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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이탈리아 꽃게 VS 한국 꽃게, 전격비교!! (이탈리아 꽃게의 파란색은 지워집니다 ㄷㄷ)

Buddhastudy 2024. 1. 2. 19:54

 

 

이것은 이탈리아 푸른꽃게의 집게다리입니다.

아주 푸른색이지만

끓는 물에 넣어보면

이렇게 푸른색이 지워져 버립니다.

수상한 이탈리아 푸른꽃게~

 

 

 

오늘은 이탈리아 푸른꽃게를 해부해 보겠습니다.

세 달 전쯤 이탈리아 푸른꽃게가 인터넷에서 떠들썩할 때

저도 콘텐츠로 만들어 보려고 주문했었는데

이제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뒷북이지만

배달이 온 김에

두 꽃게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이탈리아 푸른꽃게라 불리는 이 꽃게는

이전에는 대서양꽃게라 불리던 종으로

원래 대서양 일대에서 서식하였지만

해수 온도 상승으로

서식지가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종이죠.

 

사실 이탈리아에서도 꽤 오래전부터 발견되던 외래종인데

최근 몇 년간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수온상승이 원인)

이탈리아의 조개 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어서

주목을 받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푸른꽃게라는 별칭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꽃게는 조개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잡아먹는데

육지에서 생물이 죽으면

제일 먼저 곤충이 이나 다른 절지동물들이 사체를 먹어 치우는 것처럼

꽃게도 해저면에서 해양 생물들의 사체를 먹어 치우는

바다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생물이죠.

 

이 개체는 크기가 작지만

실제로는 한국 꽃게보다 더 크게 자라기도 하는 종입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꽃게와 한국 꽃게는

생물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인터넷에서는

항상 생물을 어떻게 부르는지 대한 논쟁이 많은데

생물의 이름은 국가나 지역, 상업적 명칭 등에 따라

여러 형태로 불리기 때문에

학명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지구의 생물들은 분류학에 따라 여러 단계로 분류되어 있는데

(------)

그중 가장 세부적인 단계인 속명과 종명을 함께 쓴 것이 학명이죠.

그래서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두 꽃게를 비교해 보면

두 종은 같은 꽃게과에 속하지만

다른 속에 속하는 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게과 생물들은 갑각의 형태나

(갑각 옆부분의 돌기 개수, 갑각의 무늬, 너비와 폭의 비율 등)

복부의 모양, 다리의 형태 등으로 종을 구분하는데

이탈리아 꽃게와 한국 꽃게는

갑각 옆부분의 돌기 개수도 같고

외형이 꽤나 유사한 편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차이는

바로 집게다리의 색깔이죠.

끝부분이 붉은색을 띠는 개체도 있는데

이것은 암컷과 수컷의 차이죠.

 

이러한 푸른색은

갑각에 들어 있는 Crustacyanin이라는 색소에 의해 나타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색소는 이탈리아 꽃게만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꽃게의 다리에도 푸른 빛이 띠는 걸 볼 수 있고

이렇게 (등부분) 갑각이 청록색을 띠는 것 자체도

Crustacyanin이 다른 색소와 섞여서 나타나는 색깔이죠.

 

그런데 이러한 Crustacyanin은 열을 가하면

쉽게 변성되어 색깔을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꽃게의 파란 집게를 끓는 물에 넣어보면

이렇게 푸른색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꽃게 갑각 내부에는

열을 받으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색소가 있기 때문에

열을 받은 꽃게는 푸른색이 사라지며 붉은색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신기하죠?

 

그런데 이처럼 두 꽃게의 차이는

외부 모습에서 몇 가지 겨우 찾을 수 있지만

사실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습니다.

 

우선 꽃게과 십각목에 속하기 때문에

둘 다 10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고

헤엄에 적합한 형태인 납작한 몸을 가지고 있으며

다섯 번째 다리가 헤엄다리로 변해서

바다를 헤엄치며 다니는 습성도 똑같죠.

 

그리고 입 주변에 부속지들이 있어서

먹이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복부()를 펼쳐서 눌러보면

이렇게 똥이 나오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심지어 복부 모양이 좁은 것이 수컷, 넓은 것이 암컷이라는 점과

복부 내부에 들어 있는 생식을 위한 부속지들까지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내부는 어떨까요?

이탈리아 꽃게의 갑각을 잘라서

열어 준 다음

막을 제거해 주면

이렇게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갑각 내부 양 옆부분에 아가미가 위치하고

중심부에는 심장이 있고

그 주변에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황색 생식소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은 작지만 산란기가 되면 알이 가득 차오르게 되죠.

 

그리고 생식소 주변에 노란 부분은 간췌장으로

이 부분도 게장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입니다.

 

그리고 여기 입과 연결된 위와 소화관 볼 수 있는데

놀랍게도 이러한 모든 내부기관의 배열들이

한국 꽃게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생물들은 하위단계 분류군에 함께 속할수록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나 생활 습성까지 더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

생물들이 공통된 조상으로부터

여러 모습의 종으로 분화되었다 사실을 느낄 수 있죠.

이것이 바로 찰스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기본이 되는 내용입니다.

(지구의 생물들은 공통조상으로부터 분화되었다)

 

이 때문에 분류학이란 학문이

진화의 증거가 되는 학문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지금은 DNA 분석 등으로 생물간의 유연관계가 더 확실히 밝혀지고 있음)

생명은 참 신비롭죠?

 

 

마지막으로 맛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탈리아 꽃게와 한국 꽃게를 맛있게 쪄준 다음

갑각을 열어주면

이런 모습입니다.

 

먼저 이탈리아 꽃게를 먹어보았습니다.

이탈리아 꽃게는 살이 아주 부드럽고 크리미한 느낌이고

여기 생식소 부분도 맛있습니다.

 

다음으로 한국 꽃게를 먹어보면

이탈리아 꽃게보다 약간 식감이 좀 더 퍼석퍼석하고

감칠맛이 더 많이 나는 거 같습니다.

 

-맛 총평-

개인적으로는 한국 꽃게가 약간 더 맛있고

친숙한 꽃게 향(해물향?)이 더 많이 느껴지는데

이탈리아 꽃게는 향이 강하지 않고 살이 부드러워서

호불호가 없는 건

오히려 이탈리아 꽃게일 것 같습니다~!

 

이번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