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성지순례를 삶이 변화하는 계기로 만들려면. (2024.02.01.)

Buddhastudy 2024. 2. 21. 20:00

 

 

아이들이 핸드폰에 너무 중독되어 있으면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멈추지 못합니다.

그럴 때 아이를 데리고

인도처럼 전화가 안 되는 곳에 열흘 동안 여행을 해보세요.

처음 이삼일은 핸드폰을 못 하니까 아이가 죽겠다고 난리지만

며칠 지나면 거기에 적응하게 됩니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핸드폰 게임을 적게 하도록 하면

어느 정도 자기 조절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한국에서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여기 오니까 핸드폰을 안 보고 다니잖아요.

 

한국에 가서도 핸드폰을 계속 안 보면 유지가 되는데

공항에 내리는 순간 핸드폰을 보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남편에 대해서도 그렇고,

어떤 계기를 마련해주고 나서 변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냥 무작정 변화하라고 요구하면

누구도 변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게 먹고 싶어도 잘 안 되잖아요.

그럴 때는 단식을 열흘 한 후에

적게 먹는 것을 실천하면 좀 쉽습니다.

왜냐하면 안 먹고도 살았는데

적게 먹는 건 쉽기 때문입니다.

 

변화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성지순례가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여러분들도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성지순례를 해야 변화가 됩니다.

 

보름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참고 있던 사람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면세점에 가서 물건 구매부터 합니다.

 

물건을 사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때 자기 마음을 봐야 합니다.

마음이 훅 일어나면

보름 동안 공부한 게 나무아미타불이네하면서 좀 살펴야 해요.

 

용수철을 꽉 눌렀다가 놓으면 탁 튀듯이

욕구가 확 일어납니다.

그럴 때 잠시 멈추어야 해요.

물건 사는 걸 문제 삼지 말고

마음을 살펴서 욕구를 완화시키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들이 집에 가서도

순례에서 깨달은 마음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정토회에서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쓰자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도

현실에서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인도성지순례에 참가했던 여러분은

본인이 결심만 하면 소비를 줄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너무 돈 버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내 가게가 안 되는 한이 있더라도 소비를 줄여야 해요.

내 가게는 망해도 괜찮습니다.

지구가 더 중요하니까요.

내 가게가 망하고 지구가 산다면 우리는 능히 해야 해요.

 

한국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조금씩 확대되는 이런 나라에서는

소비만 줄인다면 더 이상 노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개개인들이 소비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인도성지순례에 참가해서

앞으로는 소비를 줄이며 살 수 있겠다하는 자각이 일어났다면

남편과 아내, 자식에게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면

남편과 다툴 일도 없어져요.

남편이 가면 가고, 있으면 있고,

저녁에 들어오면 들어오고, 같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입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1등 할 필요도 없어요.

학교에 가는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안 가면

혹시 법륜스님처럼 될지도 모르겠네이렇게 생각하세요.

 

회사에서도 승진하려고 그 골머리 썩힐 필요가 없습니다.

승진을 시켜주면 올라가고, 안 시켜주면 밑에 있고,

나가라고 하면 정토회에 봉사하러 가면 됩니다.

이 말은 꼭 정토회에 오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가난하게 살라는 이야기도 아니에요.

관점을 이렇게 갖고 살면

인생살이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작년에 어떤 분이 성지순례에 왔다가 보름간 조장을 했어요.

회사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하다가

성지순례 갔다 와서 그만둬야지하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조장을 하고 돌아가니

회사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해요.

요즘 한국 사회에서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상사가 아무리 무섭고 잔소리를 많이 해도

법륜스님보다는 덜 엄격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법륜스님과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오고 나니까

상사가 아무 문제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아무리 말을 안 들어도 성지순례 조원만큼 말을 안 들을까요?

 

회사는 월급이라도 주는데,

성지순례에서 조장을 맡으면 돈도 안 줘요.

그래서 그분 이야기가

회사를 그만둘 각오를 하고 왔는데

성지순례를 하고 나서는 회사 다니는 게 즐겁다는 거예요.

 

이것이 바로 법의 가피입니다.

성지순례 갔다 와서 부자가 됐다거나

법륜스님 공덕으로 선거에 당선되었다거나

이런 게 법의 가피가 아닙니다.

 

무직이라도 괜찮고

심부름해도 괜찮고

정토회에 와도 괜찮고

남편이 술 먹어도 괜찮고

남편이 늦게 와도 괜찮고

이렇게 주어진 조건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법의 가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