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97. 부모님에 대한 원망을 떨쳐 내고 평온을 찾고 싶습니다

Buddhastudy 2024. 3. 18. 20:41

 

 

어릴 적 도박으로 집을 망하게 만든 아버지 때문에

저와 저희 가족이 너무나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을 떨쳐내고

온전한 저를 마주하고 평온을 되찾을 수 있는지//

 

 

 

지금 일이 아니라

옛날 일 때문에 괴롭다 하는 거는

기억 때문에 괴롭다는 거거든요, 기억 때문에.

 

기억한다는 것은 비디오 가게 가서 옛날 비디오를 꺼내서

상영하면서 괴로워하는 것과 같다.

첫째는 그런 비디오 안 꺼내보는 게 제일 나은데

이 기억이라는 것은 자동으로 꺼내지는 게 문제죠.

 

근데 괴로워하면서도 잠깐만 자기를 점검해 보면

이게 지금 일어난 일도 아니고 옛날에 일어났던 일이에요.

그 옛날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면서 괴로워하는 거를

의학적으로 트라우마라 그래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이런 옛말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괴로움은

대부분 다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서 괴로움이 생긴다.

또 있지도 않은 미래를 자꾸 생각하면 어떠냐?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근심이 생기고, 걱정이 생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기억에도 연연해하지 말고

오지도 않는 미래의 생각에도 연연하지 마라.

항상 지금 나는 어떤가 하는

지금에 깨어 있으라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러면 질문자가 지금 저한테 질문하고 있는 이 순간은

아무 일도 없잖아요.

지금 아무 일도 없어요.

 

그런데 지금 옛날 기억을 하면 괴로워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옛날 기억을 하고

혼자서 영화를 보고 괴로워하는 거하고 같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저게 미쳤나, 왜 갑자기 우느냐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이것은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옛날에 겪었던 일이다.

 

그럼, 옛날에 겪었던 일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옛날에 내가 겪음으로써

[경험]이 나에게 [교훈]이 되는 게 있어요.

 

옛날에 넘어졌기 때문에, 다쳤기 때문에 조심한다.

옛날에 내가 어릴 때 숲속에 갔다가 뱀한테 물렸다.

그래서 좀 놀란 적이 있어요.

그러면 이 경험은 두 가지 경우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뱀을 두려할 필요가 별로 없네. 직접 경험해 보니까.

? 물려서 뭐 아픈 게 그렇게 심하지도 않고, 그냥 따끔 했고

-두 번째는 병원에 가서 해독제 맞으니까 금방 치료가 됐다.

 

아하, 내가 뱀을 몰라서 너무 두려워했구나

, 겪어보니까 별로 두려운 거 아니네.’

이게 이제 [경험을 교훈으로] 삼는 거죠.

 

그러면 한 번 해봤기 때문에 두려움이 적어지는 거예요.

 

--근데 이제 그 놀란 것이 [트라우마]가 되면 어떠냐?

상처가 되면 어떠냐?

숲에 발을 못 들여놓는 게 또 물릴까 싶어서

 

그러면 이거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도움이 안 되고

현재의 삶에 장애가 되는 거예요.

이걸 트라우마라 그래.

 

 

그래서 과거에 내가 겪었던 경험이

자산으로 남는 사람은

나한테 큰 유리함이 되고

트라우마, 상처로 남은 사람은

과거가 현재의 내 삶에 큰 마이너스가 된다.

 

그런데 우리 과거의 경험은

그것이 좋다 나쁘다 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하면

어떤 여성하고 서로 좋아하다가 헤어졌다.

그래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고 상처를 입었어요.

그래서 그 경험이

다음 연애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고

다음부터 연애하는 데 [장애]가 되는 사람이 있다.

 

다음에 연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은 어떠냐?

내가 어떤 잘못을 하거나 여자들의 성격이 어떻구나

이런 걸 알았어.

한 번 해서 실패해 봤기 때문에

다음에 연애할 때는 그런 경험을 살려서 주의해 가면서 하면 된다.

이럴 때는 두 번째 할 때는 훨씬 여유가 있다.

 

근데 그것이 [상처]가 된 사람은 어떠냐?

여자는 믿을 게 못 돼.

