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아내와의 갈등으로 1년째 별거 중입니다. (2024.05.24.)

Buddhastudy 2024. 6. 3. 19:40

 

 

저는 1년째 아내와 별거 중입니다.

아내와의 별거보다 현재 상황에 놓여 있는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더 염려됩니다.

작년 2, 아내는 그동안 쌓인 게 많아서

저와 더 이상 못 살겠다며 별거를 원했습니다.

제가 나가지 않으면 자기가 집을 나가겠다고 하다가

결국 아내가 집을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아내가 마음을 곧 돌릴 것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고, 아이들은 계속 침울해졌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를 지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와 사는 것을 원할 것 같았고,

또 제가 나와서 아이들이 아내와 지내도록 하는 게 최선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얘기하고 제가 집을 나왔습니다.

이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요?//

 

 

부인의 의사를 물어보기 전에

질문자가 먼저 부인과 살고 싶은지 분명히 해야겠네요.

별거하신 지 1년이 넘었으니 합의 이혼을 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추었습니다.

그동안 따로 살아보니 질문자는 어떠신가요?

, 부인은 어떤지 얘기를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분 다 지금이 좋다면 이혼하시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질문자는 이혼하고 싶은데 부인이 싫다면

법원에 이혼 신청하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법원에서 이혼하라고 판결이 나면 이혼하면 됩니다.

좀 더 노력해 보라고 판결이 나면

노력해 보다가 다시 이혼을 신청하면 됩니다.

 

우선 질문자가 어떤지 살펴보아야 해요.

부인과 갈등이 좀 있지만 극복하고 살겠다면

어떤 갈등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질문자의 책임이 크다면

극복할 각오를 해야 하고요.

 

지금 상황까지 이른 건

질문자가 부인에게 여러 번 약속했던 걸 지키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부인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나는 당신과 같이 살고 싶어.

좀 살펴보니까 나는 이런 문제들이 있는 것 같아.

이것 말고 더 있을까?

당신이 보기엔 어디가 문제야?’

이렇게 물어보는 거죠.

 

그래도 부인이 아무 이유 없이

질문자와 살기 싫다고 하면

부인은 이혼을 원하는 겁니다.

질문자도 동의할 수 있으면 이혼하면 됩니다.

그게 힘들면 별거를 좀 더 하면 됩니다.

이렇게 풀어가면 돼요.

 

하지만 질문자가 아내와 같이 살고 싶다면

질문자는 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누가 옳은지는 따질 수 없습니다.

부인과 살고 싶다면 을이 될 수밖에 없어요.

부인이 원하는 걸 수용해야 해요.

 

반대로 질문자는 이혼하고 싶은데

부인이 같이 살고 싶어 한다면

질문자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인에게 뭔가 요구를 할 수 있겠죠.

 

부부간에 해결되지 않으면 법원에서 제삼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부인은 이혼을 원하지만 질문자가 원하지 않으면

별거 상태를 좀 유지하면 됩니다.

1년 뒤에 얘기해 보고,

안 되면 다시 1년 뒤에 얘기해 보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인의 의사에 동의해서 이혼할 수도 있겠죠.

이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서로 이혼하기로 했다면 아이들의 의사를 물어봐야 합니다.

엄마와 아빠는 이런 이유로 이혼하기로 했단다.

우리는 따로 살지만

너희들의 엄마와 아빠로는 협력해서 잘 지낼 거란다.

엄마와 아빠가 같이 살면서 서로 싸우는 것보다

친구로 지내며 너희들을 돌보는 게 낫지 않겠니?

너희들은 어떠니?’

이렇게 물어보고

아이들이 동의하면 이혼하시면 됩니다.

아이들이 싫다고 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별거 상태로 좀 기다렸다가 이혼하시면 되고요.

 

별거하되 이혼을 전제로 하는 거니까

서로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에 대해 간섭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인과 같이 살고 싶다면 을이 되어야 합니다.

요구가 너무 많다고 불평하면 안 돼요.

무조건 항복해야 합니다.

이혼하더라도 부인과 싸울 필요가 없어요.

 

한때 좋아서 만났고

또 한때 좋아서 아이들을 낳아 키웠고

지금까지 잘 살아왔잖아요?

현재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이기도 하고요.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이혼하고 나서는 각자의 생활을 해야 하니

재산 분할은 합당하게 하면 됩니다.

아이들 양육은 공동으로 하되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아서 한쪽이 둘 다 키우기로 했으면

다른 한쪽은 양육비를 지원하고요

아니면 한 명씩 따로 키우실 수도 있고요.

이렇게 합의해 나가면 됩니다.

질문자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

 

이렇게 해도 좋고, 저렇게 해도 좋다고 말씀드린 건

부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말씀드린 것이 아닙니다.

질문자가 지금 그러시다면

부인의 뜻을 먼저 존중하는 게 필요해요.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건

같이 살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부인에게 먼저 당신과 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화해 보는 게 좋습니다.

 

내 의사를 밝혔다고 그걸 고집해도 안 되고요.

반대로 부인은 같이 살고 싶다는데

질문자가 싫더라도 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결혼이란 서로의 약속이니까요.

한쪽이 싫다고 일방적으로 끊을 수도 없고,

한쪽이 좋다고 일방적으로 유지할 수도 없어요.

 

둘 다 같이 살거나, 이혼하는 것에 동의하면 문제는 간단하죠.

하지만 서로 입장이 다르다면 타협이 필요하고

서로 좀 기다려주는 예의가 필요합니다.

 

서로 조금씩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