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남편이 경제적으로 시어머니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Buddhastudy 2024. 3. 20. 19:49

 

 

3년 동안 시어머니랑 같이 살면서 남편의 수입이 일정치 않았고

어머니는 아픈 몸으로 일을 하셔서 저는 집에 있는 게 죄스러웠습니다.

어머니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남편에게 무슨 말로 격려를 해 줘야 힘이 날까 고민입니다.//

 

 

자기 살기도 힘든데

자기가 무슨 남편을 위해서 격려를 하겠어요?

자기 지금 남편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싶잖아요.

아이고 나 때문에 고생하지. 애 키운다고

미안해, 내가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이런 소리 듣고 싶잖아. 자기 솔직하게 말해서.

 

...

 

그냥 원망하고 바가지만 긁으면 돼요.

그것만 해도 잘하는 거예요. ㅎㅎ

격려까지 안 해줘도 돼요.

미워만 안 하면 돼요.

 

근데 자기 만약에 남편이

병으로 죽든 뭐 헤어지든 어쨌든 없다. 시어머니도 없다.

애들 4살짜리 6살 둘이고 자기 혼자다.

그럼 자기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애들 어디 고아원에 맡기고 따로 갈 것 같아요?

뒤에 업고, 손잡고 어쨌든 뭘 하든지 해서 살아갈 것 같아요?

 

...

 

근데 우리 6.25 전쟁 때

옛날 얘기하면 또 꼰대 소리 들을지 모르겠지만

6.25 전쟁 때 남편 군대 가서 죽고,

피난 와서 애 하나 등에 업고, 애 하나 손 잡고

머리에는 보따리 이고 보따리 장사하면서 살았다는 얘기 들었죠?

옛날 영화도 보셨잖아, 그렇죠?

우리 다 그렇게 살았어요, 우리 어머니들이.

어렵게 어렵게 이렇게 살았다는

 

그 얘기를 하는 이유는

자기 처지가 그때 우리 어머니들하고 비교해 보면

나쁜 처지도 아니고

또 우리 사회가

그때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거예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와주려면 누가 도와준다?

일가친척, 아는 사람이라야 도와주기 때문에

애 둘 데리고 장사 못하면

그래도 똥오줌 가리는 큰 애는 친척집에 맡겨놓고

작은 애는 맡기고 싶지만 못 맡기니까 등에 업고

이렇게 이곳저곳 다니면서 장사하고 애들 키운단 말이에요.

 

그래도 살아가는데

오늘은 애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도 있고

또 여러 가지 그래도 부족하지만

도움도 받을 수 있는 이런 조건이기 때문에

남편 없이 시어머니 없이도 자기는 이 세상을 살아야 된다.

 

이 관점을 딱 가지면

첫째 남편이 돈을 못 벌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아요? 없는 게 나아요?

 

근데 내가 원하는

나를 위해주고, 돈도 벌고, 아이들하고 놀아주는

이런 남자라는 입장을 가질 때는 부족해요.

그래서 걱정이 되는데

없다고 생각했을 때,

없는 거 하고, 있는 거 하고

저럴 바에 없는 게 낫다, 솔직히 죽어버리는 게 낫다, 딴 데 가버리는 게 낫다

그런데 자기가 없이 한번 살아보면

그래도 허수아비 같더라도 있는 게 낫다.

그런다면 고마워할 것까지는 없지만 원망할 필요는 없다.

 

원망이라는 거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니까 원망하잖아.

그런데 없다

그러면 없으면 되지 않냐.

없다고 생각해 보니 나한테 필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돈을 벌면 다행이고

못 벌어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첫째 이거고.

두 번째 시어머니도 뭐 인상 좀 쓰고 뭐 한다 하더라도

자기 지금 사는데 시어머니가 있는 게 나아요? 없는 게 나아요?

 

그래. 인상 좀 쓰는 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래도 자기 어디 직장 나가려면

시어머니가 애들이라도 좀 거둬주는 거고

또 시어머니가 식당에 가서 일해서 힘들지만

다만 생활비라도 얼마나 보태는 거고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그런 시어머니

상냥하게 웃고, 보살펴주고, 그럼 물론 좋지만은

그런 시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지금 같은 시어머니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돼요.

 

그러면 시어머니도 고마운 분이에요.