이 사람이 또 나를 두고 도망갈 수 있어.

이렇게 해서 두려움이 발생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과거에 겪었던 게 안 겪은 것보다 더 못해지는 거예요.

그럼 이렇게 되면 이제 이 큰...

똑같은 경험인데

어떤 사람은 그것을 []으로 짊어진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거를 [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제가 어릴 때 가난한 시골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농사도 짓고

스스로 장난감도 만들고, 스스로 밥도 해 먹고 이렇게 자랐다.

 

근데 이게 가난에 대한 상처가 돼 있으면

이것이 늘 다른 사람에게 열등의식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나한테 경험이라고 하는 자산으로 쌓여 있으면 어때요?

굉장히 유리한 거예요.

 

지금도 이렇게 다른 나라에 구호 활동 갔는데

저는 현장에 금방 적응하거든요.

그리고 빨리 알아차리고.

?

이거 내가 몇 살 때 농촌 수준하고 비슷하네

이럴 때는 부엌 개량이 필요한 때다.

이럴 때는 아이들 교육이 필요한 때다.

이런 걸 금방 이렇게 우리하고 비교해 보면서

대화하면서 알게 된단 말이야.

 

이건 대학 가서 박사학위를, 사회사업에 대해서 박사학위를 따도

이런 경험이나 지식은 갖고 있을 수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늘 얘기하잖아요.

나는 전생에 복을 많이 지었어.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조기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여러분보다 훨씬 더 나은 이런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죠.

 

근데 여러분들은

전생에 복을 못 짓고

부잣집에 태어나가

조기 교육도 못 받고

그래서 경험이 없어서 어디 가도

아는 거라곤 책 보고 아는 것밖에 없다

이렇게 농담을 하는데,

 

그러니까 자기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술을 먹었다, 아버지가 도박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지나놓고 보니까 별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도박하는 사람, 도박하는 사람들 사이에 아이들이 힘든 사람

상담하는 데는 어때요?

자기가 굉장히 유리하겠죠.

 

나도 어릴 때 그거 겪어봤어.

근데 그 말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든지

또 그렇다 하더라도 나도 이리 잘 살지 않느냐,

그건 너무 걱정할 거 없어.’

 

이렇게 이러면 이게 전부 재산이 된다는 거.

근데 자기는 지금 과거의 경험을 상처로 안고

큰 안 겪어 본 것보다 못한

자기 삶의 일부가 없는 것보다 못한 결과라는 거예요.

 

이것을 경험으로 살리면 어떠냐?

내가 고생한 게 다 현재야.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한테 자산이 된다.

 

그러니까 과거의 상처를 떨치는데

이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에요.

-병원에 가서 소위 말해서 트라우마 치료를 한다.

그러면 의사하고 상담을 하면서

과거에 내가 어려웠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게 왜 힘들었느냐?

그 생각만 하면 힘들었는데

알고 봤더니 내가 몰라서 그랬구나

이런 거를 하나하나 발견해서 상담 치료를 하는 방법이 있고요.

 

-수행은 어떠냐?

제일 쉬운 방법은 과거 생각이 나면 스위치를 끄는 거예요.

영화를 안 튼다.

생각이 나면 벌떡 일어나서

그냥 운동을 한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이렇게 그건 임시방편, 응급 치료고

장기적인 치료는

스스로 명상을 하면서 그 과거를 하나하나 복귀해 보는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가 도박을 했는데 뭐가 문제라는 거냐?

자기 좋아서 자기 도박했을 뿐이다.

근데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버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죠.

그런데 아버지는 꼭 경제적으로 나를 도와주는 거는 좋은 일이지마는

경제적으로 안 도와줬다고 그게 원망할 일이냐?

이게 남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잖아요.

남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하나하나 복귀를 해서

남이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나한테 해악을 끼친 것보다는 이익을 준 게 많아요.

 

근데 다른 사람의 아버지하고 다른 아이들 아버지하고 비교해 보면

그만큼 못 해줬어, 아버지는

자기 도박한다고 정신 팔려서.

 

그러니까 나한테 더 많이 못해 준 거는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나쁜 사람은 내 재산을 뺏어가는 사람이 나쁘단 말이야, 내 거를.

