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명확한 기준에서 평가해야

Buddhastudy 2024. 6. 11. 19:46

 

 

현재 미국 대학가에서는

가자 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하고

미국 시민권자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옭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과 원칙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 무엇을 믿느냐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들어갑니다.

 

믿음, 신앙, 종교, 사상, 이념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자유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자유를

억압하거나 배척하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교를 가지고

배척하거나 소외를 시킨다면

그건 헌법정신에 위배가 된다고 말할 수 있고요.

또 어떤 특정한 종교를 강요해도

헌법정신에 위배가 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는 일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는 일

-성추행을 하거나 성폭행을 하는 일

-거짓말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일

-술 먹고 취해서 남에게 행패를 피우는 일

이것은 상대를 손해 끼치거나 해치거나 괴롭히는 일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 항목에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상대를 돕거나 어려운 사람을 후원하거나 하는

이런 일은 권장사항에 들어갑니다.

권장 사항은 선택 사항이에요.

 

그래서 옛날부터 권선징악이라고 그러는 거예요.

선은 권하고 잘못된 것은 멈추게 한다.

또는 지악수선

'악은 멈추고 선은 닦는다' 이렇게 표현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옆에 사람이 가난에 처해 있다.

이 사람을 돕는 일은 선한 일이고 칭찬할 일이에요.

근데 옆에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안 도왔다고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의 물건을 빼앗았다면 비난받아야 할 일이에요.

안 도왔다고 비난해서는 안 돼요.

 

이걸 우리가 가끔 착각을 하기 때문에

지금 복잡해지는 거예요.

 

남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금해야 하고

그걸 하게 되면 나쁜 행동이에요.

 

근데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은 권하는 거예요.

도움이 되는 행동을 안 했다고

나쁘다고 말해서는 안 되고

남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안 했다고

착하다고 말해도 안 된다는 거예요.

 

 

--현대 사회에서 복수는 정당화할 수 없어

 

예를 들면

하마스가 이스라엘 사람을 공격해서

납치를 하고 사람을 죽였다면

이건 나쁜 행동이에요.

이건 비판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이 분노해서

팔레스타인 사람을 다시 공격하고 사람을 죽였다면

이것도 나쁜 행동이에요.

 

옛날에는 상대가 나를 한 대 때리면

내가 이튿날 가서 상대를 한 대 때려도 됩니다.

복수를 정당화했어요.

 

근데 지금은 복수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내가 상대에게 한 대 맞았다면

이거를 내가 경찰에다가 고발해야 돼요.

그걸 처벌하는 건 법이 하는 거예요.

 

우리 아들이 맞고 와서

이튿날 가서 내가 (상대를) 때려줬다면

내가 폭행죄가 돼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것은

옛날(기준)로 하면 정당합니다, 복수니까.

그런데 지금의 국제법으로는 정당화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국제사회에 호소해서 처벌받도록 해야 된다, 이런 얘기에요.

 

 

--이스라엘의 공격은 학살에 가까워

 

지금부터 3800년 전에 <함무라비 법전>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있는 바빌로니아 왕국의 함무라비 왕이 만든 법전이에요.

이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게 들어 있어요.

 

상대가 내 눈을 빼면 나도 눈을 빼도 되고

상대가 내 이를 빼면 나도 이를 빼도 된다.

즉 복수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이 만들어진 취지는 뭐냐?

상대가 내 눈을 뺐는데 내가 가서 상대를 죽이거나

상대가 내 이를 뺐는데 나는 상대를 죽이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만든 법이에요.

, 과잉 복수를 금지하는 거예요.

 

3800년 전에 벌써

복수는 정당화하되 과잉 복수는 안 된다고 정한 거예요.

 

부처님도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마라'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했어요.

성인은 말할 것도 없고

현대 법이 복수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복수를 정당화한 3800년 전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과잉 복수는 안 된다고 금지하고 있어요.

 

 

근데 오늘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고 있는 복수는

복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도 어긋나지만

과잉 복수를 하고 있어요.

 

납치되거나 죽은 (이스라엘) 사람이 천몇백 명인데,

지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죽은 팔레스타인 사람은 35천 명이 넘어요.

, 20배가 넘어갔다는 거예요.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에 해당이 됩니다.

그중 여성과 어린아이가 60~70%.

 

물론 이해는 됩니다.

하마스 요원들이 그 주민들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그걸 잡으려고 하다 보니 사람이 다쳤다는 거죠.

 

옛날에는 주민을 다 죽이더라도 잡는 것을 정당화했는데

현대는 강도가 인질을 잡고 있으면 인질을 살리기 위해서

강도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해요.

 

 

--현대 국제 사회가 약속한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

 

-적이라고 하더라도 부상을 당했으면

죽이지 말고 치료해줘라.

-적편에 있다 하더라도

적군이 아닌 민간인은 폭격해서는 안 된다.

-적군이 포로가 됐을 때 죽이지 말고 보호했다가

전쟁 끝나면 돌려보내주자.

이게 현대의 인도주의적 원칙이고 인권의 원칙이에요.

 

그런 기준에서 보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폭격은

모든 현대의 인권 원칙, 인도주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이런 폭격을 멈추게 해야 돼요.

근데 이를 옹호한다면 더 이상 인권, 인도적인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지금 미국의 도덕적 권위

지금까지 미국이 지켜온 인권의 원칙, 인도주의적 원칙을

매우 훼손하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느 쪽을 편들 것이 아니라 전쟁을 반대해야

 

여기 또 문제는 이럴 때 우리가

폭격을 멈춰라, 학살을 멈춰라, 인도적 지원을 해라

이런 요구를 해야 되는데

싸움 당사자에게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조금 문제를 악화시킨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게 되면

한쪽에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데모가 또 생긴다는 거예요.

 

어느 한편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인도주의적 원칙과 인권의 원칙,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것에 대해서

당사자에 관계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지금 대학가나, 전 세계적으로

폭격에 대한 반대 운동을 하는 거는 정당한데

여기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에

이런 편들기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 분쟁을 야기시키고

상대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제 생각은.

 

그래서 우리 모두가 자기가

종교가 기독교라고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든지

종교가 무슬림이라고 무슬림을 지지하는

이런 방식은

저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관점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가 정한

인도주의적 원칙, 인권의 원칙, 또 평화의 원칙 관점에서

비판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씀드리고요.

 

여러분들이 이스라엘을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거기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도네이션을 한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폭격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이 폭격을 반대하는 것은

미국 법에 보장되고

유엔 헌장에 보장된 권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