시어머니한테 효도를 해야 된다, 어머니한테 잘해야 된다

이런 게 아니라

사실, 사실, 실제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으니까

있는 게 나으면 고맙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만큼 안 되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이 없는데

원하는 거 그거는 놔놓고

없는 것보다 낫냐? 있는 게 낫냐? 따졌을 때

있는 게 낫다 그러면

이건 고마운 존재다.

 

그러면 내 혼자서도 애 둘 키우고 살아야 되는데

그래도 허수아비 같은 남편이라도 있고

그래도 애를 돌봐주는 시어머니라도 있다.

이건 나한테 좋은 조건이다.”

관점을 이렇게 딱 가지면

일단은 이거는 아무 고민거리는 안 돼요.

 

다만 이제 남편은

벌면 다행이고 안 벌어도 있는 게 낫다 하니까

그거 신경 꺼버리면 돼요.

내가 바가지 긁어봐야 그 인간이 뭐 더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놔놓는다고 그렇다고 뭐 다 팔아먹는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시어머니는

워낙 아들은 저렇고

한편 며느리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힘든 직장 가서 일하고 힘들었는데

며느리가 집에 있으니까, 젊은 사람이 집에 있으니까 약간 얄밉기도 하고

또 자기 아들 생각해 보면

아들 안 버리고 살아준 것만 해도 고맙기도 하고

어머니도 마음을 돌아보면

약간의 원망도 있고 고마움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미워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고.

 

근데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애들 둘 키우고 있으니까 그것만 해도 고맙고

근데 감정적으로 보면

식당 가서 힘들게 일하고 오는데

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있으니까 어때요?

감정이 좀 안 좋고

이런 것이 왔다 갔다 하잖아요.

 

우리도 이 인생을 살아보면

부모님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고맙고

감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해주니까

부모를 원망하고

우리 인생이 다 그렇다는 거예요.

 

이걸 양쪽

원망과 고마움이 늘 이렇게 겹쳐 있거든요.

원망만 있으면 헤어지면 되고

좋음만 있으면 그냥 같이 살면 되는데

이 좋음과 나쁨이 두 개가 섞여 있기 때문에

하루 자고 일어나면 같이 살아야 되겠다싶고

하루 자고 일어나면 못 살겠다싶고

떠나면 다시 아쉽고

있으면 힘들고 이렇게 된단 말이에요.

 

이럴 때는 딱 그래

헤어졌다고 딱 정리를 해버리는 거예요.

그럼 애들 어떡할 거냐? 남한테 맡길 거냐?

아니다. 내가 키운다.

 

그럼 나 혼자 있어도

시어머니 없고, 남편 없어도

나는 애들 고아원에 맡기든, 남편한테 알아서 해라 그러고

난 집 나가겠냐?

아니다.

 

힘들어도 내 아이는 내가 키워야지.

만약 이렇게 된다면

그럼 나 혼자 있어도 내가 키워야 되는데

남편이 있는 게 더 낫지, 없는 것보다

시어머니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나아.

 

시어머니가 식당 가서 일 안 하고 집에 있어도

애기 좀 봐주세요

이렇게 하고 자기가 나가서 일할 수 있을 때

시어머니 같은 분이 있어서 애를 봐준다는 거는

집을 지켜준다는 건

엄청난 도움이 되는 일이란 말이에요.

 

아기가 어리니까 어머니가 가서 일을 하는데

조금 더 애들이 크면

어머니 그만 일하시고 애들 돌봐주세요.

제가 나가서 일하겠습니다.”

이렇게 위치를 좀 바꿔도 된다는 거예요.

 

안 그러면 애들이 어린이집 갈 동안에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조금 하고 또

어머니가 거꾸로 아르바이트를 조금 하고

자기가 나가서 직장을 구하든지

이렇게 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요.

 

중요한 거는

앞으로 인생을 얼마나 더 풍부하게 살 거냐?

이건 내가 관여할 일도 아니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도 아니에요.

 

그러나 지금 상태로도

사실은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관점만 잘 잡으면.

 

이 바탕 위에서 자기가 더 나아가는 거는

선택하면 된다는 거예요.