내가 직장에 다니면서 벌어 놨는데

그걸 가져가 버린 사람은 나쁜 사람에 들어가지만

나를 돌보는 걸 좀 덜 돌봤다는 것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거예요.

엄마가 볼 때는 뭐 나빴을 수도 있겠지마는.

 

그러니까 어쩌면 아버지의 그러한 도박성 때문에

엄마가 힘들고

그 힘들어하는 엄마의 그 까르마가 자기한테 이용이 돼가

마치 자기도 큰 피해를 입은 사람처럼

내가 볼 때는 착각하고 있지 않느냐.

실제로 아버지가 자기한테 손해를 끼친 게 뭐가 있느냐는 거예요.

 

이런 걸 잘 점검해 보면서

오히려 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근데 트라우마는 쉽게 치료가 안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아버지에 대한 감사기도]를 한번 해보면 좋아요.

단순하게.

어릴 때 도박을 해야 나를 힘들게 했다

이러지 말고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자꾸 저를 하루에 108배씩 절을 하면

반발이 생깁니다, 반발이

아버지가 나한테 사과를 해야지, 내가 왜 아버지한테 참회를 해?”

이렇게 막 절하다가 때려치우고 막 하기 싫고

막 저항이 일어납니다.

그 저항이 일어난다고 그만둬 버리면 치유가 안 되고

그 저항이 일어나도 꾸준히 해나가면

그런 반발이 있고 난 다음에

아버지가 남처럼 딱 보이면서

그래, 아버지가 있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고

그래도 내가 원하는 만큼 나를 도와주지는 못했지만

길 가는 사람하고 비교해 보면

그래도 나는 이분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이런 감사함이 일어나면

감사한 일이라면 치유가 되는 거예요.

이걸 참고 있기 때문에 치유가 안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한번 해보시면 좋겠다 싶어요.

 

...

 

지금 아버지는 살아계세요?

 

그러면 자기가 상처를 치유해야

설령 아버지를 만나도

과거를 갖고 또 시비 안 하고

잘 계시냐고 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지.

과거의 그 트라우마를 가지면 또 만나면

옛날의 고통이 생각나고, 분노가 생기고

또 이런 일이 벌어지거든요.

 

그러니까 직접 자기가 피해 입은 거 한번 노트가 적어봐요.

별로 없을 거예요.

대부분 아마 부부 싸움하면서

엄마가 아버지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었던 그 하소연, 욕설, 원망

이런 걸 자기가 어릴 때 듣고 살았기 때문에

엄마의 한이 자기하고 동일시돼서

아마 전이된 게 많을 거예요.

직접 손해 입었다기보다는.

 

그러니까 그런 걸 잘 살펴서

과거 때문에 젊은이의 삶이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건

좋은 게 아니겠죠.

 

그리고 항상 이렇습니다.

내가 뭐 그냥 시험 쳐가 떨어지면 떨어졌고

뭐가 안 되면 안 되지

내가 어릴 때 아버지만 안 그랬으면

내가 그때 좋은 대학 갔으면

내가 그때 유학을 갔으면

내가 이 고생을 안 하지.

 

이렇게 내가 안 되는 걸

항상 옛날부터 이런 말 있잖아요.

잘되면 제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다.’ 그러잖아요.

 

그런 거를 자꾸 원망할 대상을 하나 만들어 놓고

계속 자기 문제를 그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저는 이런 현상이 있지 않느냐.

 

아버지가 어떻게 했든

뭐 아버지가 죽고 없든

자기 인생은 자기 인생이지

아버지를 탓한다고 자기 인생에 아무런 문제가 해결이 안 됩니다.

 

[지금은 내 인생]이에요.

아버지가 나를 때려서 다리가 부러져서 장애인이 됐다 하더라도

이게 누구 인생이다?

내 인생이지

그 사람을 원망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야.

 

지금은 온전히 내 인생이고

내가 어릴 때 그런 트라우마가 좀 상처가 있구나

이것을 치유해서 그것이 [경험화]되도록

 

경험화된다는 것은

미래의 삶에 그 경험이 오히려 유용하도록 하는 게 경험화거든요.

그런 쪽으로 한번 크게 전환을 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