앞으로 최소한 수백만 년 동안은 같이 성장해 나갈 겁니다.

 

 

--

인간이 성장통을 겪는 것처럼 별도 일종의 성장통을 겪습니다.

별의 중심부에서 생성된 에너지는 별의 표면을 향해 뻗어나가다가

중력으로 뭉친 물질과 격렬한 충돌을 일으킵니다.

핵 반응에 의해 밖으로 밀어내는 힘과

중력에 의해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입니다.

 

힘겨루기는 치열합니다.

중심부의 밀도가 높아지면 중력이 커져서 안으로 당기는 힘이 커집니다.

그에 따라 별의 수축이 가속되면 중심부의 핵 반응 속도가 빨라져

밀어내는 힘이 다시 커집니다.

 

힘겨루기 끝에 두 힘이 마침내 균형을 이루면

별은 평형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중심부에서는 일정한 속도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별은 오랜 시간 동안 평형 상태를 유지합니다.

 

우리 태양도 이러한 성장통을 겪은 뒤

45억 년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성운이 언제나 별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중심부의 밀도가 높아지는 과정이

자연적으로 서서히 진행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근처에 있던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항성풍의 충격으로 그룹의 밀도가 갑자기 높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서서히 발생했을지

아니면 어떤 사건의 여파로 짧은 기간 동안 급조되었을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둘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고

혹은 제3의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별의 정확한 생성 요건은 여전히 천문학에서 논쟁 중인 주제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어떤 요인이 작용했든

구름의 밀도가 높아지는 시점부터 중력이 가장 막강한 힘으로 부상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중력이 끼어들면 수축 속도는 빨라집니다.

수축 속도는 중심부의 밀도에 따라 다릅니다.

1cm당 분자의 수가 100만 개인 경우에는

완전히 수축되는데 약 100만 년이 걸립니다.

 

기체 그룹이 수축할 때는 각운동량에 따라 필연적으로 자전 운동이 일어납니다.

자전 운동은 원시 항성을 생성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원시 항성의 자전속도가 너무 빠르면

자기장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수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습니다.

자전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별이 형성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자전속도를 줄이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쌍둥이 작전]입니다.

생성 중인 원시 항성이 두 개의 항성으로 분리되면

두 별은 공통의 질량 중심을 공전하면서

서로의 자전속도에 제동을 겁니다.

 

쌍둥이 작전이 성공하면 두 별은 쌍성계로 굳어지거나

혹은 완전히 분리되어 두 개의 독립된 별로 진화합니다.

사실 우주의 별들 중 대다수는 쌍성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태양처럼 홀로 별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태양과 같이 태어난 형제 별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거나

은하 속 어딘가에서 자기들의 식구를 거느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속도를 줄이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제트 분사]입니다.

갓 태어난 젊은 별이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

자전축의 위아래로 뜨거운 기체가 빠르게 분출됩니다.

 

쌍극 분출로 불리는 이 제트기류는

자전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양극으로 빠르게 분출되는 물질이

마치 역추진 분사처럼 자전속도가 어떤 한계값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입니다.

 

로 오피유키 성운도 아름답고 극적인 쌍극 분출을 보여줍니다.

별에서 분출하는 빨간색 수소 분자가

주변의 기체와 충돌하면서 수직으로 가로지릅니다.

아기별이 양극단으로 붉은색 제트를 쏘아대는 모습이

마치 신생아가 양팔을 쭉 뻗으면서 기지개를 켜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탄생

1주년 기념 이미지가 공개된 지 2주 뒤에

나사는 또 다른 아기별 탄생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지구에서 1470광년 떨어진 곳에서

한 쌍의 별이 형성되고 있는 장면입니다.

 

각각 허빅-아로 4647로 명명된 이 쌍둥이 별은

빨간색 회절 스파이크 중심에서 주황색과 흰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이 별들은 자전 속도를 줄이기 위해 앞서 말한 두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쌍둥이 별로 분리되어 제트기류까지 분사하는 것입니다.

이 쌍극 분출은 앞으로도 수천 년 동안 계속되면서

별이 형성되는데 필요한 속도와 질량을 조절할 겁니다.

 

쌍극 분출 뒤로 보이는 파란색 구름은 밀도가 높은 먼지와 가스입니다.

가시광선으로 보면 거의 검은색으로 나타나는데

제임스웹의 근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은 파란색의 반투명 구름입니다.

파란 성운 뒤로는 수많은 별과 은하들이 점점이 찍혀 있습니다.

 

파란색 회절 스파이크가 있는 천체는 별이고

흰색과 분홍색 그리고 작은 빨간 점들은 오래되고 멀리 떨어진 은하입니다.

허빅-아로 46/47은 태어난지 겨우 수천 년밖에 되지 않는 젊은 별입니다.

 

덕분에 이 쌍둥이 별은 별 생성 연구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별이 얼마나 많은 질량이 모이는지도 알 수 있고

또한 우리 태양과 같은 질량의 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모델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쌍둥이 별도 앞으로 수백만 년 동안 완전한 별로 성장할 것입니다.

 

 

--경계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 덕분에

우리는 별의 일생이 시작되는 때를 높은 선명도로 목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태양계의 작은 생명체였던 우리가

이제 다른 별의 탄생을 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은하에서는 아직도 새로운 별이 계속 탄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십억 년 동안 새로운 별이 계속 탄생할 것입니다.

별 생성과 관련해 아직 풀지 못한 숙제는

아마도 새로 태어난 별빛 속에 그 답이 있을 겁니다.

 

차가운 기체와 먼지 구름이 밝게 빛나는 별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답을 하나씩 알아낼 수 있다면

우주의 관측자로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로 우주의 경계가 넓어지면

우리 지식의 경계도 그만큼 넓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별을 바라보는 이유가 아닐까요.

 

지금까지 북툰이었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