근데 지금 상태를 너무 힘들어하면

남편을 원망하고

자꾸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헤어져야 된다자꾸 이런 생각으로 흘러가고

어머니하고는 어머니가

내가 돈 갖다 주면 좋아하시고, 돈 안 주면 싫어하시는구나

자꾸 이러면 어머니가 미워지고

그리고 또 아들한테 말 안 하는 어머니가 또 섭섭하고

내가 말 못하지만, 엄마라도 좀 말해줘야 되지 않냐? 이러는데

어머니는 그 아들을 키워보면서

잔소리를 결혼하기 전부터 많이 했을까 안 했을까?

많이 했어.

근데 이미 그 잔소리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아시기 때문에

그냥 하여간 며느리가 살아주는 것만 해도

어머니는 아마 고맙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래서 어머니 마음도 이해하셔서 놔두고

제가 이래 들으면

딴 사람은 들으면 사연이 너무 힘들다이렇게 느낄지 몰라도

저는 이렇게 들어보면

이건 별일 아니다. 관점만 잘 잡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남편을 뭐 격려해 주고, 뭐 뒷바라지하고

이런 생각하지 말고

[미워하지만 않는다, 잔소리만 하지 않는다.]

이것만 해도 자기 잘하는 거다.

 

어머니한테 뭐 죄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어머니 계시는 것만 해도 고맙다.]

항상 어머니가 뭐라고 하든

아이고 어머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만 하면 돼.

 

그다음에 인상 쓰고 안 쓰고는

어머니 인생이지 내 인생이 아니에요.

그걸 내가 뭐 어떻게 기쁘게 해줄 수가 없어.

어머니 기쁘게 해주려고 직장을 구한다

이렇게 할 필요 없어.

 

내가 보고 필요하면 직장을 구하고

내가 보고 아직 살 만하면

아이들한테 더 집중을 하고

그러면 돼요.

 

...

 

이렇게 고마운 줄 알면

사람을 대하는 게 굉장히 말을 별로 안 해도

얼굴이 밝고, 진심이 우러나고 이렇게 되거든요.

 

그래서 스님이 늘 얘기하잖아요.

우리는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전쟁터에 가서나 어떤 병으로 죽을 때 생각해 보면

팔이 하나 없든 다리가 하나 없든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살았다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으면 또 뭐가 어떻고

또 있으면 얼굴이 뭐가 왜 생겼고

코는 숨 쉬면 되지 콧대가 높든 낮든 그게 뭐가 중요하고

눈은 보이면 되지 그게 뭐 동그라든, 옆으로 찢었든, 뭐가 중요하냐는 거예요.

이빨을 씹으면 되지.

 

그런데 이게 갖춰지면

또 다음, 다음, 다음

이래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거든요.

 

그래서 가장 돌아가서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아침에 눈 뜨면서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요.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인생사 쉬워요.

 

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데

왜 사람이 못 살겠어요?

개도 새끼를 5마리 6마리 낳아서 젖 먹이면서 사는 거 안 봤어요.

근데 개 어미가 죽겠다고 막 자살하는 거 봤어요?

 

그러니까 관점을 딱 제대로 잡으면

-첫째 어떤 상황에도 웃으며 살 수 있고

-두 번째 그런 삶이 되면 더 나은 삶으로의 개척이 가능해진다.

 

근데 우리는 자꾸 심리 상태가 이렇게 가라앉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이러니까

자꾸 남편도 자기 나름대로 그렇게 놀고 싶겠어요? 남편이.

자기도 뭘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되는 거예요.

 

거기다 또 바가지 긁고 하니까 화가 나고

화가 나니까 큰소리 치고, 집 나가고

그래서 결국은 헤어지고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이 다 우리가 볼 때는

왜 저렇게 하나하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어때요?

또 자기 나름대로 그럴 이유가 있다, 이런 얘기예요.

 

그래서 남의 인생에 너무 간섭하지 말고

내가 처한 조건이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해서 가볍게 우선 살아가고

또 그러면 또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여기저기 조금씩 열리게 된다.

 

그래서 얼굴을 조금 더 펴고 사시기 바랍니다.

얼굴 펴야지한다고 펴지는 게 아니고

그냥 아이고, 감사하구나.

어머니 감사합니다.

아이고, 여보 그래도 계셔서 감사합니다.”

이러면 얼굴이 저절로 밝아지는 거예요.

 

스님이 내내 거울 보고

얼굴 밝게 하려고 연습해서 연기해서 이렇게 밝은 줄 아세요?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니까

밝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