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5)

법륜스님 1_2. 죽음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변화됐는지요?

Buddhastudy 2015. 7. 28. 21:33

법륜스님이 제안하는 곱게 늙는법 [한겨레談 1-1]

 

 

제 후배하고 같이 자취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졌는데, 작은 돌이 머리에 부딪혀서 갑자기 죽게 되었어요. 뇌출혈로. 그런데 그게 굉장한 하나의 충격이었고요, 그때 제가 중고등학교 때 몸이 아주 쇠약한 상태, 100미터 달리기만 해도 온몸이 파랗게 반점이 생겨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하늘이 노래지는 이런 수준에 좀 약한 것. 이런 것이 특히 우리 스님이 부모님께 말씀하실 때, 가능성을 늘어놨죠. 단명에 대한 가능성을. 저는 그것이 꼭 그때 스님의 말씀이 맞다. 또는 아니다. 스님이 어머니에게 출가를 시키려고 했다. 이런 생각은 안했어요. 하나의 가능성으로 열어뒀는데.

 

다만 그 말씀이 저한테는 늘 마음에 새겨지는 거였습니다. 제가 그때 그 말씀을 스님이 딱 몇 살이라고 얘기는 안했지만 40전후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저한테는 두려움보다는 굉장히 열심히 사는 계기가 되었어요. 딴 사람은 70 80 사니까 저렇게 살지만, 나는 40이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남보다 두 세배 더, 쓰러져서 의식을 잃을 만큼 과로하면서, 생활을 했던 거고요, 그 분기점이 넘어갔을 때에는 살만큼 살았다는 안도감이라고 그럴까요? 그래서 약간 덤이라는 생각, 그러니까 훨씬 삶이 좀 편해진 거 같아요. 조급함도 없어지고. 그리고 두려움도 좀 적어지고.

 

그래서 살아있으니까 열심히 이렇게 일은 하지만, 갑자기 죽는다 해도 특별히 뭘, 내가 하려고 했는데, 그걸 못해서 아쉬워서 이렇게 걱정한다든지, 이런 일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저한테는. 그런 이미 죽음이라는 걸 늘 내가 어느 나이다 라고 염두에 두고 살았는데, 그걸 넘어가 버리니까, 그런 면에서는 나쁜 작용이 되었다기 보다는 죽음이라는 게 그전에는 열심히 사는 계기가 되었고, 그 이외에는 삶을 좀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그럴까? 약간 좀 여유로워진 거 같아요. 마음이. 옛날에는 조금 조급했었거든요.

 

그런데서 지금 누구나 생명 자체에 대해서야 폭력을 행사하거나 누가 죽인다 그러면 거부반응이 있고 두려움이 있겠지만, 그러나 육체적인 반응을 제외하고 정신적으로는 옛날보다는 훨씬 좀 이런 걸 편하게 받아들이지 않느냐. 남의 죽음을 보든. 또 나에 대해서든, 아프든 이럴 때도. 훨씬 좀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거 같아요.